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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아빠 어디가 - 아이와 마음을 나눕니다 ㅣ 아이아빠 시리즈
남우 지음, 노유이 그림 / 하늘담다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아이와 마음을 나눕니다 [아이아빠]
어디가 / 언제와 / 안아줘 / 놀아줘 / 사랑해
글 디자이너 남우 / 그림 노유이 / 도서출판 하늘담다
표지부터 알록달록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예쁜 그림책 시리즈 [아이아빠]를 만났습니다.
어디가, 언제와, 안아줘, 놀아줘, 사랑해
이렇게 총 5개로 이뤄진 이 책의
핵심 콘셉트는 ‘아이와 아빠’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아빠가 읽어주는 그림책!’이라는 콘셉트였습니다.
책 읽어주는 게 무척 좋다고 다들 말하는데
사실 저희 집은 좀 일찍부터 책을 읽어주지 않았습니다. ;;
아이들 읽기 독립도 빨랐고,
엄마 아빠가 ‘늙은’ ㅋㅋ 맞벌이라는 핑계도 있엇고요.
그래서 이 책을 핑계삼아서라도
아이에게 아득한 기억 속 아빠가 책 읽어주던
추억을 재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답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면 대! 성공이었습니다. ^^
그래서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이나 고마운 책입니다.
책은 꼭 순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까지,
주중일과에서 주말까지~
보통 가정의 아이와 아빠 사이에
벌어질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무엇부터 읽어도 좋습니다.

책 소개를 위해 굳이 순서를 찾아보니
평범한 주중 아침 풍경을 담은
‘어디가’를 먼저 소개하게 됩니다.

<어디가>는 출근하는 아빠를 발견한 아이의
애틋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분주한 평일 아침,
아빠가 깨는 소리에 같이 깬 아이가
계속 물어 봅니다.
“어디가?”
아빠는 분주히 출근 준비를 서두르며
같은 대답만 합니다.
“아빠 늦었다”
그렇게 서둘러 집을 나서려다 문득 돌아보니
작은 아이가 하나 서 있는 거죠.
아빠는 비로소 깨닫고,
아이를 꼭 안아주고 대답합니다.
“회사 다녀오겠습니다.”
1분도 안 걸리는 일이죠.
하지만 많은 엄마 아빠가
사실 놓치는 것들입니다.
아이가 물어보는 것들에
눈을 마주보고 정성껏 대답하는 일.
사소한 일상 속에서 정말 쉽게 놓치곤 하는
것들을 참 잘 잡아낸 이야기입니다.

저희 집 아빠는 또 이런 감성은 이해를 못하고
책을 읽어주며 큰 소리만 칩니다.
“아빠는 이 아빠처럼 너희 잠 안 깨우려고
최대한 조용히 일어나서
최대한 조용히 나가는 거야!
너희 푹 자라고!
아빠 고마워? 안 고마워?”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아빠들이란!!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나란히 앉아 책 읽어주는 모습을 보니
그것만으로도 감개무량해 핀잔을 주려다
입을 다물었습니다. ;;

아이 아빠의 허세는 <언제와>에서
더욱 기승을 부렸습니다.
아빠가 보고 싶은 아이가
일하는 아빠에게, 퇴근길의 아빠에게
계속, 계속 전화를 걸어 물어봅니다.
“언제와?”라고!

저희 집 아빠는 퇴근이 좀 빠른 편입니다.
유치원 갔다 오는 둘째보단 늦지만
학교 마치고 영어 학원과 운동학원을 다녀오는
큰 아이보다 빨리 퇴근을 합니다.
그래서 또 큰소리를 칩니다.
“다른 친구들은 너희처럼 아빠 많이 못 봐!”
뭐 이건 좀 인정해줄 수밖에 없긴 합니다. ;;
그리고 이 시리즈의 말미에는
매번 같은 말이 반복됩니다.
“들어보세요! 아이의 마음을…
들려주세요! 아빠의 마음을…”
아이 아빠가 두 번째 책부터는
그 패턴을 발견하고
아이 머리를 본인 가슴팍에 대곤
아빠 마음을 들어보라고 큰소리 치고는
아이 귀에 살짝 속삭입니다.
“막둥아 사랑해!”
하지만 ㅋㅋㅋ 속아 넘어갈 7세가 아니죠!
또 그렇게 한바탕 웃음보가 터지고
다른 걸 하고 놀던 첫째까지
아빠의 마음의 소리를 듣느라
레슬링이 한 판 벌어진 후에야
다음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세 번째 책 <안아줘>는
잠시 아빠와 아이의 전세가 역전되는 상황입니다.
안아달라는 아빠의 부탁에
노느라 바쁜, TV 보느라 바쁜 아이가
“나중에~”를 연발하는 거죠. ㅋㅋ

저희 집 아빠도 책을 읽어주며
그동안 쌓였던 울분을 쏟아내더라고요. ㅋㅋ
아빠는 사랑하다 말다 하고
왜 엄마는 계속~~ 사랑하느냐고요.
엄마도 혼낼 때 있고, 아빠도 혼낼 때 있는데
왜 엄마랑 아빠 차별하고 잠은 엄마랑만 자느냐고요.
ㅎㅎㅎㅎㅎㅎ
제발 저도 아이들이 아빠랑 자주면 좋겠는데
아빤 이게 불만이라니 세상 참 불공평합니다. ;;
아빠가 아무리 많은 시간을 함께 해도
결국 엄마 자리를 대체하긴 힘든 건가 봅니다. ;;
그러니 아이들이 찾을 때, 평소에
아빠가 잘 해주어야지요.
이렇게 “안아줘~”하며 쫓아다니지 않으려면 ;;
또 이 시리즈 책마다 맨 뒤에는
아이와 아빠가 함께 색칠놀이를
할 수 있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저희집 아빠는 색칠놀이는 언니랑 하라며
극구 양보를 하긴 했습니다만 ;;
요것까지 같이 완성해주는 멋진 아빠들이
또 다른 집엔 있겠죠? ^^

<놀아줘>는 주말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어느 집이나 그렇듯이
저희집도 주말에 아이들이 더 빨리 일어납니다.
심지어 주말이라고 전날 늦게 자는 걸 허락하는데도
주말은 어김없이 알람이 울지 않아도
일찌감치 일어나는 아이들 ;;
저희 집엔 암묵적인 룰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주말 아침엔 엄마를 깨우지 않고,
아빠를 깨워 아침을 먹습니다.
큰 아이가 정한 훌륭한 규칙입니다. ^^
이유는 엄마는 주중에 매일 아침을 준비해주니
주말 이틀은 아빠가 아침을
준비해줘야 공평하기 때문이랍니다.
제가 참 딸을 잘 키운 것 같죠? ^^ ㅋㅋ
저희집이나 책 속 아이 집이나
주말 풍경은 이 외에도 다 비슷한가 봅니다.
아이들은 눈 뜨고 눈 감을 때까지
엄마, 아빠를 쫓아다니며 “놀아줘”를 연발하고
아빠는 5분만, 있다가~ 나중에~를 연발하죠. ;;
그러다 문득 시무룩하게 혼자 노는 아이를 발견하고
아빠는 비로소 아이와 눈을 맞추며 놀아줍니다.
저희 집도 딱 이 패턴입니다. ^^
놀아 달라 놀아 달라 노래~ 노래를 하고
지칠 때쯤에야 비로소 몸을 움직이는 아빠 ;;
좀만 빨리 움직여주면
아이들 애가 덜 탈 텐데 말이죠. ;;

<사랑해>는 주말 오후쯤 풍경이 될 것 같아요.
아이는 아빠를 따라다니며 묻습니다.
“사랑해?”
하지만 아빠는 매번 건상 대답하죠.
“응”
근데 이 책의 아빠 취미 생활도
어쩜 우리 집 아빠랑 똑같네요!
저희 집에도 아빠 책상엔
저 핸들이 달려 있거든요. ;;
둘째 아이가 이걸 발견하곤 신나 하더라고요.
“나 이거 알아! 우리 아빠도 있어!”라며 ㅋㅋㅋㅋㅋㅋ
어느새 합류해 아빠가 읽어주는 책을
같이 듣고 있던 첫째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 아빠는 그래도 ‘응’은 하네!
우리 아빠는 맨날 ”안 사랑해 메롱~“ 이러고
놀리기만 하는데”
그러게 말입니다.
“사랑해” 그 좋은 말을 해주는 게 뭐가 어려워서
맨날 아이들 애만 태우고 놀리기나 하는지
엄마인 저도 아주아주 맘에 안 듭니다. ;;
저희 집에는 그래서 ‘남자말’, ‘여자말’이 있습니다. ㅋㅋ
놀리고 반대로 말하는 ‘남자말’
‘사랑해’ ‘안아줘’ ‘최고야’ 같은
고운 말 예쁜 말은 여자말입니다. ^^
그래서 둘째는 늘 아빠가 놀릴 때마다
울먹이면서 말하죠.
“남자말 그만해! 여자말로 좀 해!”라고 말이죠. ㅋㅋ
세상 모든 아빠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입니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는데
아내한테는 아니더라도 아이들한테만큼은
좀 오글거려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말을 좀
많이, 많이 해주면 좋겠습니다. ^^
그래도 아이 아빠 시리즈의
안아줘, 사랑해, 어디가, 언제와, 놀아줘 이야기책 덕분에
이날 저희 집 아빠는 한 일주일 치의
‘사랑해’라는 아빠의 진심어린 마음의 소리를
마구마구 들려주었답니다. ^^
이야기가 짧고 단순하면서도
정말 웬만한 어느 가정이나 공감할만한
상황들을 무척 잘 묘사해놓아
아빠랑 아이랑 읽다 보면
많이 공감하고, 또 아빠들을 많이 반성하게 만들어줄
따뜻한 그림책 시리즈 아이아빠!

저희 집처럼 책 잘 안 읽어주는 아빠를 둔 가정이라면
이 [아이아빠] 시리즈를 한 번쯤 아빠에게 들이밀어 주세요~!
저희 집도 이 책을 들인 후,
주말마다 이 책을 반복해 읽어주고 있답니다. ^^;
둘째 아이가 단호하게 선언했거든요.
“이건 아빠가 읽어주는 책이야!
그러니까 아빠가 읽어줘!”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