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지와 기즈모 : 슈퍼 망토와 악동 천재의 대결 웨지와 기즈모
수잔 셀포스 지음, 바바라 피싱어 그림, 신수경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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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망토와 악동 천재의 대결

웨지와 기즈모

수잔 셀포스 글 / 바바라 피싱어 그림

/ 신수경 옮김 / 크레용하우스 출판

 

아이가 요즘 학교에 매일 한 권의 책을 들고 갑니다.

그래서 유쾌하게 읽기 좋은 책을 공급하느라

엄마가 분주해지고 있는데요. ;;

 

개학 후 약 보름 동안 학교에 가져간 책 중

재미있게 읽었다고 손꼽은

책 중 하나가 바로 <웨지와 기즈모>였답니다. ^^

 

아이가 말하길

처음엔 글자도 많고 조금 재미없는 느낌이었는데 다른 거 읽을 것도 없고 해서 자꾸 읽다 보니 너무 웃기고 재미있는 거야! 그래서 교실에서 책 읽다가 막 소리 내서 키득키득 웃었지 뭐야! 엄마도 꼭 읽어봐!”

라고 말해주었는데요.

 

아이가 먼저 읽은 후 저도 읽어 보니

아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제대로 이해가 되더라고요. ^^

 

일단 <웨지와 기즈모>는 발상 자체가 기발합니다.

흔히 고양이를 키우시는 분들이

스스로를 집사라고 많이들 부르시는 것 같던데요.

이 이야기가 바로 그런 관점에서 시작합니다.

<웨지와 기즈모>는 애완동물들을

의인화해 이야기를 이어가는데요.

이 애완동물들은 자신들이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주인인 사람들을 집사쯤으로 생각한다는 설정인 거죠. ^^

먼저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웨지와 기즈모> 가족이

그림으로 소개되는데요.

이 가족은 재혼 가정입니다.

굉장히 웃기고 재미난 이야기지만

사실 엄마가 보기에 핵심은 바로

이 재혼가정이라는 설정에 있지 않나 싶더라고요.

자신이 수퍼 영웅인 줄 아는 강아지 웨지는

재스민과 잭슨 남매, 그리고 엄마,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재혼으로

기니피그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엘리엇과 아빠가

가족으로 합류하면서 함께 살아가게 됐는데요.

먼저 이야기는 기즈모의 입장에서 시작됩니다.

기즈모는 천재 기니피그입니다.

이건 나중에 차차 밝혀지는 비밀인데

허풍이 아니라 진짜 천재급이 맞더라고요. ^^

 

하여튼 기즈모는 어느 날 갑자기!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없이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들어올려져

어이없는 바비 인형의 집으로 옮겨지게 됐는데요.

 

엘리엇과 아빠가 재스민네로 이사 오다가

기즈모의 집이 부서지면서

새 보금자리가 배송되기 전까지

잠시 재스민이 갖고 놀던 인형의 집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 거죠. ^^

 

그리고 이왕 그렇게 신세를 지는 김에

재스민이 당분간 기즈모를 돌볼 수 있도록

허락을 받은 상태고요.

이 사실은 기즈모도, 엘리엇도

몹시 맘에 들지 않고요.

특히 기즈모를 인형쯤으로 취급하는 재스민은

기니피그인 기즈모에게 발레복을 입히기도 하고

마구 뽀뽀를 하기도 하는 등 귀찮게 하지만

정작 엘리엇처럼 화장실 청소를 해준다거나

먹을 것들을 제 때 보충해주는 것 같은

시중을 제대로 들어주지는 못하거든요. ;;

 

기즈모 만큼 심한 건 아니지만

강아지 웨지도 자신이 애완동물로 길러진다기 보다

재스민이 준 망토를 늘 두르고 다니며

이 집 가족들을 지켜주는 히어로인줄 아는데요.

특히 늘 산책을 나가고 싶어 하는데

그 때도 표현은 언제나 본인 위주죠. ^^

내가 엘리엇을 끌고 갈 수 있도록 목줄도 맸어.

길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엘리엇은 목줄이 필요하고,

내가 세게 끌어 줘야 엘리엇이 움직이거든.”

기즈모와 웨지의 사고 체계는 딱! 이런 식인 거죠. ^^

 

차이가 있다면 웨지는 글자도 읽을 줄 모르고

사람 말도 잘 못 알아듣지만

천재 기즈모는 사람 말을 알아듣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글자도 아주 잘 읽고 잘 쓴답니다. ^^

천재라고 으스댈 만하죠? ^^

    

하지만 본인의 의지로

재스민 가족과 함께 살게 된 것도 아니고,

심지어 살던 동네에서 멀리 떠나와

재스민네로 이사 오면서 모든 게

낯설고 불편하고 맘에 들지 않는 엘리엇처럼

엘리엇의 애완동물인 기즈모도 딱 그렇습니다.

충직한 집사, 엘리엇을 제외하곤

이 집 모든 존재들이 맘에 들지 않는 거죠.

이게 이 책이 시사하는 바일 겁니다.

재혼 환경이나 이사는

처음엔 유쾌하고 익숙한 환경은 아닐 테니까요.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다 보니

이런 저런 오해들은 쌓여 가기만 하는데요.

엘리엇도 기즈모도 새 가족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던 와중에

기즈모가 먹이 외에 인간의 음식을

너무 과하게 훔쳐 먹었다가 동물병원에 가서

진료까지 받아야 하는 사고가 생기고 마는는데요.

이날 이후 엘리엇은 가족들에게 더욱 날카로워지고

기즈모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가족들에게 분노를 표출할 연구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즈모가

단순히 글자를 읽을 줄 알아서가 아니라

천재적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기니피그라는 사실을

저도 아이도 인정하게 됐답니다. ^^

하지만 웨지를 처단하려던 기즈모의 기발한 계획은

성사 직전에 훼방꾼의 등장으로 실패하고

오히려 기즈모는 기함을 할 만큼

위급한 상황에 내몰리는데요.

기즈모를 식용으로 먹는다는 페루!

바로 그곳 출신인 할머니가 갑자기

기즈모를 붙잡고 치수를 재는 겁니다!

할머니는 정말 기즈모의 의심대로

기즈모를 요리해 먹기 적당한

냄비를 찾기 위해 사이즈를 잰 걸까요?

 

기즈모는 절체절명의 위급한 순간,

천만다행히 할머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집사 엘리엇조차 찾지 못하는

집안 은밀한 곳으로 아주 숨어 버리는데요.

과연 기즈모는 할머니로부터 무사히 벗어나

이 새로운 가족들을 향한 악동 계획들을

제대로 성공하게 될까요?

엘리엇은 감쪽같이 숨어버린

기즈모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그 결말은 <웨지와 기즈모>를 통해

여러분이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죠? ^^

 

요즘은 우리나라도 재혼 가정이 갈수록 증가하죠.

꼭 재혼 가정이 아니더라도

전혀 다르게 살아왔던 이들이

가족으로 새롭게 뭉치거나

학교 전학으로 새 환경에 적응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요.

 

이 책은 아이들에게 그런 일을 겪어도

처음엔 모두 너무나 낯설고 성에 안 찰 수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불만들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고,

좀 더 시간을 두고 서로를 알아가다 보면

충분히 서로가 가까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습니다.

애완동물 웨지와 기즈모의 시각에서 바라본

독특한 상황 전개를 통해 말이죠.

 

물론 아이는 그저 애완동물의 관점이라는

독특한 접근과 기발한 스토리 전개,

곳곳에 숨은 두 천재 및 영웅 애완동물의 허당스러움에

그저 까르르 까르르 웃느라 바빴는데요.

하지만 그래서 더 맘에 들었습니다.

너무 대놓고 교훈을 입력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다 보면 시나브로

아이의 마음에 간접 경험의 교훈이

가슴에 슬며~~~ 새겨지게 될 테니까요.

이게 바로 창작 동화, 창작 소설의 힘이겠죠.

 

국어 문제집에서 아무리 정답을 찾아내 봐도

아이들 가슴에, 뇌리에 새겨 넣을 수 없는

스토리가 전하는 희미한 듯 강력한 메시지와 울림!

그래서 문제집은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없지만,

책은 아이의 인생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거겠죠? ^^

 

새 친구, 새 교실, 새 선생님이 낯설고,

지난해 친구들이 아직 더 그립기 마련인 딱 요맘때!

초등 중학년 정도의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뻔한 충고와 조언 대신 아이들에게 슬며시~

<웨지와 기즈모>를 권해주는 건 어떨까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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