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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혼나는 기술 ㅣ 그래 책이야 38
박현숙 지음, 조히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4월
평점 :
그래 책이야 038
잘 혼나는 기술
박현숙 글 / 조히 그림 / 잇츠북 어린이
잇츠북 출판사의 [그래 책이야] 시리즈는
제가 아주 깊은 고마움을 품고 있는 책이랍니다.
큰 아이가 워낙 글밥 과도기가 길었는데
[그래 책이야] 시리즈 덕분에
글밥 책에 대한 거부감을 훅 줄일 수 있었거든요. ^^
요즘 학교 도서관이 공사 중이라
매일 학교에 책을 가져가는데
엄마가 권해주는 책이 없으면
아이는 꼭 [그래 책이야] 시리즈를 가져간답니다. ^^
그리고 이제는 “이제 빅북 빼고 그림책은 시시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오히려 큰소리를 칠 정도가 됐으니
제가 고마워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니 [그래 책이야] 시리즈의 신간이 나왔다니
냉큼 만나보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더구나 ‘수상한’ 시리즈로 유명한
박현숙 작가님의 책이니 그야말로 냉큼 만나봤지요. ^^
책의 주인공은 도룡이입니다.
도룡이에겐 도호라는 6살 짜리 동생이 있는데
이 녀석 때문에 도룡이는
하루하루가 억울함 투성이인데요.
도호가 먼저 잘못을 한 건데도
형이라는 이유로 늘 더 많이 혼나고
도호는 울음을 터뜨리며 상황을 모면하고 맙니다.
저희 아이는 이 대목을 읽으며 베시시 웃었는데요.
“엄마가 혼을 많이 내긴 하지만
나만 혼내진 않는데 내가 나은 건가?”
ㅋㅋㅋㅋㅋ라며 저를 쳐다보더라고요. ;;
네 ;; 저희 집은 도룡이네랑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동생이 좀 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편이라
가끔 무턱대고 언니 편을 드는 경우도 있으면 있지
동생만 편드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대체로 잘못하면 저는 둘 모두를 혼내기도 하고요. ;;
그런데 속이 터질 것 같던 도룡이가
등굣길에 수용이를 만납니다.
수용이는 수학 숙제를 안 해 온 걸 모면하기 위해
아픈 연기를 하는데 도룡이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는데요.
처음엔 사양했던 도룡이지만,
수용이가 최근 산 보드게임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단 말에
그만 혹해서 수용이의
거짓말 작전에 말려들고 맙니다.
저희 아이는 이 부분도 잘 공감을 못했는데요.
좀 과하게 곧이곧대로 하는 아이인 편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룡이가
수용이의 거짓말을 도와주지 말았어야 했다고 ;;
아주 단호하게 잘라 말하더라고요. ;;
네 사실 맞습니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 법이고,
또 영원한 거짓말은 없는 법이죠.
수용이의 거짓말도 딱 그렇게 됐거든요.
심지어 다른 누구도 아닌 수용이 자신이
거짓말을 탄로 나게 만들고 말았답니다. ;;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벌어집니다.
거짓말을 처음 시작하고 도룡이까지 끌어들인
수용이보다 오히려 도룡이가
더 많이 혼이 나는 분위기가 되고 마는데요
대체 왜 도룡이는 어딜 가나
더 많이 혼이 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수용이에겐 잘 혼나는 엄청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잘 혼나는 기술 1단계는
세상에서 가장 반성하는 표징 짓기,
그리고 2단계는 귀 틀어막기입니다.
도룡이가 유독 더 많이 혼났던 게
바로 이 2단계를 하지 못해서
혼내는 말에 반박을 하려다가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더 많이 혼났던 거죠.
그리고 3단계는 1분에 한 번 정도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것도 최대한 불쌍하게 훌쩍이면서!
ㅋㅋㅋㅋㅋㅋㅋ
저희 아이는 ㅋㅋ
이 3단계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ㅋㅋ 엄마인 제가 무턱대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걸
별로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죠. ;;
수용이의 조언에 따라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끝에
도룡이는 실전에 이 방법들을 써먹어 보는데요.
실제로 방법들이 생각보다
더 잘 먹히는 것 같았습니다.
더 많이 잘못했는데 덜 혼나기까지 하고 말이죠.
도룡이는 이 멋진 기술을
드디어 밉살스러운 동생 도호에게 써먹을
대형 사건을 치고 마는데요.
신기하게도 잘못은 사실 도룡이가 했는데
도룡이가 더 혼이 납니다.
그런데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걸까요?
도무지 맘이 좋지 않아
잠도 잘 오지 않는 도룡이!
저희 아이는 바로 이렇게 도룡이가
괴로워하는 대목이야말로
이 책 전체 내용 중 가장 많이
공감이 됐던 부분이라고 말해 주었는데요.
저희 아이가 워낙 원칙주의자다 보니,
도룡이가 맘의 불편을 느끼는 게
너무나 이해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과연 도룡이는
이 불편한 마음을 어떻게 해소할까요?
그리고 수용이가 알려준 이 멋진 방법이
정말 ‘완벽한’ 혼나는 기술인 걸까요?
그 뒷이야기는 <잘 혼나는 기술>에서
여러분이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죠?
저희 아이는 책을 읽고 나서
수용이가 알려준 잘 혼나는 기술 중
나머지는 별로 사용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었지만 2번은 종종
활용해봐야겠다 싶었다는데요.
음…… 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엄마도 좀 그 방법을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갈수록 말대답이 아주 ㅋㅋ
예술의 경지에 이를 지경이시라 ;;
벌써 이런데 사춘기 오면 오죽할까
그 생각을 이미 종종 할 때가 있거든요. ;;
어른들께 혼날 때의 아이들 심리도 잘 짚어주고
현명한 해답도 바로 제시해준
<잘 혼나는 기술>이었는데요.
기존의 [그래 책이야]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는 결이 좀 달랐던 것 같아요. ;;
저희 아이나 제가 [그래 책이야] 시리즈를
무척 좋아했던 건 적당히 환상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스토리가 많고
또 교훈이라는 것도 직접적인 편이 아니었던 터라
만족도가 높았던 것 같은데요.
이번 이야기는 조금 아동도서의
모범 답안 요소가 많은 편이었던 것 같아
조금 아쉬웠답니다. ;;
그래도 가끔은 FM이 필요하기도 한 법이죠.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