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렌즈로 날아든 새들 - 몽골의 검독수리부터 우리 아파트의 황조롱이까지
김진수 지음, 이한아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몽골의 검독수리부터 우리 아파트의 황조롱이까지

카메라 렌즈로 날아든 새들

·사진 김진수 / 그림 이한아 / 한겨레아이들 출판

 

새들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카메라 렌즈로 날아든 새들>의 책 소개를 보는 순간

어라? 이거 예전에 TV에서 본 거 같은데? 싶은

새들 관련한 사례들이 소개돼서

강한 호기심이 발동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나보게 된

<카메라 렌즈로 날아든 새들>!

이 책의 저자는 1994년부터

한겨레신문과 한겨레21에서

사진 기자로 활동해 왔다고 합니다.

 

아하! 저자 소개를 보는 순간

책에 소개되는 많은 특이 케이스들이

이렇게 잘 기억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

아마도 김진수 기자님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 상당수가 제가 신박한 뉴스거리를 찾아 헤매던

시기와 겹치다 보니 소개된 사례들이

낯이 많이 익었던 모양이에요.

 

이렇게 사진기자가 기자로 활동하며

담아낸 새들에 대한 사진과

사진 기사로는 다 싣지 못한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가 소개되다 보니

기존의 조류 도감과는 전혀 다른,

현장감 넘치고 스토리가 살아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어서

새에 크게 관심이 없는 저 같은 사람도

책의 내용에 흠뻑 빠지게 되더라고요. ^^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1. ‘우리 곁으로 찾아온 새들

소개되는 사연들은 상당수가

각종 언론을 통해 언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사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짧은 뉴스나 신문 기사로는

다 풀어낼 수 없었던 뒷이야기들을

자세히 만날 수 있어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어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가장 먼저 소개된 새는

저자가 김포 굴바위산에서 관찰했던 수리부엉이인데요.

제가 사는 곳에서도 머지않은 곳이라서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이 수리 부엉이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새의 생태를 관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고와, 주의가 필요한지가

여실히 느껴지더라고요.

그토록 예민하게 경계를 했던 수리부엉이들을

어떻게 이렇게 가까이에서 찍었을까 했더니

해답은 바로 무인 카메라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무인 카메라이기 때문에

원하는 찰나, 원하는 앵글을 담아낼 순 없었을 텐데요.

그런 영역을 그림으로 표현해놓아서

아이들이 읽어도 충분히 현장의 상황을

떠올려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점도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

그냥 한겨레 출판에서 나온 책이 아니라

한겨레어린이 출판에서 나온 책이라

이런 세심한 배려가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

그런데 책 23페이지 중간쯤에

어미 새와 신경전을 버리기 일쑤였죠.’라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신경전을 벌이기가 맞는 표현이라

2쇄 인쇄에 들어간다면 이 부분 수정을 해야겠더라고요. ;;

이렇게 수리부엉이처럼 자연환경에 있는

새들을 카메라에 담는 것 외에도

1장에선 다양하고 특이하게 인간과 인연을 맺은

새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특히 주유소 사무실 벽면의

복조리에 둥지를 튼 제비 부부나,

트럭 틈새에 둥지를 튼 딱새 사연은

예전에 다른 언론을 통해서도 접했지만

당시엔 얼마나 둥지를 틀 자연환경이 부족했음

인간의 터전에까지 들어와 둥지를 틀었을까

하는 생각만 했었는데

<카메라 렌즈로 날아든 새들>에서

보다 자세한 사연을 읽고 나니

이 새들과 새들이 둥지를 잘 지키도록

배려해준 사람들의 노력에

가슴이 뭉클해지게 되더라고요.

역시 세상엔 마냥 각박하고

자연을 파괴하느라 급급한 사람만

가득 차 있는 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었고요.

2장의 제목은

국내 철새 도래지를 찾아서입니다.

이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

눈이 가득 내린 철새도래지를 찾아 몰려든다는

많은 이들의 설렘이 책에는

고스란히 소개되고 있는데요.

진짜 그려놓은 것 같은 사진 한 장

제대로 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 덕분에

저는 앉은 자리에서 편안하게

멋진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거겠죠.

 

하지만 역시 인간은 텃새들뿐만 아니라

철새들에게도 여러모로

해가 되는 존재임에는 분명합니다.

영종대교 아래 운염도를 찾았던 장다리 물떼새들!

하지만 해당 지역을 개발하기 위한

인간들의 개입으로 이후 다시는

운염도에서 장다리 물떼새들을

볼 수 없게 됐다고 합니다. ㅜㅜ

공존의 가치를 모르는 인간의 탐욕이

정말 많은 생물들을 위협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돼 무척 씁쓸했습니다. ㅜㅜ

마지막 3장에는 국내에서 벗어나

몽골·시베리아·알타이 탐조 여행에서

만났던 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아마도 우리나라를 찾는 많은 겨울 철새들의

본 고향이 이곳 어디쯤일 테지요.

겨울 풍경과 디졸브 되기 마련인 많은 철새들이

초록초록한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웠고,

철새들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

활동하는 이들의 활약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철새들이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하고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좀 더 자세히 알아갈 수 있는 거죠.

 

이렇게 <카메라 렌즈로 날아든 새들>

저자가 오랜 세월 사진 기자로 활동하며

여러 루트를 통해 카메라에 담았던

조류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여간한 조류도감에서도 잘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생태 정보들을 만날 수도 있고

정말 생동감 넘치는 사진과,

깊이 있는 스토리 덕분에

조류들의 삶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틀에 박힌 도감 사진과

백과사전식의 정보에 식상한

조류 마니아들이라면

<카메라 렌즈로 날아든 새들>

읽어보면 참신한 새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