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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색 시각의 너희들은 - 제14회 야마다 후타로상 수상작
마에카와 호마레 지음, 안소현 옮김 / 뜰book / 2025년 7월
평점 :
양육자의 도움으로 성장하기에도 바쁜 아이들이
아직은 몰랐으면 좋았을 시기상조인 가족 돌봄으로
희망까지도 잃어버린 청소년들을 생각나면 뭔가
봄이 와도 일 년 내내 겨울일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뜰Book 출판사의 신간도서 남색 시각의 너희들은 도서는
제14회 야마다 후타로상 수상작 영광에 빛나는 추천책
작품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배경이 일본이긴 하지만
우리 나라에도 영케어러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아마 아주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지 않을까라고 이해했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고령화 때문에 간병이라는 주제를 두고 사회적
문제로 최근 대두되며 영케어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뉴스에서도 자주 보도되고 있는데 정확한 실상은 잘 모르고 있죠.
솔직히 저는 이제 어느 정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세월에 연로하신
부모님들의 노환과 질병에 대한 돌봄을 부족하지만
조금씩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아직 어린 청소년들이 이런 가족 돕기로 성장할 기회조차
근본적으로 아예 갖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애잔한 마음이 든답니다.

개인적으로 전 단순하게 사람이 20살이 되어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신체적 정신적 독립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준비되어 둥지를 떠날 시기를 스스로 정하면
그제서야 진정한 홀로 서기가 되므로 양육자 세대인 우리들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기다리고 응원하며 도와줘야 한다 믿어요.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가족 돌봄으로 자신들의 내면 속 질풍
노도의 시기조차 돌볼 여유가 없다면 그 청소년기의 아픔은 책임감
까지 더해져서 더욱 더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마음이 시린 것은 어쩔 수 없었죠.

게다가 그들이 바라보는 남색 시각의 바다는 아마 절대 따뜻하지
않았을 것이며 차가운 바닷물의 색상 조차도 차디찬 남색이었음을
돌아 보면 미스테리한 아오바 씨라는 어른의 손길을
뿌리치지 못했던 것을 이해 못 할 것도 없단 생각이 들었고 만약
나였다면 과연 나 혼자 우뚝 서겠다고 마음 먹었을까라는 의문마저
들었기 때문에 동일본 대지진이 더욱 더 야속하게 다가왔어요.
우리들 모두는 결국 혼자이며 아무리 가족이어도 언젠가는 손을
놓아야 한다는 것도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핏줄이 부여한 그 어떤 것의 질긴 인연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우리네 사람들은 이렇게 고뇌하나봅니다.

동일본대지진이 2011년 3월 마을을 덮치던 순간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무의미한 것인가를 느끼며 절망했었는데
이 작품은 매우 섬세한 심리 묘사와 유려한 등장 인물의
시점 변환 전개로 차디찬 남색 바닷바람 속에서도 느닷없이
온화한 훈풍이 뒤섞일 수 있는 사람의 인연을 냉담할 것 같은
돌 세공 작품을 통해 살아 남은 이들에게 와닿더라구요.
청춘 한 가운데를 걸어가야 하는 아이들이 돌봄과 부양으로
힘겨워하는 순간을 세 명의 가족돌봄청소년 이야기로
승화시킨 이 작품은 동일본대지진이라는 비극적인 재해 그리고
모든 것을 위로해주는 것 같다가 쓰나미로 또 다른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가버린 차가운 남색 바다 풍경과 기묘하게 오버랩되는
작품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살고 있을까
라는 궁금증으로 마지막까지 손을 놓을 수 없었던 소설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