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릴리 아가씨 푸른 동시놀이터 13
김이삭 지음 / 푸른책들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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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깊어지는 겨울 밤 잠들기 전 하루 한 편씩 매일매일

동시를 읽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보던 어른들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인 동시들이

가득한 작품집으로 한 편 한 편이 모두 하나로 연결된

느낌이라서 기존에 알고 있던 동시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보통 동시 관련 도서를 읽으면 제목은

거의 대부분 표제작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작품 각각은 별도의 세계관과 내용을 갖기

때문에 수록된 시를 읽어도 서로 연결하거나 공통된 내용을

연상하는 경우는 없었는데 이 도서만은 달랐다더군요.



푸른책들 출판사의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채울 푸른 동시놀이터의

신간도서 열세 번째 동시집 김이삭 작가님의 길고양이 릴리 아가씨 출간

소식을 듣고 일단 제목만으로도 우리 애들은 백점 만점을 주었답니다.​

실제로 저희 동네에도 우리 동에서만 생활하는 아파트 냥이가 있고

실내가 아닌 외부에 있기는 하지만 잠들 때 들어가는 수면 집과 스크래쳐

숨숨집까지 준비되어 있으며 고양이 모래만 없을 뿐이지 수시로 주민들

모두가 번갈아가며 간식까지 챙겨줄 정도로 많은 애정을 갖고 있죠.


게다가 아주 친근한 성격의 개냥이 그 자체인지라 낯도 가리지 않고

말귀도 알아들으며 누구에게든 배를 보여주고 발까지

만질 수 있기 때문에 보통 경계하기 마련인 길냥이와는 다르거든요.​

그렇게 길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깊다보니 동시집의 제목만 읽어도 얼마나

이쁘고 도도한 고양이라서 아가씨라고 불리우는 것일까라는

호기심에 그 작품을 가장 먼저 읽었을 정도로 아이들이 관심이 지대했죠.


동시 속 길고양이 릴리 아가씨가 그렇게 길 위에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캣맘의 존재를 발견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가족 이웃 등등의 연결성으로 주렁주렁 이어지는 등장 인물이 나타나요.​

제가 김이삭 시인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시라고 하는 장르의

특성상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압축된 아주 짧은

글 속에 수많은 상상 가능한 내용을 압축해서 표현하는 부분이 매우

탁월하기 때문인데 그것이 맑고 깨끗하고 다정한 동시로 구현됩니다.

게다가 등장 인물들의 모습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친할머니

시골 종가집 본가의 상 할머니 도시에 살고 있는 외할머니 등등

조부모님은 물론이고 이모 고모 아저씨 삼촌 뿐만 아니라 우리 반에

친구로 친근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까지 등장하니 친근할 수 밖에 없죠.​

종가집 본원에 위치한 깊고 깊은 산골 마을에도 한번쯤은 보고

들었던 사연들과 매우 비슷한 이야기들이 동시집 속에 각자의 시로

수록된 것도 신기하고 우리 당숙 할아버지나 고모 할머니의

실제 모습과도 비슷하다면서 새로운 동시를 읽을 때마다 아이들이

자기들 의견 제시하느라 바쁜데 그런 모습도 전 반가웠답니다.

귀염 가득한 고양이 일러스트를 비롯하여 아기자기한 스타일로

구성된 북디자인은 아이들에게 자주 보고 싶은 동시집

양장본의 탄탄함과 함께 컴팩트하고 가방에 넣어 다니기 좋은

적당한 사이즈까지 갖추고 있으니 학교에도 자주 들고 가더라구요.


한적한 지방 시골길로 걷다 보면 마주치게 될 것만 같은 일상을

시인의 작품 속에서 발견하고 남겨둔 여지와 여백 속에서

어떤 사연이 더 있을지를 아이들과 대화 나누면서 상상해보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던 동시집으로 참 따뜻한 느낌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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