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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의 비밀 ㅣ 북멘토 그림책 3
스티븐 와인버그 지음, 신수진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7월
평점 :
[북멘토 그림책] 03.
둘째의 비밀
글·그림 스티븐 와인버그
/ 신수진 옮김 / 북멘토 출판
저는 제 또래 중에서도 흔치 않은
5남매 중 넷째입니다.
그래서 늘 불만이 많았지요.
큰오빠는 장남, 언니는 장녀,
작은오빠는 아들, 동생은 막내!
저는 그냥 딸 따위;;
저는 형제관계 속 저의 위치를
늘 이렇게 표현하곤 했는데요.
고향이 워낙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문화가 팽배한 지역이기도 했고,
부모님이 이토록 자녀를 많이 둔 이유가
아버지가 외동이셨기 때문이었던 터라,
둘째 아들은 둘째라도 귀한 대접을 받았지만
넷째 딸은 별 존재감을 갖기가 어려웠거든요. ;;
제가 이렇게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된 건
재미난 그림책 한 권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책, <둘째의 비밀>인데요.
책은 형과 여동생 사이에 끼인 아이,
둘째의 하루 일과를 통해
둘째의 고달픈 일상을 보여줍니다.
아침을 먹는 시간을 아껴
그림을 그리고 있던 둘째!
하지만 여기저기서 시끄러운 상황이 이어지더니!
아뿔싸! 둘째의 그림 위로
첫째와 막내가 엎지른 물과 우유가 쏟아집니다.
가운데 앉은 게 무슨 죄란 말인가요!
둘째의 수난은 이 뿐만이 아니죠.
형은 내가 원하지도 않는 놀이를 하자며
꼬드기더니 혼자만 재미있고
나는 하나도 즐길 수 없는 놀이에
나를 이용하기만 하고
형 대신 동생이랑 좀 놀아보려니
동생은 조금만 수가 틀려도
제 뜻대로 안 된다고 으앙~ 울음을 터뜨리니
엄마의 불호령은 둘째에게만 쏟아집니다. ㅜㅜ
저 역시 어린 시절 이런 기억이 많은데요.
언니오빠들은 위로 셋만 뭉쳐서
트럼프도 하고, 고스톱도 치고는 했는데
저는 어리다며 끼워주지도 않고,
부모님이 뭐하시나 망이나 보라고 하기 일쑤였는데요.
언니오빠들이 묵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앉아 망을 보며 동생이랑 놀아줘야 하는
제 처지가 너무 화가 나고 했답니다. ^^;
그래서 그 때 제가 제대로 못 배워서
제가 여태 고스톱을 잘 못 치는 것 같기도 하고요. ;;
하지만 둘째라고 마냥 불리한 것만 있으면
너무 서운하겠죠?
책의 주인공 둘째는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장점을 십분 살려
형과 동생은 모르는 나만의 비밀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그 비밀을 바탕으로 형과 동생 사이에서
절묘한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합니다. ^^
돌이켜 보면 저 역시 딸 따위였던 제 환경이
저의 성장에 도움이 된 점도 많았는데요.
가족 중 유일하게 애교를 지니게 된 것도
존재감이 없을 수밖에 없는
저의 처지를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생존전략으로 길러진 게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또 언니오빠들 어깨너머로 배운 것들 덕분에
서당개 흉내를 내며 공부도 수월하게 한 편이고,
어떤 행동을 하면 혼나는지를
보고 배워서 별로 혼나지 않고
클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답니다.
요즘은 3남매 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닐 텐데요.
하지만 많지 않기 때문에
중간에 끼인 아이는 더욱
속이 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의 고단함을 공감해줄 친구를 만나기가
더욱 어려울 테니까요. ;;
그런 속상한 아이들에게 이 책,
<둘째의 비밀>을 만나보게 해주고
엄마가 많이 공감을 해준다면
아이도 조금이나마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활용해본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