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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하고 싶은 날 ㅣ 그린이네 문학책장
전은지 지음, 정문주 그림 / 그린북 / 2021년 7월
평점 :
그린이네 문학책장
지각하고 싶은 날
전은지 글 / 정문주 그림 / 그린북 출판
<지각하고 싶은 날>은
처음 이야기 제목을 보는 순간
아이가 “와! 나도 그럴 때 있는데!”라는
반응을 보여줬는데요.
그만큼 많은 아이들에게 제목에서부터
끌림을 주는 동화책이 아닐까 싶어요.
더구나 개학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으니, ㅋㅋ
학교 가기가 너무 싫은 상태가 정점에 달했을 때라
그 맘이 또 좀 더 이해가 가긴 하더라고요. ;;
어른들도 유난히 회사 가기 싫은 날,
집안일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렇게 첫눈에 아이 맘에 쏙 들어온
<지각하고 싶은 날>은 단편 동화집입니다.
그래서 어쩜 아이 마음에 더 쏙~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야기가 짧게 짧게 구성돼 있으니
읽기에 부담도 없고,
끊어읽기도 수월하니까요. ^^
자세히 속사정을 알기 전까지는
타인의 행동을 함부로 재단해선 안 된다는 점을
저절로 깨닫게 해주는 인성동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찌 보면 일종의 반전동화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가령, 첫 번째 단편이자,
이 책의 제목이 된 ‘지각하고 싶은 날’을 살펴보면
주인공이 엄마에게 휴대폰을 빼앗긴 다음날,
마침 숙제도 하지 않았던 터라,
일부러 학교 가는 길 놀이터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아주 살짝~만 지각을 하기로 맘 먹는데요.
학교 가는 길에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느라 늦었다고 하면
크게 혼나지도 않을 것 같고,
학교에 간 애가 중간에 사라졌는데
연락이 닿지 않아 애를 태우게 될 엄마는
자신의 휴대폰을 절대 빼앗지 않을 거고,
선생님도 아이가 없어졌다는 돌발 상황에 놀라
숙제를 하지 않은 걸 유야무야 넘겨줄 것 같았던 거죠.
ㅎㅎㅎㅎㅎㅎㅎㅎ
꾀를 제대로 내긴 냈네요. ;;
이런 꾀를 저희 아이도 봤으니,
엄마인 저도 이런 경우가 저희 집에 생기지 않게
잘 대처를 해야겠습니다. ^^
어쨌거나 그렇게 완벽해 보일 것만 같았던 계획을 세우고
놀이터 공용화장실에 아이가 들어갔을 때
화장실 밖에서 서성이는 낯선 실루엣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처음엔 나쁜 사람인줄 알고 잔뜩 움츠렸다가
전화로 누군가와 학교에 가기 싫다는
푸념을 늘어놓는 걸 듣고는
아마 동네 고등학생 형인가 보다 안도하는 동시에
동질감을 느끼게 되죠. ^^
하지만 시간이 얼추 됐다 싶어 나오고 보니,
계속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동네 형!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동네 형이 아니라
아이가 다니는 학교 선생님이었답니다. ^^
선생님들도 학교에 가기 싫을 때가 있고,
선생님들도 본인처럼 괜히 지각을 하고 싶은 날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주인공은 학교 선생님들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앞으로 조금 줄이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
저희 아이도 책을 읽고 나더니,
“하긴, 아빠도 개학하기 전날엔 계속
학교 가기 싫다, 학교 가기 싫다 하잖아.
선생님들도 학교 가는 게 별로 재미가 없는데,
꾹 참고 학교에 가는 건가봐!
나도 꾹~ 잘 참고 학교 잘 다녀올게.”
라고 얘기해주더라고요. ^^
이렇게 <지각하고 싶은 날>은
눈앞에 언뜻 보이는 상황만을 보고
상대를 짐작했다가 속사정이
마지막 순간에 드러나는 형식의
단편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두 번째 이야기 ‘놀고먹고 자면서 돈 버는 일’은
아이가 크게 공감을 못했나 보더라고요.
이 동화도 정말 기막힌 반전이 드러나는 동화인데요.
그런데 사실 ㅋㅋ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공감하기 좋은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
반면 ‘영혜에게 약간 불만이 있다’편은
‘지각하고 싶은 날’만큼 기막히게 재미난 반전이 숨어 있는데요.
아이도 책을 읽으면서
“나도 엄마아빠가 동생 더 예뻐할 때
이렇게 속상할 때가 있어!
하지만 음... 영혜 같은 존재들에게까지?
삐지게 될 것 같진 않아.”
ㅎㅎㅎㅎㅎ
과연 그럴까요? ^^
그리고 언제 또 엄마가 동생만 예뻐했다는 건지! ㅋ
그나저나 아이가 ‘영혜 같은 존재’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ㅋ
과연 ‘영혜’는 어떤 존재일까요? ^^
일상 속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에
의외의 반전을 만들어 내서
아이들에게 재미를 유발하는 동시에
타인을 다른 관점에서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단편 동화집, <지각하고 싶은 날>은
초등 중학년 이상 친구들이
즐겁게 읽어보기 좋은 동화입니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