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수정이와 달리
단짝 친구들은 타냐가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같이 어울리기 싫다는 입장이기 때문인데요.
저희 아이들은 영유 출신이다 보니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들을 일찍부터 접한 편이라
저희 아이는 외모 때문에 타냐를 꺼리는
수정이 친구들에 대해 전혀 납득을 하지 못했는데요.
그래서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하기 싫다고 하는 경우 외에도
학교 안에서 다양한 이유로
친구들 사이에서 편 가르기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었습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세대다 보니
학교에서 친구들이 많이 어울릴 기회가 적어
오히려 친구들 사이의 다툼이나 편 가르기 같은 게
일어날 기회가 별로 없어 아이는 아직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타냐와 같은 다문화 가정, 편부모 가정, 조손 가정,
혹은 공부를 잘하고 못해서,
뚱뚱하고 날씬해서, 부자이고 가난해서....
다양한 이유로 친구들 사이의 ‘차이’를 부각시켜
이간질을 하고 왕따를 조장하는 일이
분명히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이런 아이들의 행동은 저는 분명
아이들 탓만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는 그런 아이들 사례는
부모들이 은연중이든 의도해서든
일상 속에서 그런 차별적인 언행을
아이에게 노출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한 명이 리드를 하면,
뚜렷한 의견이 없었던 아이들도
어어어~ 분위기를 쫓아갈 수 있고,
그러면서 왕따라는 게 발생하곤 하죠.
그래서 수정이와 같은 아이가 얼마나 많으냐가
반드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봤습니다.
본인이 수정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고요.
워낙 친구들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타냐와 어울리는 것이 다른 많은 친구들을
잃을 수도 있다고 강조를 하며 물어봤는데요.
당장 닥친 일이 아니기에
아이는 당연히 수정이와 같은 선택을 할 거라고
바로 단언을 하긴 했습니다.
물론 다른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진 않겠죠.
자기 앞에 그런 일이 직접 닥치기 전까지.
하지만 적어도 이런 상황을 한 번쯤은
생각해보고 자신의 의견을 말해본 아이는
그런 일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가
얼떨결에 이런 상황을 직면한 아이들보단
좀 더 예민하게 이런 상황을 인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별 생각이 없이 살다 보면
선동하는 아이에게 휘둘리기가 더 쉬운 법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정보전달책들보다
이런 철학적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들이
요즘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힙니다.
정보와 지식은 오늘 쌓지 못해도 되지만
이런 기본적인 인성에 관한 사고는
아이들이 현실에 물들기 전에
확고하게 바른 방향으로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도덕적이지 않고, 정의롭지 않은 행동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가 아니라
결코 그래선 안 된다!라는 신념과 양심을
일찍부터 예민하게 길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마음이 불편해서라도
희생이 따르더라도 ‘옳은’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요.
그렇게 수정이가 먼저 나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