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싸울 때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힘
에우달드 에스플루가 지음, 미리암 페르산드 그림, 서승희 옮김 / 봄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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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싸울 때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힘

에우달드 에스플루가 글 / 미리암 페르산드 그림

/ 서승희 옮김 / 봄나무 출판

 

<우리가 함께 싸울 때>

책소개를 볼 때부터 그야말로

엄마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책입니다.

하지만 책을 받아본 순간, 직감은 했습니다.

이걸 큰아이가 온전히 소화하긴 힘들겠구나 ;;

 

역시나 책을 읽던 아이가 말하더군요.

엄마, 이거 다 읽기엔 나한테 좀 어렵게 느껴져,

읽고 싶은 것들만 읽을래?”

아마 아이가 이 책을 제대로 다 읽었다고 들고 왔으면

오히려 아이를 의심했을 겁니다.

그만큼 준비된 아이가 아님을 엄마가 잘 아니까요. ;;

 

하지만 이 책을 만난 걸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그게 언제가 되더라도,

아이가 꼭! 제대로 완독해주길 바라는

책 리스트에 단연 포함되는 책입니다.

 

아이들이 보는 세계사 관련 책은

아무래도 위대한 인물이나 교과서에 나옴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소개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가 이렇게 역사가 크게 주목하지 않는,

하지만 진짜 역사를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사람들의 도전과 저항과 노력의 역사를

꼭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좋은 징검다리가 돼 줄 책이 바로

<우리가 함께 싸울 때>입니다.

이 책을 읽고 더 궁금하고, 더 알고 싶은 것들은

아이가 또 찾아나가게 될 테니까요.

책은 1910년대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흐름에 따른 다양한 민중들의 저항운동들을

시대 순으로 소개하고 있는데요.

아이가 가장 먼저 반응을 한 건

역시 이전에 다른 책에서 접해 본 적이 있고

책에서 가장 먼저 소개되고 있는

서프러제트입니다.

그 때도 다소 어려워했지만

아이들이 제일 많이 머무는 거실 소파 근처에 두었더니

오가면서 한 번씩 꺼내 읽더니,

이번에도 책 첫 장에서 서프러제트를 소개하는 글을 보더니

대번에 아는 체를 하더라고요. ^^

 

프랑스 혁명은 세계사에서 항상

아주 중요한 사건으로 다룹니다.

거의 본격적인 근대의 시작을 알리는

분기점과 같은 의미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자유, 평등이라는 민주적 가치를

가장 근본적으로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라고 하죠.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 자유와 평등의 대상엔

여성이 온전히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서프러제트들의 저항운동으로

여성 참정권이 허용되기까지의 과정 역시

프랑스 혁명 못지않게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가 두 번째로 주목한 건

1970년대 실비아 페데리치가 주축이 돼 벌인

가사 노동 임금 운동입니다.

모성이나 헌신 등의 이름으로 포장해

엄청난 노동임에 분명한 가사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사회운동이었는데요.

아이가 이 운동에 주목했다는 것만으로도 대견했습니다.

아이가 엄마의 가사노동에 대해

한 번이라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을 테니까요.

지금 우리 사회는 여성의 가사노동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생각의 변화가 있었을까요?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사노동은 여전히 온전한 노동의 대가를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 싶어

씁쓸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가 소화 가능한 선에서,

아이의 눈으로 여러 저항 운동을 고르다 보니

우연인지 아닌지 여성 운동들에 주로 주목했는데요.

책에 소개되는 운동들이

모두 여성운동인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독일의 오스트리아 강제 합방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나치가 개최했던 축구 경기에서

애초에 무승부로 짜 놓은 각본과 달리

골을 넣고 독일팀을 이겨버린

오스트리아 분더팀의 저항은

비록 큰 파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폭거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지만은 않았던

오스트리아 인의 기개를

스포츠를 통해 드러내는 독특한 사건이라

저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외에도 현대로 넘어오면

뉴스에서 볼 수 있었던 여러 사건들도 등장하는데요.

정체불명의 해커들의 독특한 사회반란, 어나니머스나

지금은 제법 유명인이 된 그레타 툰베리의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학교 파업 운동도 소개되고,

한동안 전 세계를 떠들석하게 했던

미투 운동도 소개되기도 합니다.

 

세상은 나라를 다스리는 몇몇 정치인에 의해서만

발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범했던 가정주부들, 학생들, 네티즌들, 운동선수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 할수 있는 방법으로

부당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저항하고 맞서온 역사를

차분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그들이 아닌 우리가 바꾸는 겁니다.

우리가 요구하고 저항하지 않으면

기득권을 가진 위정자들이 덥석

세상을 바꿔줄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아이가 이런 책을 접하고 엄마와 얘기를 나누면서

그 근본적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에너지를 키워나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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