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개 슈트로이너 가족이 반려인을 찾습니다!
크리스티안 틸만 지음, 마이케 퇴퍼빈 그림, 박성원 옮김 / 나무말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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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개 슈트로이너 가족이

반려인을 찾습니다!

크리스티안 틸만 글 / 마이케 퇴퍼빈 그림

/ 박성원 옮김 / 나무말미 출판

 

책의 제목이 적힌 플래카드 밑에

강아지 다섯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그런데 반려인을 찾는다?

사람이 반려견을 찾는 게 아니라,

강아지가 반려인을 찾다니!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죠? ^^

 

사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는

약간 뜨끔~했습니다.

책이 생각보다 좀 두꺼웠거든요.

아직도 아주 두꺼운 두께의 책에는

거부감이 좀 있는 아이라서

안 읽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조금은 투덜대던 아이가

책을 펼치더니 어느 순간부터

까르르 까르르 웃어대며 책을 읽고 있는 겁니다. ^^

대체 무슨 이야기이기에 아이가 저렇게 웃어가며 보나

저도 내용이 막 궁금해질 정도였답니다. ^^

이야기는 슈트로이너 가족의 대청소날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슈트로이너가 떠돌이라는 뜻의

독일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요.

<떠돌이 개 슈트로이너 가족이 반려인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을 다시 보니 독일어 슈트로이너의 뜻을 아는 사람이

많진 않겠지만 약간 역전 앞같은 제목인 거네요. ;;

 

하여튼 슈트로이너 가족은

이름 그대로 떠돌이 개 가족입니다.

아빠 슈트로이너와 엄마 스칼렛 부부는

책임감 강한 오빠 엘비스와 달리기 선수 여동생 치코,

애교쟁이 막내 여동생 데이지,

이렇게 3남매를 두고 있습니다.

 

폐차장 한 구석에서 살던 가족은

폐차장이 부서지면서 숲의 가장자리,

빈 여우굴에 거처를 마련하고 산 지

1년 정도 됐다고 합니다.

세 꼬맹이는 숲속을 누비다가

엄청난 비밀모의 현장을 발견합니다.

바로 슈트로이너 가족을 숲에서

내쫓아버려야 한다고 작당을 하고 있는

멧돼지 무리의 이야기를 엿듣게 된 거죠.

그런데 이런 대목이 등장합니다.

 

그 개들은 이곳에서 사라져야 해.

살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단 말이야!”

 

아이는 당연히 지나쳤지만,

제가 읽다보니 섬뜩했던 문장이었습니다.

어디서 본 것만 같은 문장!

혹시 떠오르는 사건이 있으신가요?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아시아인 증오범죄 사건!

그 범인들도 대부분 이 말을 했다고 합니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제가 오버한 거 같다고요?

하지만 책 말미에 등장하는 작가의 말에서 작가 역시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답니다.

그러니 이 책,

<떠돌이 개 슈트로이너 가족이 반려인을 찾습니다!>

단순히 재미있게 의인화 된 동물 우화만은 아니라는 얘기죠.

 

이 멧돼지들은 슈트로이너 가족의

보금자리를 찾아와 마구 훼손하고,

심지어 기한을 정해주고

그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까지 합니다.

 

가족은 이 터전을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묘안을 생각해내죠.

반려인을 집에 들이는 겁니다. ^^

이 책에 등장하는 강아지들은

개가 사람을 데리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개가 사람을 길들인다고도 생각하지요.

목줄을 사람이 끄는 게 아니라

개가 사람의 앞발에 줄을 묶어 준다고 생각하고요. ㅋㅋ

 

엄마 이 책 내용 저번에 읽었던 책이랑 좀 비슷해

네 그렇습니다.

세부 내용은 당연히 다르지만,

기본 콘셉트가 굉장히 유사한 책을

그것도 바로 얼마 전에 읽었답니다.

바로 <웨지와 기즈모>라는 책인데요.

https://blog.naver.com/taterre/222278034106

여기에 등장하는 기니피그와 강아지도

사람들을 자신들이 보살피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상상에서 이야기가 출발하거든요.

 

물론 소재만 유사하고 전개 내용이나

전달하는 메시지는 또 전혀 다릅니다.

하긴, 갈수록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증가하는 요즘 같은 추세에

누구라도 한 번쯤은

이 반려동물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혹은 내가 지금 이 반려동물을 길들이는 건지,

이 반려동물이 나를 길들이는 건지

헷갈려하는 경우도 종종 생길 법도 하고,

실제로 그럴 때가 있다는 얘기도 여러 번 들었고요.

 

더구나 무엇보다 반려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 거의 없을 테니

이런 반려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역전시킨 소재를 활용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녹여낸다면

아이들이 훨씬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메시지를 흡수하기 좋을 테고요.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오면

그렇게 멧돼지 무리로부터 협박을 받은

슈트로이너 가족은

멧돼지 무리들이 망가뜨린 여우굴을 피해

슈트로인이 오래 인연 맺어온

지인의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되는데요.

그 존재는 놀랍게도 그들이 도망쳐 왔던 무리 중 하나인

멧돼지 키르슈네 집입니다.

그곳에서 멧돼지 사회에서의 변화를 알게 되는데요.

멧돼지 브롬베어와 크라우티가

숲의 주인은 멧돼지라며,

다른 동물들을 숲에서 내쫓자고 선동하고 다닌다는 거죠.

처음엔 그들의 말을 비웃던 멧돼지들도

서서히 그들에게 동조하며 그룹지어 다니며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또 지난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통령이 된 후 멕시코와의 국경에

진짜로 거대한 벽을 세우고,

이민법을 강화해 많은 이들을

미국 밖으로 쫓아내려 했던 그 대통령 말이죠.

처음 그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땐

미국 지성 사회는 그를 비웃고, 조롱했지만

결국 그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은 생각보다 많았고,

결국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에 오르게 됐죠.

그런데 저희 아이가 가리킨 대목은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나비가 하는 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거예요.

.. 무슨 말이지? 했는데

제가 직접 책을 읽어보니,

가장 결정적 순간에 이 나비의 활약이

제대로 빛을 발하게 되더라고요. ^^

여하튼 슈트로이너 가족은

반려인을 갖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데요.

애초에 반려동물을 갖고 싶었던 데이지가

한 눈에 반해버린 반려인 후보를

힘으로 끌고 오려다 실패하는 사건을 겪게 됩니다.

대신 반려인 후보의 발굽한 짝을 획득해 오게 되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발굽은 바로 신발입니다. ^^;

저희 아이는 그 신발을 획득하는 과정을 읽으며

진짜 까르르 까르르 웃어대더라고요.

 

첫 번째 실패를 교훈 삼아 가족은

반려인을 들이기 전

반려인에 대한 공부를 하기로 합니다.

 

우리 사람들도 과거에 비해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들이기 전에

여러 가지를 알아보고, 공부하며

반려동물을 맞을 준비를 하듯이 말이죠.

 

이미 반려인을 데리고 사는 개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직접 반려인 후보의 집을 오래 지켜보며

그의 생활 습성을 관찰하기도 하고요. ^^

 

그리고 마침내! 반려인을 꼬실

각자의 선물을 챙긴 가족은

반려인 집 초인종을 누르고,

반려인 후보가 엉겁결에 문을 연 사이

냉큼 집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하는데요.

아뿔싸!

반려인 후보에게 채울 줄을 찾아

반려인을 묶으려고 집안을 뒤지다가

그만 집안을 그야말로 초토화시켜 버리고 맙니다. ㅜㅜ

반려인 후보는 그래도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니었던지

폭력이 아닌 맛있는 고깃덩어리로

가족을 마당으로 유인해

슈트로이너 가족을 내쫓아 버리죠.

 

하지만 멧돼지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가족은

더욱 열심히 반려인 후보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요.

그 노력의 과정도 진짜 아이디어가 넙칩니다.

동물의 관점에서

사람들의 문명을 이해하는 과정을

정말 위트 있게 잘 표현해 놓았더라고요.

 

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한들

이 반려인 후보 입장에선

어느 날 조깅하던 본인에게 달려들어

난데없이 신발을 물어갔던

강아지 두 마리가 일가족을 이끌고

갑자기 집으로 쳐들어와 집안을 난장판을 만들었는데

이 강아지들을 데려다 보살필 생각을 할 리가 없겠죠.

그러니 마음을 여는 일이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반려인 후보가 슈트로인 가족을

반려동물로 받아들이기로 굳게 결심하는

결정적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나비의 활약이 돋보이는 그 결정적 장면은

여러분이 직접

<떠돌이 개 슈트로이너 가족이 반려인을 찾습니다!>

읽고 확인해보시는 게 낫겠죠? ^^

 

사실 저희 아이는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재미있는 강아지들의 발상과 사람 길들이기에만

흥미와 재미를 느끼며 책을 읽었습니다.

이 나이 때 아이들이면 그게 당연히 자연스러운 거고요.

그래서 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이에게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멧돼지들의 행동이 어떤 것 같으냐고요.

당연히 나쁘지! 강아지들이 피해를 준 게 아닌데

왜 내쫓으려고 해!

근데 그 덕분에 반려인을 만난 건 다행이야

라고 하더라고요. ^^

그래서 깊이 있게 얘기해주진 못했지만

간단하게나마 지금 서양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증오범죄에 대해

이야기 들려주긴 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엄마인 저는

이 이야기의 결말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

인종차별에 빗대어 쓴 우화라면,

이왕이면 슈트로이너 가족이

멧돼지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물리치고,

여우굴로 되돌아가는 이야기였으면 어땠을까 ;;

서양권 국가들에서 차별을 받는

아시아계 사람들이

누군가의 보호를 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고,

애써 일군 터전을 떠나지 않는

더 진취적인 해피엔딩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거든요. ;;

너무 욕심히 과한 건지도 모르겠지만요. ;;

 

어쨌거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게 쓰여 있어서

처음엔 좀 두껍다고 투덜대던 저희 아이도

아주 즐겁게 독서 할 수 있었던,

그러면서 은근히 현 시대의 시사적 고민거리를

잘 건드려주는 멋진 책,

<떠돌이 개 슈트로이너 가족이 반려인을 찾습니다!>

초등 중학년 정도의 친구들이 꼭 한 번은 읽어보고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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