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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인생문답 - 100명의 질문에 100년의 지혜로 답하다
김형석 지음 / 미류책방 / 2022년 2월
평점 :

100명의 질문에 100년의 지혜로 답하다
김형석의 인생문답
김형석 지음 / 미류책방 출판
‘원로’라는 말이 있죠.
그런데 막상 작정을 하고
누가 봐도 진정한 ‘원로’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꼽아보라고 하면,
특히나 이념적으로 좌우에서 싫어하지 않을,
그러면서도 대중적으로도 제법 인지도가 있는
‘원로’를 꼽아보라고 하면,
막상 떠오르는 분들이 별로 안 계신 것 같아요.
예전에 업무 차 이런 ‘원로’ 리스트 만들기에
골몰하던 때, 정말 암담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그때도 직접 인연을 맺진 못했지만,
정말 흔치않게 동료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었던 몇 안 되는 분 중 한 분이
바로 김형석 교수님이셨습니다.
그리고 그 김형석 교수님이 쓰신
<김형석의 인생문답>을 읽고 보니
그때 인연을 맺지 못한 게,
그때 좀 더 적극적으로 제 주장을 펼치지 못한 게
뒤늦게 너무나도 속상하고 후회가 되네요. ;;

<김형석의 인생문답>은
20~60대 일반인 100명에게 궁금한 점을 받아
공통된 질문 31가지를 추려서
김형석 교수님의 답변을 녹취해
육성을 최대한 살려 기록을 한 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 보면
교수님을 직접 뵙지 못했어도
언론에 많이 노출돼 있는
교수님의 말투가 떠올라
마치 오디오가 재생되는 듯한 느낌으로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말씀을 직접 듣는 것 같더라고요.
31가지 질문 대부분은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법한,
하지만 마땅히 뚜렷한 답을 찾기 어려워
매번 고민만 하다가 뒷전으로 미뤄뒀던,
하지만 사실은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 있는
근본적 질문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하나하나의 질문에 대한
김형석 교수님의 답변은
한 줄 한 줄을 다 새겨들어야 할 말들입니다.
하지만 그 소중한 조언조차
강요가 아닌 권유나 경험담처럼
조용조용히 말씀해주시기에
오히려 더욱 가슴에 와닿습니다.

그중에서도 역시나
아직 어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열 번째 질문 ‘자녀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의
내용이 유독 많이 와 닿았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에는
그 사람의 자유를 소중히 여긴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요.”
이 말이 정말 잊히지 않는데요.
명사나 전문가들의 말들 중
이토록 간단하면서도
저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사실입니다.
그렇지요. 상대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소유욕에 불과할 텐데,
사랑이라는 감정이 개입하는 순간
거의 자동적으로 발동하는
소유욕을 극복하기가 참 쉽지가 않습니다.
이성 간의 사랑이나 부모 자식의 사랑도 모두!
책을 읽으면서 수시로 저를 돌아보게 되긴 했지만
이 문장 앞에서는 정말 오래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나는 아이들의 자유를 얼마나 존중해 왔던가!
하는 질문 앞에 결코 당당할 수 없기에
많은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요즘 너무 아이들의 현재 상황에
일희일비하는 저를 발견하는 중이라
더욱 양심의 가책을 느꼈던 것 같기도 하고,
더욱 오래 여운이 남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역시 가장 하이라이트는
31번째, 마지막 질문
“인생의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가
아닐까 하는데요.
다른 누구보다도 100세를 넘긴 노철학자의 말씀이기에
이견을 달 수 없는 조언이 아닐까 싶어요.
학교 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
김형석 교수님의 아버님이
청소년기 김형석 교수님에게 해주신 말씀이
100년을 넘게 살아보고 얻은 결론과 같다는 사실에
또 한 번 탄복을 하며,
역시 부모가 거울이구나!
지혜는 지식과는 정말 상관관계가 없구나!
수많은 깨달음이 교차했던 챕터인데요.
“내가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결론이 뭐냐 하면,
내 나이까지 쭉 살아보니까요.
내가 나를 위해서 한 일은 남는 게 없어요.”
이 한 마디가 어쩌면 노 교수님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해주고 싶은
최종적인 조언이 아닐까 싶어요.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죠.
인간은 누구나 나부터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사실 부모의 내리사랑이라는 것도
가만히 가만히 따져보면
부모 자신의 욕심과
자기애가 투영된 경우가 굉장히 많죠.
제가 철이 들고 깨달은 사실이기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의 대부분이
이 사실을 깨닫게 되는 때이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기적인 나의 욕심과 욕망을 조금 내려두고
보다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것들이
결국 인생의 마지막에 가장
가치 있게 남는 것들이라는 말씀!
“내가 가진 것은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전부
다른 사람이 나한테 준 것이지,
내가 만든 건 하나도 없어요.
심지어는 내 목숨까지도 부모님이 주셨어요.”
(중략)
“그러니까 내 인생은 나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보답하기 위해서, 주기 위해서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중략)
“나는 그렇게 살아보려고 내 친구들과 함께 노력했는데,
여러분도 사랑하는 이웃들과 더불어
그런 뜻을 가지고 새 출발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권하고 싶습니다.”
제가 더 보탤 말이 뭐가 있을까요?
그저 교수님의 마지막 말씀을 되뇌어볼 뿐입니다.
새해, 수많은 계획을 세우기 전!
이 책 <김형석의 인생문답>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