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연필 저학년은 책이 좋아 37
이미현 지음, 김미연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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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은 책이 좋아 37.

#노력, #친구, #칭찬

천재 연필

이미현 글 / 김미연 그림 / 잇츠북 어린이

온갖 기념일과 이벤트 등으로

5월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고,

벌써 6월이 시작됐네요!


저희 집에도 6월의 첫 시작과 함께

몇 가지 변화가 있었는데요.


일단 무엇보다 막내에게

아주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입니다. ^^

확실히 독서라는 건,

이렇게 시간이 남고 몸과 맘의 여유가 있어야

비로소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는 거라는 걸

막내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닫는 요즘인데요.


막내가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모습을

6월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꽤 자주 볼 수 있게 됐거든요.


그 시작은 바로 이 책,

<천재 연필>이었답니다. ^^


<천재 연필>은 우리 가족 최애 출판사인

잇츠북에서 내놓는 시리즈 중 하나인

[저학년은 책이 좋아] 시리즈의 신간인데요.

주인공 슬찬이는 저희 막내와 같은

초등3학년 어린이입니다.


그런데 막내인 저희 아이와 달리,

슬찬이는 맏이이고 동생 슬이가 있는데요.


하지만 받아쓰기를 잘 못하는 슬찬이와 달리

슬이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할 일을 하는

슬이는 오빠 받아쓰기 연습 때도 끼어들어

기어이 엄마 칭찬을 독차지 하고 맙니다.


이 대목을 읽은 저희 막내는,

"거봐, 동생이 언니나 오빠보다 더 잘할 수도 있잖아.

나도 슬이처럼 되고 싶다고!"

라고 하소연을 했는데요.


욕심 많은 저희 막내는

항상 친구들을 경쟁상대로 삼지 않고

2학년 높은 큰애를 경쟁상대로 삼아

늘 지는 게 너무 짜증나는 어린이이거든요. ;;


물론 막내가 큰애보다 잘하는 게 있죠.

운동신경도 좋고,

임기응변도 뛰어나고,

눈치도 빠르거든요.


하지만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것들은

대부분 큰애가 먼저 시작했다면

막내가 따라잡는 게 힘든 건 당연한데요.

가령 줄넘기도, 미술도, 영어도


큰애가 2년 먼저 시작했으니

지금 당장 실력을 비교하면

당연히 큰애가 본인보다 잘할 수밖에 없는데

그걸 이기고 싶어 하니 문제인 거죠. ;;

큰애가 슬찬이 같았다면

어쩜 저희 막내도 불만이 좀 적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


동생보다 받아쓰기를 못했는데도

슬찬이는 당장 친구들과 놀 생각에 엄마 몰래

받아쓰기 연습을 하다 말고

화장실에 가는 척하다가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버리거든요. ;;


하지만 저희 집 큰애는 이런 슬찬이와 달리

동생의 차고 넘치는 욕심을 알기에

본인도 결코 방심하지 않다 보니

간격을 좁힐 순 있어도 없애버리긴 어려운 거죠.

받아쓰기 연습을 하다 말고

친구들과 놀아버렸으니

받아쓰기 시험이 있는 다음 날

슬찬이의 학교 가는 발걸음은 천근만근이었는데요.


그런 슬찬이에게 '신기한 학교 매점'이라는 곳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슬찬이는 자신의 걱정 저울을 측정해

해결책으로 받은 것이 바로

'천재 연필'이었던 건데요.

천재 연필은 슬찬이가 받아쓰기를 할 때

오답이 나오면 온몸으로 X자를 표시하고

요지부동 움직이지 않는 식으로

슬찬이에게 힌트를 주는데요.


그 덕분에 평소 받아쓰기 점수가 40점 정도였던 슬찬이는

단번에 100점을 맞고,

엄마가 약속한 휴대전화를 받을 수 있게 된답니다!


오오~!

저도 갖고 싶네요. 천재 연필!


우리나라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어른인 저조차도 정말 헷갈릴 때가 많거든요. ;;

천재 연필의 능력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글쓰기를 할 때도 그야말로 일필휘지로

글을 써내려가게 만들어줘서

슬찬이는 글짓기 대회에 나가게 되기도 했는데요.


문제는 이렇게 슬찬이가 잘나갈수록

희한하게 슬찬이는

주변사람들이 서운해 할 만한 말과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답니다.


그러면서 슬슬 슬찬이도

천재 연필과 헤어져야겠단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쯤에서 저는 막내에게 이런 천재 연필을

갖고 싶지 않은지 슬며시 물어 봤는데요.


ㅎㅎㅎㅎㅎㅎ


막내 왈,

"아니, 난 받아쓰기도 잘 하고,

글쓰기도 이미 잘해서 필요 없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대번에

"으잉? 네가? 누가 그래? 네가 글쓰기를 잘한다고?"라고 물었더니

"엄마 눈이 높으니까 못해 보이는 거지,

학교 선생님도, 영어학원 선생님도 나 글쓰기도 잘하고,

에세이도 잘 쓴다고 맨날 칭찬한다고!

받아쓰기도 내 친구들에 비하면

나는 거의 틀리지 않는 수준이고!"


아이고 이런!

막내가 그동안 제게 쌓인 게 많았나 봐요. ;;

슬찬이가 엄마에게 서운했던 것처럼요.


그래서 슬찬이 엄마처럼 저 역시 이 책을 통해

아이의 서운함을 알게 됐고,

그 덕분에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됐답니다. ;;


제가 눈이 좀 높기도 하고,

막내도 이제 초등생활 3년 차가 되니

한글 실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긴 한 거 같았는데

늘 영어 실력에 비해 한글 실력이 부족한 걸

놀리던 버릇이 남아 있다 보니

재미처럼 툭툭 던진 말에

막내가 꽤 상처를 받은 모양이에요. ;;


앞으로는 칭찬을 먼저, 더 많이 해야겠어요!!

슬찬이는 마지막 한 가지만

천재 연필의 도움을 받고

천재 연필을 반납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는데요.


과연 슬찬이가 천재 연필의 도움을 받기로 한

마지막 프로젝트는 뭐였을까요?

그리고 그 프로젝트는 성공했을까요?

그 결과는 이 책, <천재 연필>을 통해

여러분께서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죠? ^^


그래도 책의 최종 결말이라도 살짝 말씀드리자면

슬찬이는 천재 연필 덕분에

아주 소중한 것을 깨달았답니다.


바로, 받아쓰기도 글쓰기도

꾸준히 노력해야 잘하게 된다는 것을요.


저희 막내는 '천재 연필'은 필요 없지만

슬찬이가 깨달은 점에 대해선

본인도 크게 공감한다고 말을 했는데요.


막내가 대략 초등2학년 무렵부터

제가 매일 집에서 공부할 분량을 정해

숙제로 내주고 있었는데요.


1년 넘게 할일을 제때 하지 않아

툭하면 혼나기 일쑤였는데,

최근 들어 꽤 성실해지고 있어

저도 엄청 놀라고 있는데요.


막내가 하는 말이 어느 날 놀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할일을 먼저 해놨더니 엄마가 칭찬을 엄청 해주기도 했고,

본인도 할일을 끝내고 놀았더니

마음이 훨씬~ 더 편하더라며,

그래서 이제는 할일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이 결심이 앞으로

쭈욱~ 유지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쨌거나, 초3 나이에

이런 걸 깨달았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고무적이라

폭풍 칭찬을 해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근데 큰녀석은 대체 왜 아직도 이 소중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


마냥 아기로만 보였던 막내가

꽤나 성장했음을 새삼 깨닫게 해준

<천재 연필>!


이번 책은 막내보다는 오히려

제게 더 의미 있는 책이었던 것 같네요. ^^


-본 포스팅은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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