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판다 편의점 1 -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 ㅣ 다판다 편의점 1
강효미 지음, 밤코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2월
평점 :
다산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제가 어릴 때는 학교 앞 문방구가 있었지만 요즘은
문구점은 없고 편의점이 브랜드별로 자리잡고 있다보니
우리 애들의 방과후 아니면 등교 할 때 즐거움은
마치 참새의 방앗간처럼 드나드는 곳, 편의점이더군요.
물론 문구점이 아직도 학교 앞에 있는 정겨운 곳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 주변에는 그런 정취가 없어서 그런지 저절로
편의점에서 뭔가를 아이들이 사오는 경우가 참 많답니다.

그런 우리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언니 오빠 아니면 사장님이라는 존재는 일단
성인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어른이란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다판다 편의점 동화책 속 판다 사장님은 예상밖의 존재였어요.
아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편의점 사장님이 마치 또래 친구와 같은
장난스럽고 어른스럽지 않은 행동을 하며 만사 귀찮아 하면서
심지어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신기한 뭔가를 판매하고 있다면
소위 고객을 향한 친절이라는 개념은 없을지 모르지만
우리 동네에 입점했다면 매일매일 가고 싶다고 할 정도였답니다.

다산어린이 출판사의 신간도서 다판다 편의점 1권에서 등장하는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이 바로 그러한데
만약 이런 간식이 내 손에 들어온다면 너희는 어떻게 하고
싶으냐는 질문으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어서 기뻤네요.
둥실초등학교 앞에 있다는 이상한 편의점의 판다 사장님의
기행은 이해불가이긴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를 초월한
신비로운 그를 움직이게 만드는 마법의 키워드를 이미 알고 있는
자기들이라면 분명 원하는 먹거리를 득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의지를 활활 불태우는 자매를 보니 저절로 엄마 미소가 떠올랐죠.

강효미 작가님과 밤코 일러스터분의 결합도 반가웠지만
역시 재미있는 글에 생기를 더욱 더 불어 넣어 주는 삽화는
더욱 몰입해서 신기하고 즐거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다음 권이 기대되더라구요.
여름 방학이 시작되는데 새로운 작품을 소개해서 관련
동화를 함께 서점을 방문해 섭렵하고 싶었는데
마침 똥뽁이 할멈이라는 새로운 시리즈도 다판다 편의점과
함께 읽기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전 정말 기쁘답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 없는 엉뚱한 편의점 사장님이시지만
이윤 추구가 목적이 아닌 무척이나 게으르고 그냥 뒹굴거리면서
멍하니 노는 게 가장 좋은 모습에 내적 친밀감이
느껴진다면서 어른이 아닌 또래 친구같아서 마음에 든다네요.
물론 그런 제멋대로의 행동에 대해서 판다 사장님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 존재하는 것처럼 편의점에서 구입한 먹거리를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사용했을 때의 징벌은 매우 당연한 것이겠죠.
인과응보의 개념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그림 동화책으로 누구나
한번쯤은 그러고 싶다는 일탈에 대한 시도와 그것에 대한
정당한 책임이 어떤 방식으로 펼쳐지는지를 배울 수 있는 충분한
교훈도 넘치는 작품이라 아이들의 생활 동화로 딱 좋은 것 같습니다.
방학이라서 그야말로 내 마음대로 일상에서 벗어나서 마음껏
늘어진 생활을 하고 말겠다는 우리 아이들의 의지를
다시금 뒤흔들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으며 무엇보다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매일 꾸준히 해온 것들의 가치에 대해 돌아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