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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의 법칙 ㅣ 고래동화마을 8
김희철 지음, 우지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12월
평점 :

송곳니의 법칙
글쓴이 김희철 / 그린이 우지현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출판
출판사 ‘고래가숨쉬는도서관’의 어린이 동화
<송곳니의 법칙>을 만나보았습니다.

예전에 이 출판사의 <침술도사 아따거>를
만나본 적이 있는데요.
소재도 참신했고, 메시지도 좋았던 터라
또 한 번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
<송곳니의 법칙>도 소재도 굉장히 특이하고
전개 방식, 서체도 뭔가 좀 색다른 것 같아요. ;;
제가 아직 초등 중학년 이상의 어린이 동화를
많이 만나본 건 아니지만 말이죠. ;;

여튼 <송곳니의 법칙>은 소재와 화자가 모두 특이합니다.
바로 표지에 등장하는 지저분하기 그지 없어 보이는
떠돌이 강아지가 주인공이자 화자인데요.
나중에 우여곡절 끝에 윙크라는 이름을 얻게 된
주인공 강아지는 아빠는 늑대 같은 품성을 지닌 들개,
엄마는 집개였으나 아빠를 만나 들개가 된 개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말하길
아빠에게 물려받은 늑대의 송곳니와 목청을,
엄마에게 물려받은 살랑거리는 꼬리를
모두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송곳니를 다스릴 줄 몰랐던 아빠가
개장수에게 잡혀가서 죽음에 이르는 경험을 통해
윙크는 스스로 송곳니를 다스리기로 다짐합니다.
윙크의 그 노력은 정말 처절하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윙크가 방황 끝에 들개에서 집개로 자리 잡기로
타깃을 정한 곳은 ‘엄살서당’입니다.
여기서 엄살이란 우리가 아는 그 엄살이 아니고
‘엄마 없이 살아보기’의 줄임말입니다.

하지만 그곳엔 서당의 터주대감인 고양이가 이미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그 고양이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요.

그 다음엔 그 집 인간군상들 중
가장 자신에게 그나마 관심을 보여준
맹꽁이의 환심을 사기 위해
피나게 노력합니다.

서당 훈장님의 사모님과 아들, 댕기도령과는
도무지 가까워지기 힘듭니다.
그래서 수시로 송곳니를 드러낼 법한 상황을 겪지만
정말 들개출신이 맞아? 싶을 만큼
윙크는 인내하고 참으며
인간세계로의 접근을 갈망합니다.
하지만 쉽게 허락받지 못하고
계속 내쫓기길 반복하죠. ㅜㅜ

그리고 정말 의외의 사건에서
훈장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도 모자라
훈장님에게 깊은 깨달음?을 선사하고
서당의 당당한 일원으로
밥그릇을 받는 성공을 거두는데요.

개의 본능 그 이상,
들개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늑대에 가까웠던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지만
아버지를 잃는 뼈저린 경험을 통해
송곳니의 무상함을 깨닫고
인간보다 더 처절한 노력 끝에
인간의 품으로 들어오는데 성공하는 윙크...
음.. 솔직히 아들을 키우지 않아서일까요? ;;
본성을 이겨내고 안전하고 안락한 삶을 사는데
이토록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는 교훈이
조금 낯설었습니다. ;;
생각해보면 저는 애초에
뭔가 다른 상상과 기대를 했나 봅니다. ;;
인간에게 길들여질 대로 길들여진 보통의 개들과 달리
늑대가 사라진 이 땅에서
늑대의 후예처럼 본성에 이끌려 살아가는
들개들을 통상의 혐오스러운
대상으로 여기던 시선에서 벗어나
좀 더 따뜻하게 접근해주길 바랐던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이 말을 하는 저는 ;;
심각한 개 트라우마로 들개는커녕
치와와도 무서워하는 사람이지만 말이죠. ;;
제게는 여러모로
색다른 소재, 색다른 접근, 색다른 관점의
<송곳니의 법칙>이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