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창문 밖의 별 다봄 어린이 문학 쏙 2
온잘리 Q. 라우프 지음, 정회성 옮김 / 다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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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봄 어린이 문학 02.

내 창문 밖의 별

온잘리 Q. 라우프 지음 / 피파 커닉 그림

/ 정회성 옮김 / 다봄 출판


별 기대 없이, 거의 사전 지식 없이

<내 창문 밖의 별>을 만나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처음 책을 받아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비견할 만한

책 두께에 일단 놀랐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게 됐습니다.

이야기는 ‘별사냥꾼’이 되고 싶다는

애니야의 평범한 고백에서 시작됩니다.

별사냥꾼은 새로운 별을 찾아내는

천문학자를 부르는 애니야만의 호칭입니다.


저희 아이도 워낙 별과 우주에 대해 관심이 많기에

애니야의 이런 고백은 전혀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마치 탐정소설을 읽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애니야와 동생 노아,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서서히,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져 나갑니다.

그래서 책을 펼치면 뒷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책을 덮을 수가 없습니다.


애니야와 노아는 위탁가정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근데 애니야는 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실어증에 빠진 상태입니다.

이 위탁 가정에는 애니야 남매 외에도

다른 위탁아동들이 더 있습니다.

그리고 천만다행히, 위탁엄마는 정말 자상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뉴스에서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접합니다.

새로운 별을 발견하게 된 건데요.

그 강도가 어느 정도냐면,

실어증에 걸린 애니야가 말을 뱉어낼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첫 마디가 이상합니다.

새롭게 발견된 별을 보곤,

“엄마”라고 외친 게 애니야의 첫 육성이었으니까요!

애니야 남매는 자신들의 곁을 떠난 엄마의 심장이

별이 됐다고 믿고 있는 거였는데요.

그런데 엄마는 어디로 떠났다는 걸까요?


이 이야기의 표현들은 무척 중의적입니다.

“떠나다”, “펑”, “찾으러 오다”

책장을 덮을 무렵이 돼서야

이 지극히 평범한 어휘들이

애초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어감으로 쓰였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요.


여튼 애니야는 엄마의 마지막 당부를 굳게 믿고,

엄마의 심장인 새로운 별에

세상 사람들이 엉뚱한 이름을

붙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 엄만데, 우리 엄마의 심장이 별이 된 건데!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죠!

그래서 애니야는 새로운 별의 이름 명명식에

직접 참석해서 그 별에

올바른 이름을 지어주기로 결심합니다!


처음엔 혼자서 떠날 생각이었지만

집에 함께 머물던 위탁 형제들과

함께 떠나는 모험의 형태가 돼 버렸습니다.

위탁 엄마의 눈을 피해 어렵게 집을 나선 아이들은

여러 난관을 만나고 아슬아슬하게 상황을 모면해가며

목적지인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로 향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애니야는 함께 지내던 위탁 형제들이

어떤 시련과 아픔을 겪게 됐는지도 알게 됩니다.

가족의 붕괴, 가정폭력, 아동학대

그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겨우 살아남은 아이들!


하지만 여기까지도 애니야 남매는

무슨 사연으로 위탁가정에 맡겨진 건지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묘~한 뉘앙스가 흐릅니다.

정작 애니야는 그 사연을 모르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는 것만 같은...

그 궁금증을 뒤로하고

아이들은 마침내 그리니치 천문대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애니야는 새로운 별에 이름을 붙이려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는 바로 그 시점,

절규하듯 명명식에 끼어들어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뜻밖의 결말을 향해 가는데요.

애니야가 사연을 털어놓으면 놓을수록

화를 내야 할 사람들이 애니야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무엇보다 애니야가 별에 붙이고 싶은 이름,

엄마의 이름을 대는 순간

명명식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모두가

깜짝 놀라고, 눈물을 보이고 맙니다.

대체 애니야 남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그 비밀은 <내 창문 밖의 별>을 직접 읽고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죠?

책의 끝까지 읽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쏟아지게 됩니다.


뉴스에서 잊을만하면

아동폭력, 가정폭력 등에 대한

끔찍한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주로 사건 경위와 결론

향후 대응 등에 주목을 하기 때문에

그 끔찍한 사건의 희생양이 된

어린이, 여성과 같은 당사자들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접할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기억의 조각을 놓아버리고, 말을 잃을 정도의

고통을 겪은 애니야를 통해

뉴스에서 봤던 수많은 폭력 피해 아동의 상태를

조금이나마 짐작해 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읽었던 일본의 아동학대 전담팀,

케이스 워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제2, 제3의 애니야 남매와

애니야 엄마의 사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이웃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겠다!

또 한 번 다짐을 하게 됩니다.

어른이 읽어도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

<내 창문 밖의 별>이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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