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구경꾼 그래 책이야 48
조성자 지음, 이영림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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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책이야]48. #가짜뉴스 #확증편항 #친구

비겁한 구경꾼

글 조성자 / 그림 이영림 / 잇츠북어린이 출판

 

 

아이가 너무나 좋아하는 창작,

[그래책이야] 시리즈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빠르게 만나봤습니다.

바로 <비겁한 구경꾼>인데요.

 

아이가 책을 받아들자마자

너무 금방 읽어버리는 모습을 보며

문득 이 시리즈를 처음 만났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2020년 여름, 코로나 사태로

학교도 학원도 올스톱하고 하루종일 집에 머물면서

태어나 가장 많은 한글책을 읽게 됐는데요.

그 덕에 넘어갈 듯 넘어갈 듯 넘어가지지 않는

고 길었던 글밥책 과도기를 완전히 넘어갈 수 있게 해준

시리즈가 바로 이 [그래책이야] 시리즈였거든요.

 

이 시리즈를 낱권으로 만나면서

 3,4번에 걸쳐 지속적으로 호응이 좋은 걸 지켜본 후

시간을 두고 시리즈 거의 전부를 구매했는데요.

큰애가 워낙 재미있다고 얘길 하니

큰애와 똑같이 글밥책 과도기에 놓인

둘째아이도 한두 권씩 이 시리즈를 읽더라고요. ^^

 

큰애가 처음 이 시리즈에 빠진 건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이야기들이었는데요.

가령 #달토의소원사탕, #비밀교실 같은 이야기들이었죠.

 

그렇게 애정을 갖게 되더니 점점

보다 섬세한 아이들의 감정, 생각들에 대해 다루는 이야기들에도

조금씩 공감을 해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리고 이번에 만나본 <비겁한 구경꾼> 역시

아이가 크게 공감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엄마 입장에선 무척 대견했답니다.

뭔가 아이가 한뼘 성장한 느낌이랄까요? ^^

<비겁한 구경꾼>의 이야기는

학급 반장인 모네네 반에

보미가 전학을 오면서 시작이 되는데요.

사실 보미는 모네와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가

아버지의 해외지사 발령으로 프랑스로 갔다가

2년 만에 돌아온 친구입니다.

프랑스에서 와서 그런지 외모부터

뭔가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보미! ^^

하지만 뭔가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지는 것 같은데요.

보미는 모네가 모르는 편지 이야기를 하고,

모네의 단짝인 서희는 어딘가 이상하게

보미와 모네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주인공 모네의 이름이 참신하죠? ^^

모네하면 떠오르는 인물,

바로 모네라는 화가 이름에서 따온 겁니다.

모네 부모님이 신혼여행을 간 프랑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가 ‘모네의 정원’이었던 터라

아이의 이름을 모네로 지은 건데요.

지난해 봄 모네 관련 전시를 보고 왔던 터라

아이가 모네 이야기가 나와 무척이나 반가워하더라고요.

특히 당시 전시에서 모네가

직접 가꾸고 그림으로 담아낸

#지베르니정원 그림들을 따로 모아둔

전시공간도 있었던 터라

책에 등장하는 모네의 정원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더 실감나게 읽히더라는 아이 ^^

배경지식에 의해 책에 대한 애정도가

강화되는 순기능을 또 한 번 목격하게 됐습니다. ^^

이렇게 이름의 영향으로 모네는

모네라는 화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는데요.

하지만 보미가 프랑스에서 직접

모네의 정원을 보고 온 이야기를 들려주며

주목을 받는 게 영 불편했던 모네에게

서희의 애매~한 거짓말까지 보태지면서

모네는 보미를 불편해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서희의 행동은 은근슬쩍~

그리고 꽤나 지속적이고 집요하게 계속되는데요.

친한 친구가 이렇게 행동하면

아무리 객관적이려고 해도

생각이 한쪽으로 기울기 마련이죠.

더구나 보미의 등장으로

늘 주목을 받던 모범생 모네가 뒷전이 되고

보미가 친구들의 주목을 받게 되고

무엇보다 모네가 은근히 맘에 두고 있던

남학생까지 보미에게 호감을 보이니

모네는 아닌 것 같으면서도

더욱 서희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어정쩡하고 애매한 친구관계,

저희 아이가 이런 감정선을

미묘하게 다루는 이야기들에

좀 취약한 편이었는데요.

이번 이야기는 읽으면서 내용을 바로 이해를 하고

작가의 의도까지 어느 정도 파악을 했더라고요.

“모네가 보미를 보고 불편해진 마음도

좀 이해가 되긴 하는데,

그래도 사실이 아닌 걸 알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 옳지 않아!

근데 모네도 계속 맘이 불편했던 거 같아서 모네도 좀 안됐어

나는 모네처럼 안 할 거 같긴 한데 그래도 나도 조심해야겠지?"

라며 맘이 심란하다는 따님.

그 정도면 충분하다 싶었습니다.

아이가 옳은 게 뭔지 안다고 해서

아이가 옳은 행동을 할지는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침묵의 방법으로

거짓에 동조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아이가 다시 한 번 각인하고

모네가 겪었을 마음의 불편함을

아이도 함께 느꼈다면 <비겁한 구경꾼>을

읽은 보람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안목을 기르고, 양심을 갈고 닦는 일이야말로

독서를 통해 길러야 할 중요한 덕목일 테니까요.

세상엔 서희 같은 친구들이 참 많습니다.

새빨간 거짓말보다 더 무서운 게

애매한 거짓말입니다.

아주 거짓은 아닌데 그렇다고 완벽히 진실도 아닌 상태,

10~20%의 진실에 80~90%의 거짓이나 과장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일,

바로 요즘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는

‘가짜뉴스’가 이런 형태이기도 하죠.

그리고 서희가 의도한 것처럼

보미의 작은 과오 하나를 까발린 후

이걸 빌미로 많은 이들에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일,

이 또한 이른바 메이저 언론들이 마녀사냥을 할 때

아주 상습적으로 쓰는 수법이기도 하고요.

저희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까지 들려주진 않았습니다.

아직까진 세상 흐름에 대해 큰 관심이 없기도 하고

이야기를 해줘도 온전히 이해할 것 같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거짓말이 어떻게 확산되는지,

사람들의 편견이 어떻게 굳어지는지를

아이도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은 것 같아 대견했습니다.

거창한 시사이슈를 꺼내 아이에게

직설적으로 엄마의 생각을 주입하지 않아도

아이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한뼘 기르도록 해준

<비겁한 구경꾼>!

아이들이 지식 정보책 뿐만 아니라

창작동화나 소설을 봐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책입니다.

미디어리터러시 같은 딱딱한 말들로

아이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것보다

나와 내 친구 이야기를 통해

주어지는 정보를 우리가 어떻게 취사선택해야 하는지

거짓된 정보들 앞에서 침묵하는 것이

왜 동조가 되는지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도록 해준 소중한 독서시간이었습니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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