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독서에도 교육이 필요하다면
최소희.이승화 지음 / 인품 / 2020년 12월
평점 :
독서에도 교육이 필요하다면
최소희, 이승화 지음 / 인품 출판
요즘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막상 독서가 중요하다는 말은 많이 하지만
내 아이가 제대로 책을 읽고 있는지 걱정하거나
내가 아이에게 책을 더 잘 읽어줄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많지요.
저 역시 그러하고요.
그래서 <독서에도 교육이 필요하다면>을
만나보게 됐습니다.
책 표지에는
“독서교육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친절한 안내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지만
꼭 독서교육을 업으로 삼으려는 분들이 아니라도
읽어보면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겠더라고요.
책을 받을 때도 저자이신 최소희 이승화 작가님이
공저로 참여하신 <인생을 결정하는 유·초등 교육>이
함께 선물처럼 도착해 무척이나 기뻤는데요.
게다가 <독서에도 교육이 필요하다면>을 펼쳐봤더니
이니셜로 봐서는 아마도 이승화 작가님이신 걸로 추정되는
저자의 친필 격려 사인까지!
서평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텐데
이런 정성이라니!
그만큼 진심이 가득 담긴 책이라
가능했던 일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두 작가님은 대학원에서 독서교육과
교육공학 및 문화콘텐츠학을 전공하고
끈임없이 독서교육과 관련된
현장활동을 병행하고 계신 모양입니다.
그러니 이론적 배경지식과 현장의 노하우들이
고르게 잘 녹아 있을 수밖에 없었겠죠. ^^
책은 1장. 독서와 독서교육, 제대로 이해하기
2장. 독서전략, 텍스트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3장. 독서토론, dbus하고 입체적인 생각 만들기
4장. 글쓰기, 읽은 것을 표현하기
5장. 매체 독서, 미디어는 독서의 적이 아니다
이렇게 총 5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먼저 1장은 독서교육 개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서가 왜 중요한지,
요즘 왜 독서가 강조되는지 등에 대한
기본적 설명을 시작한 후
본격적으로 독서교육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두 저자가 정의한 좁은 의미의 독서교육은
“독서를 위해 그 방법을 교육하는 활동”이라고
정리돼 있는데요.
거칠게 정리해보면
어차피 하는 독서를
이왕이면 잘 할 수 있고
독자가 책의 효과를 최대한 뽑아먹도록
도움을 주는 활동이 아닐까 싶어요.
많은 어머님들이 아이가 책을 펼치고 있으면
독서를 한다고 생각하고 위안 받거나,
혹은 아이가 줄거리만 읊을 줄 알면
독서를 한 거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얼마 전에 개인적으로도
‘이해’와 관련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요.
어른들조차도 같은 텍스트를 보고도
해당 텍스트가 전하는 메시지를
이해하는 양상과 깊이가 전혀 다르다는 걸
직접 체험한 일이 있었거든요.
화자의 주장을 병렬식으로만 이해하고
그 사례들을 나열한 이유를 추론하지 못하거나
화자의 완곡 표현을 제대로 캐치해내지 못하는 등의
양상을 충분히 보일 수 있음을 직접 겪기도 했던 터라
독서를 굳이 교육해?라고 하는 의문을
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
그렇다고 아이들 독서지도에
텍스트를 하나하나 해부하듯
제대로 이해했는지 따져 묻듯 확인하는 것이
독서교육은 결코 아니겠지요. ^^
‘2장. 독서 전략, 텍스트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에서는
독자가 독서를 좀 더 전략적으로 잘 하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흔히 가정에서 아이가 제대로 독서했는지 확인하는
가장 간단하고도 보편적인 방법은
“그래서 줄거리가 뭐야? 얻은 교훈이 뭐야?”
이렇게 검열하듯 질문하는 걸 텐데요.
사실 저도 아주 가끔은
그런 질문을 던질 때가 있기도 합니다. ;;
아이가 책을 너무 지나치게 건성건성 읽는 거 같을 때
한 번씩 극약처방을 하는 거죠. ;;
하지만 매 독서마다 이러면
ㅎㅎ 독서가 무슨 문제집 정답 풀이도 아니고
얼마나 지겹겠습니까. ;;
이럴 때 제대로 전략적 독서를 하도록
독서지도를 하는 방법을 알아두면 좋겠지요! ^^
가장 핵심 포인트는 아무래도 이게 아닐까 싶습니다.
“대화를 나누듯 질문을 시작하기”
요즘 ‘하브루타’라는 말이
거의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죠.
저도 하브루타 독서에 관한
몇 가지 책을 읽긴 했는데
결국 핵심은 책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그걸 기억하는지 팩트 확인에 급급하지 않는,
책을 읽고 아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더 어떤 생각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을지
유연한 사고의 폭을 넓혀줄 질문,
무엇보다 진심어린 ‘대화’가
하브루타교육의 핵심이 아닐까 싶어요.
두 저자님들도 이 부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독서지도를 잘 몰라서일 수도 있겠지만
저도 학부모인 입장에서 간혹이나마 아이에게
줄거리를 묻고 한 문장으로 요약하길 요구하는
깊은 이면에는 독서가 학습에 직접 도움이 되길 바라는
어쩔 수 없는 엄마들의 조급함이
원인이라는 것을 저는 부정하지 못한답니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저 역시도
이왕 학습적 공부 시간을 빼고 독서를 하는데
제대로 좀 엑기스를 쪽쪽! 흡수하길 바라는 맘이죠.
근데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좋아했던 제가
독서를 할 때 어떻게 독서, 그 자체를
즐기게 됐던가를 떠올려보면
이건 참 나쁜 짓입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약간의 방임상태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독서의 세상에서 맘껏 자유롭게 유영했던
제가 아이에게 그런 자유로움을
빼앗아서는 안 되는 거라는 생각을
또 한 번 스스로에게 다지고 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3장. 독서토론, 유연하고 입체적인 생각 만들기’에서는
요즘 많은 사교육으로도 등장하는
독서토론의 본질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보다 광의의 독서토론을 소개하고 있고,
이 부분은 어른인 제게도 많은 동기부여를 해주었습니다.
저도 지역에서 하는 독서모임에 참여를 해본 적이 있는데요.
강제성이 없고 자유롭게 미리 예고된 책을 읽고 월1회
독서모임을 갖는 그룹이라
워킹맘이지만 시간 조절이 좀 가능한
저도 참여할 수 있겠다 싶어 참여를 했었느데요.
안타깝게도 딱 한 번 참여한 후로
어어어 하다가 코로나 19 사태가 터지면서
아이들과 24시간을 보내야 하는 여건이라
참여의 꿈조차 못 꾸는 여건인데요.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다시 한 번 용기 내어 문을 두드려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혼자 하는 독서는 아무래도
개인적 취향에 따라 편향된 독서를 하기 마련인데요.
저도 아이를 낳고 나니 시간은 한정적이고
우선 다급하게 궁금한 육아서만 자꾸 보게 되는
저의 패턴에서 좀 벗어나고 싶어서
굉장히 낯가림이 심함에도 불구하고
독서모임을 제 발로 찾아가기도 했고요.
나이가 들수록 자꾸만 나의 생각과 관점은
강화만 될 뿐이라서 ;; 나와 다른 사람들,
독서를 좋아한다는 공통분모 외에
특별한 공통분모가 없는 사람들 속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견해를
들어보면서 사고의 유연성을 좀 길러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노년층 분들이 보시면 웃을 일이겠지만
중년에 접어들고 50대가 점점 가까워지고
나와 내 주변을 둘러보니
사고의 유연성을 기르는 일은
분명히 특별한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경청합니다.’ 챕터에서 소개된 내용도
어쩌면 아이들보다 우리 어른들에게,
무엇보다 나이를 더 먹은 사람일수록
더욱 더 절실히 필요한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4장 글쓰기, 읽은 것을 표현하기'
ㅎㅎ
이 장에서는 아무래도 가장 눈길을 끈 건
세 번째 챕터 ‘서평, 어떤 책인가요?’에 소개된
서평글의 특징과 글쓰기 방법에 대한 소개였는데요.
지난해 1월부턴가 시작했으니
딱 1년을 채워가는 저의 자발적, 의도적 취미활동이
‘서평 이벤트 참여’인데요.
타임 푸어 워킹맘이다 보니
예전보다 더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한데
2,30대 때와는 달리 이제는 간절히
내면 깊은 곳에서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 올라오더라고요.
그러다가 온라인 카페들에는 서평 이벤트라는 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게 됐는데요.
그 이유는 약간의 강제성이
저를 각성시킨다는 겁니다.
평생 마감에 익숙한 일을 해온 터라
마감이 있는 독서는 의무감에라도
독서를 하게 된다는 걸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됐기 때문이고요.
무엇보다 매력적인 건
최신간 중 원하는 책을 운 좋으면
공짜로 나도 읽고 아이들에게도
읽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막상 서평 쓰기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ㅎㅎㅎㅎㅎㅎㅎ
저절로 낯이 뜨거워지면서
나는 올바른 서평 쓰기를 했던가 ;;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책을 통해 제가 이해한 서평은 예비독자에게
책을 소개하는 입장에서 쓰는 글인 만큼
감상문보다는 조금 더 객관적 견지에서 글을 쓰되,
단순히 책의 내용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책에 대한 소감과 견해를 지나치게 주관적이지 않은 수준에서
적절히 표현하도록 하는 것.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을 텐데요.
물론 예비 독자를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니
지나친 스포일러는 금물이라는 것도 빠지지 않습니다.
음.. 여기서 가장 많은 반성을 한 건
책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서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얼마나
제시하려고 노력했던가 하는 부분입니다.
앞으로는 이 부분을 좀 더 의식하고 노력해야겠습니다. ;;
마지막 ‘5장. 매체독서, 미디어는 독서의 적이 아니다’는
엄마들이 독서의 절대 적이라고 여기는 다양한 매체들이
마냥 터부시하고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려주는 장입니다.
영화, 웹툰, 뉴스, 심지어 게임 sns 등
엄마들이 싫어하는 ;; 수많은 미디어들도
잘 활용하면 독서의 연장선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이 모든 것들에 앞서
저자들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업무 차원에서 독일의
정치 교육에 대해 취재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가장 도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바로 ‘미디어리터러시’교육이었습니다.
특히 어쩌면 독일보다 우리나라에
더 절실히 필요한 교육이 아닐까 싶어요.
내 관심사를 잘도 골라 보여주는
유튜브의 화력이 강화될수록
반대급부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더욱 다급히, 절실히
현장에서 교육되고 언급돼야함을 깨닫게 되니까요.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독서에도 교육이 필요하다면>는
독서교육 현장에 있는 교육 관계자뿐만 아니라
저처럼 아이를 키우며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동의하는 학부모님들도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체계적이고 친절하게 독서지도에 대해
제대로 한 번 짚어보고 아이들의 독서를 격려한다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테니까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