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애르사애 책가방 속 그림책
이범재 지음 / 계수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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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속 그림책]

노스애르사애

이범재 글·그림 / 계수나무 출판

 

고운 색깔의 꽃잎이 가득 채워진 표지에

일단 눈길이 가서 만나보게 된 책,

<노스애르사애>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림만 예쁜 책이 아니었습니다.

깊은 울림이 있는 이야기였는데요.

<노스애르사애>

나비 애벌레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알에서 꿈틀꿈틀

애벌레들이 빠져나오는데요.

그런데 여기!

다른 친구들보다 한참 늦게,

그것도 친구들이 살짝 알을 깨물어 주고서야

뒤늦게 알에서 빠져나온 애벌레 한 마리가 있습니다.

이 친구가 바로 주인공,

노스애르사애입니다.

 

저희 아이는 이 책을 통해

애벌레들이 알에서 빠져 나와 자신이 머물던

알껍질을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는데요.

노스애르사애는 알 껍질은 맛나게 먹었지만

다른 친구들처럼 나뭇잎을 먹진 않았습니다.

그러니 다른 친구들보다 왜소하기만 한데요.

친구들은 그런 노스애르사애를 이해하지 못했죠.

나뭇잎을 부지런히 먹어두지 않으면

나비가 될 수 없을 텐데 말이죠!

 

노스애르사애도 친구들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모두 꿈이 같을 수 있지?”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이 문장에 함축돼 있는 것 같습니다.

공부를 잘하면 의사가 되라고 하는 요즘 세태가

바로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노스애르사애는 작고 약하지만

대단히 용감하고 특별했습니다.

어느 날 몸이 온통 빨갛게 변해 나타난

노스애르사애!

맛 없는 나뭇잎 대신,

노스애르사애는 꽃잎을 먹기로 한 건데요.

친구들과 전혀 다른 몸집과 몸 색깔에도

노스애르사애는 위축되지 않고 당당합니다.

 

이즈음에서 평소 아이의 어떤 모습이 생각나서

말을 꺼내 봤는데요.

아이는 원복 입는 날은 무조건 원복,

체육복 입는 날은 무조건 체육복을 입어야 합니다.

또 본인은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도

친구들이 반팔을 입기 시작하면

추워도 꼭! 하복으로 맞춰 입고 가야 하죠.

 

그래서 슬쩍 물어봤습니다.

노스애르사애가 어떤 것 같냐고요.

노스애르사애는 용감해!

친구들이랑 달라도 신경도 안 써!”

 

그래서 원복 이야기를 꺼내 봤습니다.

앞으로는 친구들과 좀 다르게

입고 가도 괜찮을 것 같으냐고요. ;;

... 그러네. 나도 이제 친구들이랑 달라도 괜찮을 거 같아!

난 노스애르사애가 맘에 들어!”

 

~! 저도 노스애르사애가 맘에 듭니다.

정말 쉽지 않은 용기임을 너무 잘 아니까요.

노스애르사애는 본인이 원하는대로

알록달록한 꽃들을 원하는 대로 먹은 대가로

알록달록한 무지개 빛깔 애벌레가 됐습니다.

정말 유니크합니다.

 

하지만 다른 애벌레들과 달리

노스애르사애는 번데기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 말은 나비가 될 수 없다는 말이지요.

 

남들과 다른 건 멋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대가는 어떤 식으로든

치르기 마련이지요.

문득 고분고분하지 않았던

저의 젊은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남들과 다른, 유니크해 보이는 선택을 하게 되면

평균을 좋아하는 사회에선

뭔가 희생을 각오해야 하는 법입니다.

저는 그래서 손해를 감수했던 것 같은데요.

징을 맞더라도 모난 돌로 살고 말겠다

저의 젊은 시절 모토였으니까요.

돌이켜보면 나와 다른 타인을

좀 더 너그럽게 이해하지 못한 건

부끄럽고 후회가 되지만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한 것 자체는

여전히 후회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아이들이

너그러운 모난 돌로 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 <노스애르사애>

무척 마음에 듭니다.

노스애르사애는 아름다운 나비가 되지 못했지만

애벌레로 살면서 세상의 많은 곤충들을 만나

친구가 되고 그들의 삶을 엿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주위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오로지 나뭇잎만 먹고, 쑥쑥 자라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되는 길만 걸었던

다른 나비들과 달리요.

그러면서도 또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던 친구들을

배척하지도 않았습니다.

나비가 된 친구들에게 넓은 세상 이야기를

전해 듣기도 하고

자신이 보고 들은 풀숲 깊은 곳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즐겁게 교류도 했으니까요.

비록 애벌레로 생을 마감하게 되겠지만

노스애르사애의 선택,

정말 멋지지 않나요?


화려하고 아름다운 나비를 부러워하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이게 아닐까 싶은데요.

"내 모습 이대로를 사랑해!" 

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노스애르사애만의 당찬 자존감 말이죠! ^^


저희 아이들이 자라서

이렇게 분명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고,

그게 세상의 평균과 다르다고 해도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행복을 위해 걸어가길,

그러면서도 세상의 편견까지도

너그럽게 이해하고 수용해주는

너른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주길 소망해 봅니다.

 

<노스애르사애>, 이 책과의 만남을 통해

아이의 마음속에 그런 용기의 씨앗이

조금은 싹을 틔울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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