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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여도 괜찮아 - 끈기 ㅣ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강여울 지음, 박로사 그림 / 소담주니어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 동화] 끈기
꼴찌여도 괜찮아
강여울 글 / 박로사 그림 / 소담주니어 출판
저희 아이는 올해 들어 매일 학교에 갑니다.
작년에 비하면 그나마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제법 엄하신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주 사소하게도 허튼 짓을 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남는 시간 짬짬이 책을 보는 건
얼마든지 허용해 주신다고 하는데요.
가령 수학 수업시간이나 단원평가 때
친구들보다 빨리 문제를 풀고 나면
개인적으로 가져간 책을 봐도 된다고 하신다는데요.
저희 아이가 그런 자투리 시간에
보기 아주 좋다며 요즘
이미 본 책이라도 늘 가방에
여분으로 갖고 다니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소담출판사에서 나온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시리즈인데요.
그 중 가장 먼저 만나본 책이 바로 이 책,
<꼴찌여도 괜찮아>입니다.
이 시리즈는 그림책에서 글밥책으로
넘어가는 친구들에게 그야말로 제격인 책입니다.
글밥책이 맞긴 하지만
글자가 큼직큼직하기도 하고,
그림들도 곳곳에 풍부하게 삽입돼 있습니다.
또 전체 분량도 80페이지 안팎으로
그다지 많은 편도 아니지만
그 안에 각각의 단편들이 모여 있어서
하나의 스토리 호흡이 길지도 않아
처음 글밥책에 도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시리즈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전하는 메시지도 저학년 친구들이
꼭 익혀야 할 여러 인성 덕목들을
흥미로운 스토리를 통해 일깨워주고 있어
아이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 테고요.
<꼴찌여도 괜찮아>는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는데요.
그 에피소드를 아우르는 소재로
토끼와 거북이의 ‘거북이’를 화자로 내세웁니다.
거북이가 만났던 여러 아린이들의 사례를 통해
일상생활 속 끈기가 필요한 순간,
끈기의 장점 등에 대해 알려주는 식인데요.

첫 번째 에피소드인
‘미련 곰탱이의 사람 되기 대작전’은
저희 아이가 크게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진규만큼일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아이도 지난 한 해
엄마랑 지나치게 집콕을 하면서
살이 급격히 올라서
요즘 운동도 하고 간식도 극도로 줄이며
몸무게를 관리하고 있거든요.
밥을 굶어서 짧은 시간 안에 살을 빼려 했던 진규가
끈기 있게 노력을 해서
조금씩 체중을 줄이는 이야기를 보며
저희 아이도 때로는 힘이 들어서
운동을 안 가고 싶은 날도 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운동을 해야겠다며
스스로 다짐을 하더라고요. ;;
적어도 당분간은 운동을 가네 마네로
실랑이를 벌일 일은 안 생길 것 같아
엄마도 책을 권해준 보람을 제대로 느꼈네요. ;;

끈기가 필요할 때가 어디 다이어트뿐이겠습니까?
‘연두의 꿈’이라는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연두 이야기를 통해서도
끈기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데요.
연두는 그림 그리는 걸 무척이나 좋아해서
화가가 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연두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는데 있는데요.
아이들의 놀림에 잔뜩 위축됐던 연두에게
거북이는 화가 세잔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연두에게 끈기의 또 하나의 비밀을 알려주는데요.
바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저희 아이도 그림 그리는 걸 무척 좋아합니다.
하지만 미술학원에 다니고 싶어하진 않아요.
동네에 수소문을 한 끝에
좋은 유기농 재료를 쓰고
다양한 도구들을 모아놓은 섹션에서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유니크한 미술학원에 등록을 해주기도 했지만
아이가 얼마 안 다니다가 거부를 했는데요.
바로 정해진 재료에서
‘은근히’ 정해놓은 주제를 유도해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분위기가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희 아이는 그야말로 자유롭게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는 걸 원했던 거죠. ;;;
그래서 요즘은 그냥 집에서 틈이 날 때마다
뭔가를 끈임없이 그려대고
주말에는 페인팅 작업까지 열심히 합니다.
그게 아이가 원하는 방식이니까요.
아이가 연두에 에피소드를 읽고 나더니
“내 생각이 맞았어.
내가 친구들보다 그림을 잘 못 그리긴 하지만,
나는 내 마음대로 그림을 그릴 때가 제일 행복하거든.
앞으로도 미술학원은 다니지 않을 테야!”
라고 선언을 하더라고요. ^^;
네네~! 친구들이 그림을 더 잘 그린다고
툴툴대고 속상해하지만 않는다면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방식으로 하는
지금의 상태를 충분히 지지해주어야지요. ^^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거다‘
라는 말을 사람들이 간혹 하기도 하는데요.
이 에피소드를 읽고 나니,
결국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그렇게 끝까지 살아남기도 어려운 법이라는 걸
저 역시 또 한 번 깨달았는데요.
저희 직업군도 타고난 소질이 필요한 직업군이긴 합니다.
하지만 결국 타고난 소질로 이 분야 일을
빼어나게 잘 하는 사람보다
이 일을 좋아해서 끝까지 해내는 사람들이
끝까지 남아 있긴 하더라고요.
삶에는 수많은 유혹과 시련이 있기 마련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려면
좋아하지 않고서는 길~게~~
해내긴 어려운 법이니까요.
늘 바라왔던 바지만, 또 다시 한 번
아이가 저처럼 돈벌이가 되느냐 문제 이전에
본인이 좋아해서 업으로 삼고 싶은 일을
꼭 찾아낼 수 있길 다시 한 번 기도하게 됩니다.

마지막 에피소드 ‘내 인생의 챔피언’은
아이도 저도 가장 많이 감동한 이야기인데요.
제가 아이에게 늘 강조하고 싶던 이야기를
남우의 아름다운 도전을 통해
제대로 보여주는 이 에피소드를 읽고
아이도 많은 생각을 했나 보더라고요.
늘 최고가 되고 싶고,
늘 주목받고 싶은 아이이기에
더욱 과정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었는데요.
아이도 앞으로 남우와 같은 친구가 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고백을 하더라고요.
잘하는 것만 하고 싶어 하고
잘 하지 못하는 것들에
잘 도전을 하지 않는 자신을 반성하며 말이죠. ^^;
엄마의 백 마디 잔소리보다
이런 책을 통한 깨달음이
더욱 깊은 울림이 되는 법이라는 걸
이 책, <꼴찌여도 괜찮아>를 읽은
아이와 얘기를 나누면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살펴본 것처럼,
유치부에서 초등 저학년까지
그림책에서 글밥책으로 넘어가는 걸
어려워하는 친구가 있다면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시리즈를
만나보면 딱 좋을 것 같아요.
글밥책 과도기도 극복하고,
삶의 피와 살이 되는 소중한 교훈들도 스스로 깨닫는
일석이조의 독서시간이 돼 줄 테니까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