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꼬리 아홉 여우는 그래 책이야 65
조현미 지음, 안병현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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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책이야] 065 #가족, #이해, #로봇


사실, 꼬리 아홉 여우는

조현미 글 / 안병현 그림 / 잇츠북어린이 출판


잇츠북 출판사의 [그래책이야] 시리즈는

저희 집에 유일하게 시리즈로 갖고 있는

창작동화입니다. ^^

워낙 주변 지인들께나 온라인 상에서 

여기저기 얘길해서

제가 잇츠북 출판사 책을 좋아하는 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지경에 이르렀죠. ㅋㅋ


근데 사실, 한동안은 [그래책이야] 시리즈

신간에 대한 관심이 좀 줄었거든요.


큰아이가 열심히 보던 때가 지나고

작은아이는 아직 보기 이른 애매한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내가 #저학년은책이좋아 시리즈를

어느 정도 보더니

자꾸 [그래책이야] 시리즈에 관심을 갖더라고요. ;;


그래서 한 권씩, 두 권씩 선물로 사주거나

때로는 공구가 있을 때 10권씩 사모으다가

50권 후반대에서 중단했던 시리즈 후속편들을

다시 사모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인데요.


최근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일단 냉큼 신간부터 만나보게 됐답니다. ^^


당연히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건

요즘 한창~ 이 시리즈에 꽂힌 막내였는데요.


매번 새 책을 언니가 먼저 읽는 게 샘이 났던지

이번엔 본인이 기필코 먼저 읽겠다고

호기롭게 나섰으나,

독감에서 해방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또 다시 감기에 제대로 걸려서

골골대느라 책을 쥐고 있기만 하고

읽지를 못하더라고요. ;;


아직 저학년이다 보니

한 호흡에 책을 다 읽지 못하고

읽는데 시간이 걸리거든요. ;;


(그래서 엄마 맘은 '저학년은 책이 좋아' 시리즈를 좀 더 읽고

'그래 책이야' 시리즈를 읽었으면 좋겠는데,

작은아이는 또 긴 호흡이 좋은 모양이에요. ;;

하긴 영어원서도 큰아이는 리딩지수 대비

챕터북도 늦게 읽기 시작했고

두꺼운 판타지는 헤리포터 외엔 보려 하질 않아 속을 태웠지만

작은아이는 스스로 챕터북도 읽기 시작했고,

판타지류도 벽돌책 두께의 wings of fire 같은 

책들을 좋다고 읽는 걸 보면

확실히 긴 호흡을 좋아하긴 하나 봅니다. ;;)

그래서 이번에도 결국 완독은

큰아이가 먼저 하고 말았는데요. ;;


큰아이도 오랜만에 '그래책이야'시리즈를 읽는 거다 보니

"오~ 소재도 참신하고 괜찮네!

근데 막내가 읽으면 약간 헷갈릴 수도 있겠는데?"

라고 하더라고요. ;;

무슨 얘긴가 했더니

'그래 책이야' 시리즈 예순다섯 번째 이야기인

<사실, 꼬리 아홉 여우는>은

하나의 이야기 안에 주인공 루아의 현재 이야기와

루아가 빌려 읽었던 '꼬리 아홉 여우'이야기 책과

루아가 스토리를 쓰고 태린이가 그림을 그려 만들어가는

둘만의 이야기책 스토리,

그리고 루아의 과거 이야기가

수시로 교차하며 전개되고 있어서

평면적인 이야기 전개에 익숙한 아이들이라면

다소 헷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엄마 생각은

막내는 오히려 이런 복잡한 구조를 좋아하기 때문에

'저학년은 책이 좋아' 시리즈를 그만 읽겠다고 한 거라

감기가 낫고 나면 금세 읽을 것 같단 생각입니다. ;;


(어렵게 느끼는 건 ㅋㅋ 대체로 직선 구조로 사고하는

큰아이 본인 시각이라는 걸 본인이 아직 잘 모르는 거죠 ㅋㅋ)

"엄마, 이 집은 엄마도 T야! 루아 너무 불쌍하지?"

요즘 MBTI에 푹 빠져 있는 큰아이의 말처럼

루아네 부모님은 루아가 책을 읽고

미주알고주알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공감을 잘 해주지 못하는데요.


극단적인 E와 F의 특성을 지닌 큰아이 왈,

본인은 아빠 하나만 T인 것도

속상할 때가 많은데 루아는 오죽하겠냐며

자신의 이야기에 크게 공감을 못해주는

부모님 때문에 속상한 루아가 정말 불쌍하다는 거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루이의 부모님은 루아가 아끼는

루비라는 앵무새가

루아가 빌려온 책을 쪼아버리자

칼같이 규칙을 적용하는가 하면

루아의 하루 일상을 마치 시계가 돌아가듯

매일, 매시 정확하게 정해진 할일을 하도록

엄격히 강제하시는데요.

하지만 루아는 그런 부모님에게

크게 반항하는 게 두렵습니다.


루아는 보육원에서 지내다가

지금의 부모님께 지난 봄 입양된 거라

'파양'될까 두렵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그런 두려움을 안고 있는

루아 눈에도, 저희 아이의 눈에도

부모님은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과잉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가령 루비 똥으로 인해

로봇 청소기가 고장난 적이 있긴 하지만

그 루비 똥이 좀 묻었다고

극도로 얘민하게 반응하는 부모님의 모습은

아무래도 의아하기만 한데요.

하지만 그날 이후,

엄마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전에 없던 스킨십과 규칙에서 어긋나는

예외적인 행동을 아빠 몰래 하곤 하는 거죠.

결국 엄마 아빠는 병원에 다녀온다며

외출을 하시고,

루아는 아빠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아빠의 컴퓨터 모니터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은 루아는

단짝 태린이를 만나 고민을 털어 놓는데요.


이때!

저희 큰아이도, 저도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

머릿속을 맴도는 문장이 등장합니다.


"우리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셔"


마치 스스로를 지키는 주문을 외우듯

경건함마저 느껴지는 이 문장은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한 문장이 아닐까 합니다.


이 대목을 짚으며

책을 읽기 전, 할일을 잔뜩 미뤄놔서

혼이 났던 큰아이가


"우리 엄마도 나를 사랑해!

그리고 그걸 매일 느끼게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예뻐해줘서 고마워"

라며 품에 안겼는데요.


그럼요.

내가 낳아야만 가족인가요!

부모와 자식만 가족인가요!


최근 뉴스에서도 우리나라 출산율이

0.7%대마저 무너지고

올해 안에 0.6%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요.


급격히 발전해가는 사회발전 속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보일 정도로 유교적이고 전통적인

사회 통념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


여전히 가족하면

엄마, 아빠, 아들, 딸

4인 가족이 전형적인 거라는 통념이

뿌리 깊이 박혀 있어서

그렇지 않은 가족들을 보면,

이유를 불문하고

아들을 낳아라~, 하나 더 낳아라~

이런 말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사회 풍조.


4인 가족을 이미 이룬 저 역시도

많이 들어본 말이기에

다른 가족들은 오죽할까

충분히 짐작이 될 정도죠.


하지만 저 역시 매일, 매순간

뼈저리게 느끼듯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해를 거듭할수록 힘들어지는 요즘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고,

키우려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결혼이나 연애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요즘 청년세대들이 이해되기도 하기에

이 책, <사실, 꼬리 아홉 여우는>의

설정이 마냥 공상과학 소설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해준

<사실, 꼬리 아홉 여우는>은

어린이 창작동화이지만

저희 큰아이 말대로

이야기 구조가 촘촘하게 얽혀 있고,

작은 에피소드 하나하나도

나중에 알고 보면 다 의미가 있는

완성도 높은 구조와

요즘 시대의 고민을 담아

판타지적 요소를 잘 가미해낸

참신한 소재가 정말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점점 머리가 굵어져서

단편적인 이야기가 식상해지기 시작하는

초등 중학년 어린이라면

이 책 <사실, 꼬리 아홉 여우는>을

충분히 흥미진진하게 읽어보고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돼 줄 것 같네요! ^^


-본 포스팅은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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