-
-
시고 짠 아이스크림
달보늬.달아란 지음 / 보늬봉봉 / 2025년 8월
평점 :
맛의 파괴 시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요즘은 아이스크림도
정형화된 맛이 아니라 색다르고 개성 넘치는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지만 아마 이 작품 속의 맛처럼 진정한
파격적인 미각을 제시하는 아이스크림 맛은 처음이실거예요.
보늬봉봉 출판사의 신간도서 시고 짠 아이스크림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맛이 바로 그런 것인데 달보늬, 달아란
작가님께서 선보이시는 신개념 맛은 어떤 세계일까요?
물론 세상 모든 아이스크림의 맛이 달콤할 필요는 없으나
모두에게 공평한 맛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 먹는 순간 그 맛이
자신의 꿈을 떠올리는 순간 꿈의 맛이 난다면
그런 신기한 달빛마을 아이스크림 트럭 저도 만나고 싶습니다.
게다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가끔 오는 아주 특별한 아이스크림
트럭이라니 찾아오는 날도 불특정하고 뭔가 신비로우면서
상상 초월의 미각 선사가 기대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소위
평범한 아이들이라는 달빛마을 친구들 맛 소감은 정말 싱그러워요.

아이들은 우리 동네에도 달빛마을처럼 아이스크림 트럭이 온다면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이미 잊어버린 것 같지만 억지로라도
꿈을 떠올리며 그 맛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마구 먹고 보고 싶다고...
삽화가 진짜 매력적인 것이 일단 눈의 위치부터 혼란스러운 코알라 헤디처럼
혼돈의 맛이 특별한 달콤함 대신 맛보여 진다면
아마 나라도 친구들이 경험한 그런 달달함이 궁금할 것 같네요.
재미있는 것은 이 작품 속 등장 인물은 흑백론의 선과 악의 구분도 없고
세상 모든 아이들은 모두 다양할 수 있다는 넓은 포용력을 갖고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고 있는데 코알라 헤디 역시 심술을 부리긴 하지만 나쁜 아이는 아니죠.

그래서 친구들이 똥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을 맛보기를 바라는 코알라 헤디의
마음에 대해서 나쁘다는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다양한 맛 아이스크림의 세계처럼
그럴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답니다.

이야기도 정말 사랑스럽지만 일러스트도 굉장히 감각적이라서 어디를
펼쳐도 당장 캐릭터 굿즈로 출시해도 좋을 것 같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서 감수성 발달에도 좋을 것 같은 그림 동화책으로
올 여름 너무 더워서 진짜 자주 맛보았던 아이스크림의 달콤한 맛이
가진 의미는 물론이고 만약 너희들이 이야기 속 아이스크림을 먹게 되어
꿈의 맛을 느끼게 된다면 어떤 맛이 날런지 대화해보는 것도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