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곤조곤 이야기를 시작해,
맨발걷기를 통해 만났던 사계절과의 교감을
에세이 형식으로 펼쳐 놓는가 하면
맨발 걷기의 역사와 맨발 걷기의 효과,
다양한 맨발 걷기 방법 등을
촘촘히 정리해 놓았습니다.
저는 업무상 신기한 아이템을 쫓아다니는 게
일상인 시간이 길었던 만큼
수십 년 전부터 맨발로 걷는 사람,
호랑이 걸음으로 걷는 사람.
뒤로만 걷는 사람,
박수치며 걷는 사람,
물구나무 서며 걷는 사람 등등
온갖 걷기 기인들에 대해
수십 번 찾아보고 인터뷰하고 만나봤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희한한 사람이네!”를 넘어서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그때는 젊었고 지금은 그러하지 않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하는 정도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겠지만
저자가 풀어놓는 맨발걷기 예찬이
저의 몸과 마음을 골고루, 제대로, 곰꼼히 자극해준 것도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운동을 정~~~말~~~~ 싫어하고,
할 줄 아는 운동이라곤 숨쉬기 운동 뿐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할 정도로 운동에 소질도 없는 제가
그나마 유일하게 심신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기면
가장 자주 하는 일이 바로 ‘걷기’입니다.
걷는 건 따로 배울 필요도 없고,
별다른 운동신경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크게 있지도 않아
마음만 먹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니까요.
저 역시도 지난 코로나19 시국으로
너무 많이 갇혀 지내 코로나블루가 걱정되던 시기
유일하게 했던 운동이 바로 ‘걷기’입니다.
더구나 정말 감사하게도
이른바 숲세권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뒤로
어르신들이 운동하기에도 부담이 없는
나지막한 뒷동산이 있어서
걷기에 최적화된 동네에 살다 보니
걷는 게 수월하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그래서인지 올해 들어 일상에 엄청 큰 변화와 함께
바빠진 하루하루를 살아내느라
한동안 찾지 못했던 뒷동산이
책을 펼쳐든 순간부터 내내 아른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아파서 숟가락을 드는 것조차 귀찮고 버거운
최악의 컨디션만 아니었다면
정말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양말을 벗고 맨발로 대지를 밟아보는 느낌이 어떤 건지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렸습니다.
요즘 mbti가 유행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인데
저는 원래 너무 지나치게 감성적이었는데
원만한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보다 간결하고 쉽게 글을 쓰도록
오랜~~ 시간 스스로를 단련시켜 왔던 모양입니다.
그랬더니 어느새 애초의 무질서하고 감성적인 성향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에서나 드러나고,
머리를 쓰는 대부분의 사회생활에서는
훈련된 자아 위주로 생활하고 있단 걸
요즘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의 사회화를
또 한 번 깨닫기도 했는데요.
맨발로 걸으면서 자연의 사계를 만끽하는
2장을 읽는 동안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회로가 작동하지 않고,
그래서 왜?, 어떻게?, 언제부터? 등
머릿속으로 쏟아지는 질문들에
해답을 빨리 찾고 싶다는 갈망이
커지는 걸 실시간으로 느끼게 됐거든요. ;;
제가 이 책의 매력에 빠진
또 하나의 요소가 바로,
이런 저의 욕구와 의문들에 대해서도
이 책은 시의적절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입니다.
3장에서는 태초의 인류 이야기에서 시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