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과 비와 바람이 키운 우리 야생화 이야기 - 멸종 위기 야생식물 동시·동화집
조명숙 지음 / 머스트비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햇볕과 비와 바람이 키운

우리 야생화 이야기

조명숙 글 그림 / 머스트비 출판

 

이 책의 부제는

멸종 위기 야생식물 동시·동화집입니다.

그리고 이 부제가 이 책의 구성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은 계절 별로 만날 수 있는,

하지만 멸종 위기에 놓여 있어

우리가 지키고 보호하지 않으면

곧 영원히 사라질 지도 모르는

야생화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소개하는 단순히 자연관찰도감 형태가 아니라

동시와 동화로 먼저 소개한 후

간략한 도감 형태의 식물 소개가 이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 모든 걸 한 사람이

다 해냈다는 건데요.

동시와 동화는 물론 그림까지

직접 그려서 책을 만들어낸

조명숙 작가님의 정성에

놀라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단 봄의 야생화들 중

가장 먼저 소개되고 있는 건

광릉요강꽃입니다.

곱게 그려놓은 요강꽃의

섬세한 그림과 함께

요강꽃을 떠올리며 쓴

아이들 눈높이의 동시가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이어서 뒷페이지에는

통상 한 장 분량의 짧은 동화가 등장합니다.

역시 광릉요강꽃과 관련한 내용이지요.

특히 눈여겨 볼 것은 동화마다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사라져가는 순우리말들을

최대한 활용해 동화를 써놓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뜻은 동화 말미에 소개해 놓았지요.

요즘 전 세계적으로

한글에 대한 관심과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는 정작 한자기반 한글 사용에만 너무 익숙해

예쁘고 사랑스러운 순우리말은

사전 속에만 머무는 단어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같아요.

 

이런 순 우리말의 사용이

읽는 사람 입장에선

낯설고 어색할 수도 있지만

하지만 이렇게 계속 상기시키고

사용하고, 널리 알리지 않으면

언젠가는 사전에서조차 사라지고

영원히 없어져버릴 지도 모르는 일이니

동시 동화 작가님들의

이런 순 우리말 보급 노력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는

해당 식물의 실제 사진과

정보가 소개돼 있습니다.

안타까운 건 많은 멸종 위기 식물들의

멸종 위기 이유가 사람들이 예쁘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채취를 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인데요.

다시 한 번 인간의 탐욕에 할 말을 잃게 됐습니다.

특히 광릉요강꽃은

흙 속 특정한 난균근이라는

곰팡이와 살고 있기 때문에

예쁘다고 캐어가도 금방 죽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굳이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부디 오가다가 예쁘고 희귀한 꽃을 보아도

나만 보기 위해 은근슬쩍

캐어오는 일은 없어야겠죠. ㅜㅜ

멸종위기의 야생화들을 소개하는 만큼

봄과 여름에 피는 꽃들이 대부분인데요.

여름에 피는 꽃 중에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봤던

상사화, 울릉바람꽃, 단양쑥부쟁이 등도

눈길이 갔지만 낯설기도 하고

효능 자체가 특이했던

조름나물이 특히 기억에 남았는데요.

저는 처음에 동시와 동화를 보곤

잘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이렇게 예쁜 꽃이 왜 조름나물이지?

화려하고 선명하게 생긴 꽃이

졸음과 무슨 상관이지?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주로 백두산 근처에서 볼 수 있다는

조름나물에는 최면 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해요.

그래서 약재로 많이 쓰이면서

개체수가 줄어 멸종위기로 내몰린 거죠. ㅜㅜ

가을과 겨울에는 아무래도

야생화가 피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멸종위기 야생화도 덩달아 적을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가을, 겨울 야생화는 단 둘입니다.

하나는 분홍장구채, 그리고 또 하나가 한란입니다.

한란은 식물에 대해 아는 게 없는

저 같은 사람에게도 그리 낯선 존재가 아닌데요.

추운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특성상

한시 등에서도 자주 등장하기도 하는

고고한 선비의 상징이니까요.

이 책의 작가인 조명숙 시인은

한란의 은은함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한란

 

추운 겨울밤

은은한 향기로

달님을 마중해요.

 

달님은

한란이 고마워

달빛으로 감싸 줘요.

 

제주도와 신안군 일대에서

드물게 발견된다는 한란,

혹시 여행 중 한란을 보더라도

! 눈으로만 감상해야겠다!

또 한 번 다짐하게 됩니다.

 

<햇볕과 비와 바람이 키운 우리 야생화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야생화를

따뜻한 감성의 동화와 동시로

더 친근하고 따뜻하게 알아볼 수 있었던

특별한 만남이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