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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306/pimg_7212611062865111.jpg)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메건 다움 외 지음
/
린지 미드 엮음
/
김현수 옮김
/
소담출판사
“자기 계발서나
에세이는 잘 안 봅니다.”
이 말을 대충 한
20년쯤 수시로 말하고
다녔던 편입니다.
알고 싶은 것도
많고,
스스로 판단하길
좋아했던 편이라
내 인생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하는 조언에
귀 기울일 생각이
없었고,
남의 인생이 어떤지
따위 관심도 없었지요.
하지만 뭔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자기 계발서나
에세이는 잘 안 보지만…”
으로 말끝이 살짝
바뀌어
예외적?으로 본 에세이나
자기계발서가
사실,
이미 예외적이라고
보긴 민망할 정도로
조금씩 쌓여가고
있습니다.
이제 누군가에게
충고를 해줘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에
왜 오히려 다른 사람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다른 사람들의 삶에
귀 기울이게 됐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자꾸
손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아마도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나의 가치판단이
매번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누군가의 말조차도
배울 가치가 있다는 걸
너무도 늦게 깨닫는
중인 듯 싶기도 합니다.
치기어린 시절이
비로소 지나가고 있는 셈이죠.
;;
그런 일련의 변화
속에 만나보게 된 책이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입니다.
이 책은 부제를
보자마자 훅~!
끌린
책입니다.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마흔의 문턱을 지나
이제 50이 더 가까워진
시점,
다른 사람들이
되돌아본 마흔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습니다.
책은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쓴 마흔에 대한 회상이 담겨 있습니다.
결혼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고,
이혼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고,
싱글인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내가 가지 않은
길,
갈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 길,
그 어딘가에 서
있는 그녀들의 회상에
때로는 키득키득
웃고,
때로는 같이 한숨
쉬면서 읽다보니
그리 적지 않은
분량인 거 같은데
잡자마자 후루룩
읽어내게 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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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야기는
‘사는 건 똑같은데
집세만 올랐지’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저자 메건 다움은
결혼은 해봤으나,
아이는 없이 돌고
돌아 다시 20대 무렵의
모습으로 되돌아 온
삶을 살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그녀와
달리
아직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고,
(사실 마흔에 거의
다다라서야
결혼 생활을
시작했으니 정말 앞날은 모를 일이죠.
ㅋㅋ)
또 아이가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있어서
마흔의 중반을
넘어선 지금
완전히
20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있진 않지만
20대 때와는 또 다른
이유로
수시로 노트북 앞에
앉아 있곤 하니,
잠시 혹독한 육아의
시간을 지나고 난
나의 모습도 사실
그다지 달라진 건 없더라고요.
^^
굳이 따지자면
타이핑의 대가로
돈을
받느냐,
책을 받느냐의
차이랄까 ;;
생각보다 나의
인생이
그리 대반전의
역사를 써내려가지도 않았고,
불혹이라고 불리는
마흔을 넘어섰지만,
자잘한 문제들에
시달리고 괴로워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30대엔 그것들이 좀
고통스러웠던 적도
있지만,
사십대를 넘기니 이
또한 받아들여지는
조금의 여유는 얻게
되더라고요.
그게 마흔을 넘기며
얻은 가장 큰
삶의 교훈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또 이 에피소드를
읽으며
사람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본인의 본성대로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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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내가 답메일을
보내지 않은 이유’는
읽으면서 내내 키득
키득대며 읽은 에피소드입니다.
이제 마흔
일곱이라는 나이가
(물론 만
나이겠지만)
반갑기도
했고,
엄마로서,
워킹맘으로서
살아가는
그녀의 정신없는
삶의 행적이
너무도
공감됐거든요.
특히 지난 한
해,
생애 가장
강력하게!
거의 재택근무로만
업무를 해왔던 터라 더욱!
아마도 마감원고의
답 메일을 보내고 싶었으나
매번 사사로우나
엄마로서는 또 중요한
여러 가지 일상적인
방해들로 인해
지연되는 과정을
‘천연덕스럽게’ㅋㅋㅋㅋㅋㅋ
잘도 표현해
놓았거든요.
최근 저의 업무
파트너가 전화할 때마다 하필
첫 마디가
“뛰지
마!”
“앗!
흘러!”
뭐 이런 외마디
비명으로 시작하는 통에
저도 참 민만하고
미안할 때가 많지만
KJ
델 안토니아보다
훨씬 어린
10대 미만의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저로서는
또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니까요.
예전에 싱글로 일을
할 때는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지 못하는
기혼들에 대해서
무척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지요.
사실은 그렇게나
가정에 얽매일 거면
애나 보지 일하러
왜 나왔냐고 속으로
수태 욕지기를
내뱉기도 했습니다.
;;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제가
무시하고,
경멸하고,
싫어했던
당시 파트너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심정입니다.
삶은 그렇게 무
자르듯 잘라지지 않으니까요.
또 내가 아무리 내
일을 사랑한다 한들,
그 일이 얼마나
사명감이 필요한 일이라고 한들
가족이라는 존재를
깡그리 무시하고
해내야만 할
‘무엇’이 되긴 어렵다는
것을
(물론 서로에 소홀한
경우는 다반사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제대로 깨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몰랐습니다.
몰라서
그랬습니다.
정말로 겪어본 적이
없기에 몰라
저질렀던 많은
만행들이 미안합니다.
ㅜㅜ
그리고 이 또한
제가 얻은 큰 삶의 교훈이기도 합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지
않았다면
평생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길,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현상들을
끝까지 이해해주지
않고 이 악물고 적대적으로
살았을 가능성이
높아서
지금의 삶이 버겁고
힘들긴 하지만
감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
많은 이들에게 더
많은 악행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
애써 위로의 말을
스스로에게 건네며 말이죠.
“~당신은 부디 나를
용서하길 바란다.
나는 이미 나를
용서했다.”
그녀의 마지막
말처럼
저 역시 저에게 좀
더 관대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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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은유’의
작가,
앨리슨 윈 스코치는
40대에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 역시 반성을
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그렇게 많지 않은 저지만,
많은 엄마들이
그렇듯이
저 역시 집안의
모든 대소사들의 스케줄을
머릿속에 넣고
있어야 함에 대해
신랑에게 불평을
토로하는 편이지만
(하지만 저는 작가와
달리,
신랑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자주 주지시키는 편이고,
고맙게도 해야 할
일을 정해주면 큰 불평 없이
해내는 남편을
만났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일을 내가 다 해낸다는
불평을 하며 다른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나 혼자 꾸역꾸역
끼고 있는 건 아닌지,
내 주위에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나를 아끼고
걱정하고 언제든
도울 준비가 돼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보게
됐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306/pimg_7212611062865120.jpg)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를 쓴
수진 림은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의
에세이는 일러스트입니다.
^^
그리고 그
일러스트를 보면서도
며칠 전의 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해서
또 히죽히죽 웃게
되기도 했습니다.
마흔이 넘으면
적당히 포기할 건 포기하게 됩니다.
^^
나는 더 이상
20대가
아니니까요.
내 몸의 지방
덩어리를 떼어내는데
20대 때보다 더
혹독한 노력을 기울여야 해서
일정 정도는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상태는
개선돼야 함이
분명하지만;;)
마흔..
20대에 바라본
마흔보다는
그리 대단한 무엇은
없지만,
20대 때 알지
못했던
자잘하지만 소중한
많은 것들을
다시 얻고 깨달은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마흔을 앞두고
있거나,
마흔을 넘기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를
읽으며
한 번쯤 자신의
마흔을 곱씹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떤 에피소드에 어떤 공감을 하게 될 것 같나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