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부르면 그래 책이야 40
정이립 지음, 전명진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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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책이야] 40 #결의 #우정 #자전거

내 이름을 부르면

정이립 글 / 전명진 그림 / 잇츠북어린이 출판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했습니다.

책 소개를 보고도 내용이

온전히 짐작이 되지 않아

더 빨리 만나보고 싶었던 책인데요.

 

바로 [그래 책이야] 시리즈의 마흔 번째 이야기,

<내 이름을 부르면>입니다.

이미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그래 책이야] 시리즈는 아이에게도 제게도

그야말로 글밥 책 최애 시리즈로 손꼽힙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의 신간이 나올 때면

누구보다 빨리 만나보는 편인데요.

이 시리즈의 이야기들은

약간의 환상과 판타지가 공존하는 이야기들이

좀 많았던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저희 아이가 특히 더 이 시리즈에

흠뻑 빠졌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번 이야기는

살짝 판타지가 가미돼 있으면서도

또 지극히 일상적이고,

한편으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감성도 슬며시 채워주는

향수를 자극하는 이야기들도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약간은 쓸쓸한 듯, 담담한 어조도

엄마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하고요.

결론은 저희 아이는 이번에도 책을 펼치자마자

그야말로 앉은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단숨에 읽어내더라고요. ^^

이 책의 주인공은 자전거입니다.

새 자전거가 갖고 싶었던 영호가 슬그머니

개천 옆 산책로에 자전거를 버리고 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건데요.

 

사실 이 자전거에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마음씨가 있다는 건데요.

 

주인이 이름을 붙여 일곱 번 부르면 마음씨가 생긴다.

마음씨는 주인의 사랑을 받고 자란다.”

라고 자전거는 직접 마음씨를 갖게 된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마치 김춘수 시인의 처럼 말이죠.

그런데 사실 이 자전거의 첫 주인은 영호가 아닙니다.

처음 이 자전거가 마음씨를 갖게 된 건

준희라는 첫 주인이 황금날개라고

이름을 불러준 뒤부터였고,

그렇게 준희, 찬희 형제를 거쳐,

시골로 팔려 갔다가 다시 영호의 손에 들어오게 된 건데요.

그야말로 오래된 자전거인 셈입니다.

 

저희 집 큰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얘기를 꺼냅니다.

내 자전거엔 뭐라고 이름을 붙일까? 씽씽이?”

너무 뻔한 이름이라고 더 생각을 해보랬더니,

자전거에 영국 국기가 그려져 있으니

유니언 잭에서 따온 이라고 부르겠다고 하더라고요. ^^

 

사실 저희 아이는 자전거를 잘 못 탑니다.

겁이 많아서 씽씽 달리질 못하고,

그러다 보니 퀵보드는 타도

자전거는 잘 끌고 나가지도 않는 편이었는데요.

아이가 이 책을 읽더니,

내일부터 등교하는 길에 본인 자전거를

쓰다듬어주고 돌아오는 주말에 비가 오지 않으면

꼭 자전거를 타러 나가겠다고 다짐을 하더라고요.

과연 이번엔 아이가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전거를 편하게 탈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오면

그렇게 여러 주인을 거치면서도 마음씨를 유지했지만

흐르는 세월 앞에 어쩔 수 없이 점점 낡아가던 황금날개

결국 영호에게 버림받아 산책로에 홀로 남겨지게 된 건데요.

어느 날 동네 남자애들이 와서

개울가로 옮기고는 돌팔매로

쓰러뜨리는 놀잇감으로 삼기도 합니다.

 

여기저기 물건을 잘 흘리고 다니는

저희 아이는 이 대목을 읽더니

지금까지 본인이 잃어버린 여러 장난감이나 물건들도

누군가에게 이런 대접을 받았을 것 같아

미안하고 속상해진다고 하더라고요. ;;

 

다행히 형섭이가 나타나 자전거를 데려가는데요.

하지만 형섭이의 형은 버려진 자전거를

주워왔다고 시비를 걸고요.

심지어 황금날개에 돌을 던졌던

동네 남자아이들이 알고 보니

형섭이와 한 반이었던 데다

형섭이와 반장 선거에 입후보했다가

낙선한 앙심으로 계속 형섭이에게

시비를 거는 아이들이었던 터라

황금날개는 여러모로 불안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형섭이는 주위의 이런 시비에도

황금날개의 마음씨를 더욱 키워주는데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내내

우리 아이도 형섭이처럼 자라게 하고 싶다

생각이 떠나지 않을 만큼

그야말로 반듯한 형섭이의 모습에 반하고 말았답니다.

자신이 가진 용돈의 한도 내에서

최소한의 장비 교체만 하고,

모자란 부분은 자전거 가게의 허드렛일을 도와가며

손수 자전거를 손보고 다듬어가는 형섭이의 모습!

정말 우리 아이 주변에 이런 친구 없으려나,

우리 아이들이 이런 아이들로 자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계속 생각하게 하는

정말 욕심이 나는 모습이었습니다.

 

간혹 주변을 보면 우리 아이 기 죽이기 싫다는 이유로

제가 보기엔 지나쳐 보일 정도로 아이가 원하는 걸

거르지 않고 다 들어주는 경우들을 볼 때가 있는데요.

 

굳이 지나친 가난을 경험하게 해줄 필요까진 없겠지만

적당한 결핍의 경험은 아이를 바르게 성장시키는

중요한 덕목이라는데 데에

다행히 저희 부부의 의견이 일치하는 터라

저희는 책이나 장난감 등도

중고로 구입해 주기도 하고

아이들이 바라는 게 있어도

지속적으로 꾸준히 요청하는지를

시간을 두고 지켜본 후

꼭 필요한 것들만 사주는 등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기죽지 않는 당당함

넉넉한 여건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오히려 그런 환경은 이 책에 등장하는

형섭이를 괴롭히는 세진이 무리와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으니까요.

당당함이란 외부 환경을 통해 얻는 게 아니라

본인 내면에서 우러나야 진짜인 법이니까요.

그런데 의외였던 건,

바로 형섭이 형의 마음 씀씀이였습니다.

사춘기인가 싶게 괜히 형섭이에게 시비를 걸고

차갑게 굴던 형이 심지어 어느 날은 마시던 콜라를

황금날개에 뿌리기까지 하는데요.

 

하지만 알고 봤더니 그게 시비가 아니라

황금날개의 녹을 없애주려는

시크한 애정 표현이었더라고요. ^^

 

엄마도 아빠도 하나씩 황금날개에 선물을 해줘서

황금날개가 완전히 새 것처럼 변신하게 됐거든.

무엇보다 내가 기뻤던 건 형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서 참 좋았어!”라며

저희 아이도 무척 기뻐하더라고요. ^^

 

그렇다면 과연 형섭이와 황금날개에게

처음부터 계속 시비를 걸어대던 세진이와 친구들은

형섭이와 화해를 할 수 있을까요?

또 누가 빠른가 시합을 하기로 한

세진이와 형섭이의 시합에서

황금날개는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그 결과는 여러분이

<내 이름을 부르면>을 직접 읽고 확인해보는 게 좋겠죠?

 

저희 아이에게도, 제게도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해주었던

<내 이름을 부르면>!

넘치게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이 꼭 한 번 읽어보고

형섭이의 지혜로운 삶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교재를 제공받아

직접 활용해본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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