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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마음공부 ㅣ 불경 마음공부 시리즈
페이융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5월
평점 :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인생이 편안해지는
반야심경 마음공부
페이융 지음 /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출판
요즘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야말로 고민거리를 끌고 와서 하는 고민이지요.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스스로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것도
참 중생스러운 거 같아요. ;;
스스로 고민거리를 만들고
그 고민거리에 치여 갈피를 못 잡고
마음이 붕붕 떠다니고 ;;
그래서 이 책을 더 만나보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친정 엄마가 워낙 독실한 불교신자인지라
외우려고 외웠다기보다
하도 많이 듣고 읽어서
외워지게 된 거의 유일한 불경,
그게 바로 반야심경입니다.
반야심경은
불경의 그야말로 입문이라고 할만큼
불교신자라면 누구나 몇몇 구절은
따라할 수 있을 만큼 가장 널리 알려진 불경이기도 하고요.
그 옛날 ‘아제아제 바라아제’라는
영화도 있었으니 마지막 구절은
정말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을 테고요.
반야심경을 외울 수 있게 된 건
무려 30년은 족히 된 것 같은데
대략 한자에 의해 뜻을 짐작하는 구절이 있을 뿐
한 번도 그 의미 하나하나에 대해
알아보려고 노력했던 적은 없는데요.
그래서 이번에 만난 <반야심경 마음공부>를 읽는 시간이
제게는 정말 값지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책의 본문이 시작하기 전에
반야심경의 원문과,
이를 우리말로 해석해 놓은 페이지가 등장하는데요.
제가 책을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보니
여러 번 끊어 읽을 때마다
일부러 노력해서 이 부분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이어 읽으려고 노력을 했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만나 보는 불경이라
그렇게라도 소위 말하는 ‘공덕’이 조금이라도
쌓이길 바라는 날라리 불교신자의 얄팍한 욕심 때문이지요. ;;
하지만 꼭 그것만이 아니더라도
반야심경의 우리말 해석을 읽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심적 안정과 위로를 받을 수 있었는데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다들 아시죠?
이 책을 읽는 동안에 그 말을
정말 많이 떠올리게 됐습니다.
초등 고학년 때부터 장난 반 눈치 반
기도하는 엄마 옆에서 수없이 외웠던 반야심경이
말하고자 하는 뜻을 페이융의 깊이 있고 친절한 해설을 통해
다시 한 번 의미를 하나하나 새기며 읽어나가다 보니
매번 책을 새로 펼칠 때마다 읽게 되는
‘반야바라밀다심경 해석’ 페이지의 내용이
더 깊이 있게 다가오고
더 크게 위안이 돼 주더라고요.

특히 페이융의 반야심경 해석은
단순히 한자 뜻의 풀이나
싯다르타 당대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역사적 설명에 그치지 않고,
동서양의 철학과 문학을 넘나들며
다양한 부연 설명과 해설이 곁들여져서
단순히 불경 해석을 익히는 그 이상의
마음공부 시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불경연구가라는 페이융은
1990년부터 불경을 연구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그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는데요.
이 책을 읽고 나니
그의 다른 저서들도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특히 엄마가 읽어보라고 그토록 권해도
끝내 한 번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금강경을 해설한 책
'초조하지 않게 사는 법'이나
엄마가 사경을 하며 수많은 공을 들였던
'법화경을 해설한 '법화경 마음공부'는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이 책 <반야심경 마음공부>는 1장부터 8장에 걸쳐서
반야심경의 문장을 해석하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내용을 읽으면서 흔히 대중에게 알려진 기복신앙과 같은 불교가 아닌
철학에 더 가까운 본연의 불교의 모습을
좀 더 명확하게 만나볼 수 있어서
막연했던 불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또 한 번 더 깊어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불교가 종교라기보다는
유교처럼 일종의 세계관이자 신념,
철학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무신론자에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종교를 묻는 항목이 나오면
늘 망설임 없이 불교를 쓰는 게 크게
불편하지 않기도 하고요.
워낙 어려서부터 불교 자체나 불교문화에 익숙해서
불교 용어가 크게 낯설지 않은 편이지만
그래도 이 책이 솔직히
마냥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엄마의 신앙이 불교였을 뿐
저는 그저 엄마를 따라만 다니고
1년에 한 번 초파일에나 절에 기웃거리는
날라리 허울뿐인 불교신자이다 보니
역시 한계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심란하고,
책이 잘 읽히지 않을 때는
각 챕터마다 마지막에 한 문장씩 소개되는
글귀만 읽어도 생각에 잠기게 되고 위안이 되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필요가 없는지
어렴풋하게나마 답을 찾아나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앗습니다.
그 중 한 문장만 소개해 드리면
‘2장. 단단한 마음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진실’의
두 번째 챕터인 ‘눈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아라’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문장을 알려드리고 싶은데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수시로 바뀌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있음을 안다면
그 때 비로소 자아의 비좁은 세상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
라는 문장인데요.
깨닫기 어렵고 실천하기 어려운 문제이긴 하나
이 문장을 반복해서 읊조리고 되새기는 것만으로도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착하고
뚜렷하게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을 자꾸만 쫓으려고 하는
지금의 제 마음을 달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은 문장입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하제 모지 사바하’라는
주술 같은 문장으로 대중에게도 낯설지 않은,
그리고 가장 짧고도 익숙한
반야심경에서부터 불교의 진짜 본 모습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이 책 <반야심경 마음공부>를 만나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저도 조만간 페이융의 다른 불경 해석 책들도 만나봐야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