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걷는 아이 - 모네의 <수련>부터 뭉크의 <절규>까지, 아이의 삶을 찬란히 빛내 줄 명화 이야기
박은선 지음 / 서사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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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걷는 아이

모네의 <수련>부터 뭉크의 <절규>까지,

아이의 삶을 찬란히 빛내 줄 명화 이야기

박은선 지음 / 서사원 출판


저는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크게 부족했던 편은 아니었지만

지방 출신이기도 하고, 자수성가한 그 시대

보통의 부모님 아래에서 자라다 보니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리지는 못한 편입니다.


이런 아쉬움이 마음 한 구석 남아 있었기 때문인지

제가 아이들을 낳아 기르게 되니

엄마가 많은 걸 알려주고 이끌어줄 순 없어도

유명한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면

가급적 아이들과 가보려고 노력을 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엄마가 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다 보니

주로 도슨트 시간을 활용하거나,

전시 관련 전시 관련 체험 수업에

참여시켜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체험수업 비용도 만만치 않은 편이고

매번 스케줄을 맞춰 예약을 하기도 쉽지 않다 보니

아이들과 좀 더 편하게 전시를 관람하고

간단하게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자녀교육과 명화를 연결한 책이

눈에 띄면 찾아보곤 했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 찾아본 책들은

주로 주요 작가의 회화 기법을 따라 하는 식의

활동 위주의 내용들이 많아서

게으른 엄마는 집에서 잘 실천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


그런데 우연히 만나보게 된 이 책,

<미술관을 걷는 아이>는

유아뿐만이 아니라 초등 중고학년 이상

자녀를 둔 부모님들도,

미술활동 중심이 아니라

명화 작품을 감상하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좋은 질문거리들을 제공하고 있어

저의 목마름을 제대로 해결해 줬답니다!

<미술관을 걷는 아이>의 저자는

현재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박은선 교사이신데요.

저도 읽은 적이 있는 <초3공부가 고3까지 간다>라는

제목의 교육서를 펴냈던 작가님이시더라고요. ^^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각 주제별로 5개의 명화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품들은 명화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은

제가 보기에도 낯익은 작품들이 많아서

꼭 시기에 맞춰 전시회를 보러 가지 않아도

다양한 루트로 작품을 감상할 있고,

아이들도 두고두고 작품을 접할 수 있어

오래 기억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


저희 아이도 제가 아이들 옆에서 책을 읽고 있었더니

본인이 전시회에서 봤던 명화 작품이 나오니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

바로 모네의 <수련, 저녁의 효과>라는 작품인데요.

모네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소단원을 중심으로

<미술관을 걷는 아이>의 구성을 살펴보면

먼저 저자가 명화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소제목으로 드러내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시작은 마치

잔잔한 에세이처럼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해 자연스럽게

작가의 작품 세계를 연결해냅니다.


모네 편에서는 한때 뉴스에서도 많이 회자됐던

이른바 ‘등골 브레이커’라는 사회적 이슈에서 시작해

당대 주류 질서에 편승하지 않고

본인만의 소신으로 그림을 그려냈던

모네의 뚜렷한 주관에 주목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역 미술교사이신만큼

작가의 생애와 작품세계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현학적이지 않으면서도

저 같은 문외한들은 미처 몰랐던 내용들까지

적절히 수위를 조절해가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

정말 술술 잘 읽히면서도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돼

정말 유익한 독서시간이었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소개 뒤에 이어지는

‘그림 같은 아이 그리는 법’이라는 파트인데요.


이 부분은 앞서 소개했던 작품과 관련해

아이와 이야기 나누어볼만한 이야깃거리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아이에게 던져보면 좋을 법한 질문들도

친절하게 뽑아 놓아서

저처럼 미술놀이가 아니라

대화로 전시 후 활동을 하고 싶은

엄마에겐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답니다. ^^


모네의 작품을 예로 살펴보면

모네의 <수련>과 세이어의 <수련>

두 작품 사진을 제시하고

아이와 전혀 다른 양상의

두 작품을 비교해보며 나눌 수 있는

질문거리들을 제시해 주는데요.


전공자가 아닌 저로서는

이렇게 똑같은 제목의 전혀 다른 두 작품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알아내려면

정말 많은 사전조사를 했어야 했을 텐데

<미술관을 걷는 아이> 덕분에

쉽게 모네 작품에 대한 얘기를

좀 더 깊이 있게 나눌 수 있었답니다. ^^

이 외에도 아이가 크게 관심을 기울인 작품이

또 하나 더 있었는데요.


바로 요즘 말 그대로 인기 절정의 전시인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의

메인 포스터 작품으로 선정된

<흰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가 등장하는

또 다른 작품인 <시녀들>입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 출입구 쪽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이 테레사 공주만큼은 전시를 본 사람이라면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인물일 텐데요.


저희도 얼리버드 티켓을 구입해

온가족이 함께 지난해 말

일찌감치 전시회를 다녀왔는데

아이가 책에 실린 <시녀들> 작품 사진을 보더니

“어! 이거 그 공주지? 우리가 본 건 초상화인데,

그럼 우리가 본 초상화는 이 그림을

잘라서 확대한 거야?”라고 묻더라고요. ;;


ㅎㅎㅎㅎㅎ

사진도 아니고 잘라서 확대하다니 ;;

요즘 아이들다운 시각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답니다. ^^;


물론 아이의 이런 기발한 발상 덕분에

저자가 소개하는 작품과 관련한 대화는

훨씬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었는데요.


아이가 전시를 보고,

전시 전후 유튜브 영상으로

전시 관련 작품 소개를 봤을 때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얘기해줘서 <미술관을 걷는 아이>를 읽어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답니다.


아이 뿐만이 아닙니다.

바글바글한 인파에 휩쓸리며 오디오 가이드에 의존해

작품을 감상했던 전시관람 당시엔

미처 알지 못했던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세계관을

새롭게 알게 돼 저 역시도 이 작품은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가

워낙 인기가 높아 전 시간대 모두 예약 마감이더니

최근 3월15일까지로 전시를 연장했더라고요.


전시 기간 연장으로 더 많은 분들이

전시를 보시게 될 텐데요.

전시를 보신 분들이라면

<미술관을 걷는 아이>를 읽어 보시고

아이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두 작품을

꼭 한 번 비교해보고 이야기 나눠 보시길

강력히 권해드립니다!

저도 <미술관을 걷는 아이>의 가이드대로

아이와 이렇게 몇 가지 작품에 대해 얘길 나눴더니

아이가 자발적으로 엄마랑 미술 작품에 대해

얘기 나누는 게 너무 즐겁다면서

또 얘기 나누고 싶은,

본인에게 익숙한 작품들을 골라

페이지마다 접어놓았더라고요!

앞으로 차근차근 이야기 나눠가야겠어요. ^^


명화를 감상하고 이렇게 알차게, 동시에

미술활동 등을 하느라 번잡스럽지도 않게

후속활동을 해볼 수도 있다니!


<미술관을 걷는 아이> 덕분에

아이도 엄마도 모두 만족스러운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도서만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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