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 속의 봉봉
가토 아야코 지음, 안소현 옮김 / 소담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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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빛은 한 줌도 들어가지 못할 것 같은 우리 집

청소기 속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상상 자체를 해보지

못한 우리 아이들은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했어요.​

본디 물활론적 사고 방식을 좋아하고 판타지적인

요소나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라서 그런 소재의 작품을

좋아하긴 하지만 특히나 이런 열린 사고로 우리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동화를 애들이 사랑한답니다.



게다가 이번 소담주니어 출판사의 신간도서 청소기 속의

봉봉 그림책은 삽화 톤이 단색인 백색 흑색 회색같은

모노톤으로 구성되어 있는 모노크롬 일러스트레이션이라

이런 형태의 동화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좋아하더라구요.


내용도 굉장히 아기자기하면서도 실생활에서 한번쯤

돌려보았던 청소기 속에 아빠와 아이가

살아가고 있다면 이럴 수 있겠구나라는 느낌이랄까!?!​

분명 어둠만이 가득 해야만 할 것 같은 청소기 속이 이렇게

빨래도 널 수 있고 먼지 배출구 쪽으로는 햇살이 스며들기도 하고

자잘한 살림살이들을 발견할 수 있는 보물창고같은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청소에 더 열을 올려야만 할 것 같아요.

하나의 색깔 모노크롬 단색 작업으로 부드럽고 포근하다는

감각까지 전달하면서 심지어 CG로 표현되어 개성 만점인

그림체를 갖고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수작을 만나긴 어렵죠.​

하나의 색깔만을 사용하는 모노크롬 단색 컬러링이 거의 대부분

굉장히 도시적이고 차가운 느낌의 그림 표현이 많은 것과 비교하면

한 가지 색만으로 그림 동화책을 완성한다는 것은 정말 독보적!


그러면서도 낡은 청소기 안 세상을 이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느낌으로 연출한 것을 보면 우리들이 갖고 있는 보통

일반적인 흑백색 모노크롬 삽화의 틀을 뛰어넘는 작품이었죠.​

아마 그런 이유로 권위 있는 일본의 제 10회 다케이 다케오

기념 일본 동화 대상 그림책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 같은데 다케이 다케오가 일본 아동 문학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높고 어린이 동화 세계를 예술성을 갖춘

영역까지 끌어올렸으며 일본 최초로 동화 童畵라는

어휘로 자리잡게 하였고 지금도 매 년 상을 수여하고 있어요.

독특한 그림과 세련된 모노크롬 색감으로 완성된 작품 속에서

봉봉과 봉봉 아빠가 살고 있는 청소기 속 세상은 긍정적인 주인공들의

태도 덕분인지 즐겁게 열악해 보이는 환경을 꾸미고 정리하며

열심히 가꾸고 재미있게 살고 있어서 그런지 가족이 함께 하는 곳이

바로 행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따뜻한 힐링 동화 그림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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