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의 첫걸음 - 자연으로 돌아가라
박동창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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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걷기의 첫걸음

박동창 지음 / 국일미디어 출판


절대로 자랑할 일이 아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반백 년 가까이 살면서

꾸준히 해온 운동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워낙 심각한 몸치이기도 하고,

성격상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머리를 움직이는 일에만 관심이 가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심지어 심각한 감기몸살로

목이 잠겨 말도 못하고,

앉아서 밥을 먹는 것조차 버거운

최악의 컨디션 속에

우연히 펼쳐든 책 한 권 때문에

미친 듯이 운동이 하고 싶어지다니!


지금 제 맘 속의 동요에

저 자신이 당황하고 놀라는 중입니다.

저를 이렇게나 동요하게 만든 책은

<맨발 걷기의 첫걸음>입니다.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 책의 저자는 외국에서 회사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시작하게 된 맨발 걷기의 매력에 빠져

맨발걷기 시민운동본부라는 조직까지 만들어

맨발 걷기 전도사를 자처하게 됩니다.

그런 그가 처음 맨발 걷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서부터

조곤조곤 이야기를 시작해,

맨발걷기를 통해 만났던 사계절과의 교감을

에세이 형식으로 펼쳐 놓는가 하면

맨발 걷기의 역사와 맨발 걷기의 효과,

다양한 맨발 걷기 방법 등을

촘촘히 정리해 놓았습니다.


저는 업무상 신기한 아이템을 쫓아다니는 게

일상인 시간이 길었던 만큼

수십 년 전부터 맨발로 걷는 사람,

호랑이 걸음으로 걷는 사람.

뒤로만 걷는 사람,

박수치며 걷는 사람,

물구나무 서며 걷는 사람 등등

온갖 걷기 기인들에 대해

수십 번 찾아보고 인터뷰하고 만나봤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희한한 사람이네!”를 넘어서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그때는 젊었고 지금은 그러하지 않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하는 정도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겠지만

저자가 풀어놓는 맨발걷기 예찬이

저의 몸과 마음을 골고루, 제대로, 곰꼼히 자극해준 것도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운동을 정~~~말~~~~ 싫어하고,

할 줄 아는 운동이라곤 숨쉬기 운동 뿐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할 정도로 운동에 소질도 없는 제가

그나마 유일하게 심신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기면

가장 자주 하는 일이 바로 ‘걷기’입니다.


걷는 건 따로 배울 필요도 없고,

별다른 운동신경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크게 있지도 않아

마음만 먹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니까요.


저 역시도 지난 코로나19 시국으로

너무 많이 갇혀 지내 코로나블루가 걱정되던 시기

유일하게 했던 운동이 바로 ‘걷기’입니다.


더구나 정말 감사하게도

이른바 숲세권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뒤로

어르신들이 운동하기에도 부담이 없는

나지막한 뒷동산이 있어서

걷기에 최적화된 동네에 살다 보니

걷는 게 수월하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그래서인지 올해 들어 일상에 엄청 큰 변화와 함께

바빠진 하루하루를 살아내느라

한동안 찾지 못했던 뒷동산이

책을 펼쳐든 순간부터 내내 아른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아파서 숟가락을 드는 것조차 귀찮고 버거운

최악의 컨디션만 아니었다면

정말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양말을 벗고 맨발로 대지를 밟아보는 느낌이 어떤 건지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렸습니다.


요즘 mbti가 유행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인데

저는 원래 너무 지나치게 감성적이었는데

원만한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보다 간결하고 쉽게 글을 쓰도록

오랜~~ 시간 스스로를 단련시켜 왔던 모양입니다.


그랬더니 어느새 애초의 무질서하고 감성적인 성향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에서나 드러나고,

머리를 쓰는 대부분의 사회생활에서는

훈련된 자아 위주로 생활하고 있단 걸

요즘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의 사회화를

또 한 번 깨닫기도 했는데요.


맨발로 걸으면서 자연의 사계를 만끽하는

2장을 읽는 동안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회로가 작동하지 않고,

그래서 왜?, 어떻게?, 언제부터? 등

머릿속으로 쏟아지는 질문들에

해답을 빨리 찾고 싶다는 갈망이

커지는 걸 실시간으로 느끼게 됐거든요. ;;


제가 이 책의 매력에 빠진

또 하나의 요소가 바로,

이런 저의 욕구와 의문들에 대해서도

이 책은 시의적절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입니다.

3장에서는 태초의 인류 이야기에서 시작해

우리에게 맨발 걷기가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지를

역사적, 종교적 사례들을 통해 조목조목 설명해 줍니다.


‘문명화’라는 건 분명 좋은 면이 더 많지만

종종 우리는 관습적 편견을 ‘문명’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아이들을 출산할 무렵,

모유수유에 목숨을 걸었던 시기

수많은 자료를 찾아보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여성들의 브래지어 역시도 문명이라는 가면을 쓴

관습적 편견으로 인해 여성들이 짊어진 굴레라는 게

제가 내린 결론이었는데요.


책의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니

그보다 더한 굴레가 어쩌면

신발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저자는 태초에 맨발이었던 인류에서부터

세계 주요 종교적 관점에서도

맨발 걷기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칭송받아 왔음을 설파합니다.


또 오늘날에도 이미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굴레를 스스로 벗어던지기 위해

다양한 활동과 실천을 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맨발 걷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일상적인 효과에서부터

다양한 질병 예방의 효과까지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는데요.

수많은 사례들 중

역시 저와 직접 연관이 있는 것들 중심으로

눈에 쏙쏙 들어 왔는데요.


고질병이 된 불면증과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저를 가장 오래, 자주, 많이 괴롭히는 감기,

곧 저에게 닥칠 갱년기 증상들까지!


저 뿐 아니라 수많은 현대인들이 겪는

일상적인 건강의 적신호들을

꾸준한 맨발 걷기 실천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니!


아픈 몸만 아니었음

당장이라도 뒷동산에 올라

신발을 벗고 단 몇 미터라도 걸어보고 싶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답니다. ^^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궁금해졌습니다.

그냥 신발만 벗고 무작정 걸으면 되나?

하는 의문부호가 따라오기 마련이죠.

저자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이어갑니다.

맨발걷기를 하고 있는 사람을

그림으로 그려내듯 다양한 맨발걷기의 방법과 효과,

그리고 그 순간의 느낌과 생각들을

적절하게 풀어놓아

눈으로 글을 쫓는 와중에도

발가락이 저절로 꼼지락꼼지락

맨발걷기 방법들을 흉내 내게 되더라고요. ^^

또 어떤 곳에서 맨발걷기를 하면 좋은지,

외국은 맨발걷기 활성화를 돕기 위해

어떤 제반 시설들을 확보하고 있는지,

주변에서 맨발걷기를 할 만한

자연적 흙길을 도저히 발견할 수 없다면

집안에서 셀프로 실천할 수 있는

맨발걷기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을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월요일 오전, 도저히 혼자 힘으로

견뎌내기 힘들어서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고 왔습니다.


이 감기를 털어내고 나면

정말 맨발걷기를 단 1분이라도 실천해봐야겠다!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오전에 여유시간이 남들보다 많고,

집 바로 뒤에 잘 정비된 뒷동산이 있고,

지금 당장 온몸에서 경고음이 울리는 지금

운동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저는 아이들에게 가장 큰 죄를 짓는

무책임한 엄마일 테니까요.


건강을 위해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뭔가 큰 문제가 생길 것 같단

강한 위기감을 매일 더 강하게 느끼던 중

의도치 않은 기회에 만나보게 된

<맨발 걷기의 첫걸음>은

제게는 엄청 큰 행운의 선물입니다!


온 국민이 코로나19 걱정에만 골몰하느라

일상적인 건강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인지

요즘 저 뿐만 아니라

저나 아이들 주위로 감기, 독감은 물론

온갖 바이러스 등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인데요.


건강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저처럼 <맨발 걷기의 첫걸음>을 읽어보시고

좋은 자극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사족> 공원에서, 들판에서, 숲속에서

혹시 맨발로 걷는 저나 누군가를 만나게 되더라도

너무 놀란 눈으로 쳐다보지 않기로 해요. ^^;


저 같은 지극히 I의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맨발 걷기를 너무 실천하고 싶어도

그런 호기심 가득한 여러 눈들 앞에선

웬만큼 단련되고 익숙해지지 않고서야

도저히 실천하기 못할 것 같거든요. ;;


봐도 못 본 척~ 넘어가 주는 센스!

저도 꼭 기억해 두려고요. ^^


-본 포스팅은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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