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떡볶이 그래 책이야 47
소연 지음, 원유미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래 책이야] 47

사이 떡볶이

글 소연 / 그림 원유미 / 잇츠북 어린이 출판

 

아이가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 같아요. ^^

같은 반 친구 중에 좋아하는 남학생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여자 친구들보다 남자친구들과 더 잘 어울리는

굉장히 중성적인 성향의 아이라서

늦게 올 줄 알았던 그 시기가

엄마의 생각보다 빨리 온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아직은 엄마에게 감추지는 않아서

서운하거나 걱정되진 않고,

흥미롭게 지켜보는 중입니다. ^^

안타깝게도 딸은 짝사랑을 하는 중입니다. ;;

그 남학생이 다른 여학생을 좋아한다고

이미 공공연히 말한 후이기 때문이죠.

그래도 아주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아직까진 말이죠. ;;

하지만 그런 좋아하는 마음을

스스로 잘 들여다보고 토닥여줄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때 마침 눈에 들어온 책이 있습니다.

바로 잇츠북 출판사의 [그래 책이야] 시리즈의 신간,

<사이 떡볶이>인데요.

그런 개인적 사정이 있어서인지

원래 아이가 [그래 책이야] 시리즈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번 책은 정말 책장을 넘기자마자

한 눈 한 번 안 팔고 단숨에 책을 읽어내더라고요. ^^

그리고 책을 덮고 나서 한 첫 마디는

가슴이 울컥해!”였습니다.

제대로 공감을 한 거 같죠? ^^

 

소연 작가님의 책은 이전에도 접한 적이 있는데요.

같은 시리즈의 <비밀교실 1,2>

아이가 정말 신나게 읽었거든요.

아이가 너무나 좋아하는 판타지적 요소가 커서

아이가 <비밀교실2>를 먼저 읽고

당장 <비밀교실1>을 사달라고 졸랐던 시리즈이기도 했죠.

 

그런데 이번 이야기는 그런 판타지적 요소가

하나도 포함되지 않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일상 속 이야기를

자분자분 찬찬히 잘 풀어내고 있어

작가님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건이가

희주, 민호와 우연한 기회에

각자의 특별한 비밀을 공유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바로 서로가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좋아하는 대상을 공유하기로 한 건데요.

서로에게 공개를 하는 것과 동시에

각자 좋아하는 친구와 잘 연결될 수 있게

서로서로 도와주기로 약속을 한 거죠.

그리고  이 비밀모임의 이름을 '사이 떡볶이'라고 지었습니다.

'사랑이 이루어지는 떡볶이'를 줄인 말이지요. ^^

책 제목이 특이해 궁금했는데 ㅋㅋ

이런 뜻이 있었던 거네요. ^^

하지만 뭔가 일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건이가 좋아하는 예림이를 두고

민호가 하는 행동이 뭔가 심상치 않은데요.

애초에 민호가 좋아한다고 했던 친구는 따로 있는데

건이가 좋아하는 예림이와 건이를 연결시켜줄 타이밍에도

본인이 예림이와 더 친근하게 지내려 하는 겁니다.

그리고 결국, 반 친구들 앞에서

건이와 희주가 누굴 좋아하는지를

모두 밝혀버린 민호!

저희 아이가 이 대목에서 어찌나 씩씩거렸는지 ㅋㅋㅋ

왜냐하면 저희 아이에게도 이런 비슷한 경험이 있거든요.

고의적으로 그런 건 아니지만,

저희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가 누구인지

알고 있던 친구가 친구들 앞에서

저희 아이가 누굴 좋아하는지 말할 뻔한 일이 있어서

아이가 식겁을 한 일이 있거든요. ;;

그때 저도 넌지시 조언을 하긴 했었는데요.

친구들에게 비밀 이야기라고 말을 하는 순간

그건 고의든 아니든 여러 사람에게 알려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얘길 해야 하는 거라고요. ;;

하지만 이번에 읽은 <사이 떡볶이>를 통해

아이도 좀 더 제대로 그 사실을 느꼈겠지요. ;;

 

그렇게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된 듯한 상황!

하지만 의외의 반전이 펼쳐집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오묘한 법이니까요. ^^

예림이를 향한 짝사랑을

쌍방향으로 만드는 건 성공하지 못했지만

건이는 새로운 시작을 맞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막연히

동경하듯 좋아하는 것과 달리

함께 있을 때 행복한 감정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도 깨닫게 됩니다.

 

아이에게 이 부분을 캐치했는지

따로 파고들어 물어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책을 읽다 보면

조금씩 알아가리라 생각합니다.

엄마가 말을 해주는 것보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 시나브로 깨달아가는 게

더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성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초등 자녀가 있다면

아이에게 <사이 떡볶이>

권해줘 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아이들의 오묘한~ 감정 라인을

과하지 않고 담담하게 잘 묘사하고

꼰대 느낌 없어 적절한 수준에서

아이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슬며시 제공해주는

적절한 스탠스가 무척 맘에 드는 책이었습니다.

아무리 엄마지만 아이의 감정에 대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너무 직접적으로 조언하는 것보다

적절한 때에 적절한 책을 권해주는 것으로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