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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생명의 가치 있는 삶과 죽음 ㅣ 초등 철학 토론왕 3
오진원 지음, 신성희 그림 / 뭉치 / 2021년 5월
평점 :
[초등철학 토론왕 03]
하나뿐인 생명의 가치 있는
삶과 죽음
오진원 글 / 신성희 그림 / 뭉치 출판
뭉치출판의 초등 ○○왕 시리즈가 많죠.
뭉치 수학왕도 있고요.
과학 토론왕, 융합사회과학토론왕,
그리고 최근 새롭게 하나씩 출시되고 있는
<철학토론왕>이 있습니다.
이 시리즈들의 전권을 본 건 아니지만,
저는 이 뭉치 출판의 이 시리즈들 중
가장~~ 맘에 드는 시리즈가 바로
최근 출식되고 있는 <철학 토론왕>시리즈인데요.
보통 수십 권씩 나오는 시리즈 물들의 경우
작가들도 다양하고 하다 보니
각 권마다 만족도가 다소 들쑥날쑥할 수 있는데요.
최근에 나온 <철학 토론왕>는
지금까지 나온 세 권을 모두 만나봤는데
모두 만족스러웠거든요.
<철학 토론왕>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가 바로
이번에 만나본 책
<하나뿐인 생명의 가치 있는 삶과 죽음>입니다.
‘아이들에게 굳이 죽음에 대해 얘기해줄 필요가 있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더러 계실 것 같은데요.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아이들은 어느 시기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부정적으로 회피하도록만 만드는 건
문제 해결에 그리 큰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주변에서 이런 죽음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고 걱정하고
약간의 강박적 증상까지 보이는 유아기 아이들 이야기를
제법 접해본 적이 있는데요.
통상 영재 판명을 받은 아이들 중에
이런 경향을 강하게 드러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누구나 죽음은 두려워하기 마련이지만,
영재 아이들 특유의 몰입과 예민함, 사색을 즐기는 취향이
이 문제를 더욱 강렬하게 느끼게 되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다행히 저희 아이들은 심각한 수준으로
죽음을 두려워하는 양상을 드러낸 적은 없는데요.
하지만 ‘죽음’을 계속 언급하고
“엄마 죽지마”와 같은 말을 하는 시기는
언젠가는 겪고 지나가는 것 같더라고요.
최근엔 저희 집 막내가 그 시기를 겪었는데요.
고맙게도 기간이 길지도 않았고,
강렬한 정도는 아니라서
계속 이야기도 나누고
<이게 정말 천국일까?> 같은
삶과 죽음을 생각해볼 수 있는
그림책들도 책도 읽도록 해주다 보니
요즘은 점점 양상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아주 사라지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아주 강렬한 두려움이 옅어지는 것뿐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때문에 막연히 회피하기 보다는
스스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건강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게
아이들에게도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왜냐하면 언제 어떤 식으로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실제 죽음을 직면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거니까요.
<하나뿐인 생명의 가치 있는 삶과 죽음>에 등장하는
주인공 환희 역시 그런 케이스입니다.
뭉치 토론왕 시리즈의 시그니처답게
첫 시작은 역시 만화로부터 되는데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환희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전개됩니다.
환희네는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서
할아버지가 양육을 전담하다시피 해주신 가정인데요.
요즘은 워낙 맞벌이 부부들이 많다 보니
이렇게 조부모님들이 손주들을 돌봐주시는 가정이
정말 많은 편이죠.
그러니 환희와 할아버지의 관계는
그야말로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 할아버지께서 어느 날 갑자기
화장실에서 넘어지는 사고로
황망하게 세상을 떠나시고 맙니다.
너무 급작스럽게 할아버지와 이별하게 된 환희는
당연히 이 현실이 믿기지도 않고,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데요.
바로 그런 환희의 일상과 생각의 흐름을 쫓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뭉치 토론왕 시리즈들처럼
이 책에서도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해당 장과 관련이 있는 관련 정보를
부연 설명하는 페이지와
해당 장과 관련이 있는 주제의
토론거리를 제시해 아이들이
보다 다각도로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각 장의 말미에 제공되는 페이지들야말로
어쩌면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배경지식을 제공하고
시야를 넓혀주는 페이지라서
아이들이 이 부분을 읽지 않고
넘어가지 않도록 격려해주는 게 좋을 것 같더라고요.
저희 아이는 이 배경지식 제공 페이지 중에서
‘2장. 죽음이 두려워지다’ 말미에 제공되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주제로
각 문화권별로 어떻게 다르게 생각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해놓은 페이지가
무척 흥미로웠다고 했는데요.
여기저기 책을 통해서 한번쯤 본 적이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이렇게 한 번에 정리해 놓으니
한 눈에 비교해보니 더 잘 이해가 됐다더라고요. ^^
이렇게 환희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3장. 저승은 정의로울까?’에서는
우리나라에 전승돼 오는 ‘덕진다리’에 얽힌
염라대왕을 만난 사또 이야기가
액자 구성처럼 소개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이야기 속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죽음에 대한 관점을 전달하고
죽음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고민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 ‘5장. 살아 있지만 살아 있지 않은 것 같을 때도 있다’에선
이른바 ‘히키코모리’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의 예를 들어
단순히 살아 있는 것의 소중함 너머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슬그머니 던져주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하나뿐인 생명의 가치 있는 삶과 죽음>은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음이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지나치게 어렵지 않은 예를 통해
아이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다방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데요.
또 [초등철학토론왕] 시리즈 말미에는
그야말로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독후활동 페이지들이 등장하는데요.
초등4학년 이상의 아이들이라면
이 부분까지도 끝까지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초등철학토론왕] 시리즈가 무척 마음에 드는 건
이렇게 어른들에게도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최대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너무 지나치지 않게 너무 겉핥기도 아니게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다방면으로 삶의 문제를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를 잘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수학적 지식이나
과학적 지식을 하나 더 쌓는 것보다
삶의 지혜를 스스로 깨달아가는 것이
더 큰 자산이라는 생각을 하는 저로선
앞으로도 뭉치 출판의 [초등 철학왕] 시리즈는
진심으로 후속작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드는
정말 흔치 않은 시리즈입니다!
생각하길 좋아하는 초등 중학년 이상 친구들에겐
정말 좋은 선물이 돼 줄 [초등 철학왕]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도 얼른 만나보고 싶네요!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