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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94
토네 사토에 지음, 엄혜숙 옮김 / 봄봄출판사 / 2020년 12월
평점 :

모카
토네 사토에 지음 / 엄혜숙 옮김 / 봄봄 출판
아이들보다 어른들을 위해 쓰여졌음 직한
아름다운 그림책 <모카>를 만났습니다.
화사~한 민트색 바탕에 고개를
빼꼼~~ 내민 귀여운 토끼 한 마리가 눈길을 끄는 표지!

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기면
굳이 화자의 말을 읽어보지 않아도
어둡고, 어딘가 모르게 지쳐 보이고
피곤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누군가의 책상 위 풍경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내 한 장만 책장을 넘겨봐도
표지에서 봤던 상큼한 민트색 세상이 펼쳐집니다.
집안 곳곳에 있었음직한 커피잔 접시
등등이 살아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어이 환영해. 마법 세계에 온 걸!”
책의 주인공 모카가 화자에게 말을 겁니다.
그리고 뒤이어 이렇게 말하지요.
“옛날처럼 좀 더 웃어”
음.. 무슨 말일까요?
마법의 세상에서 만난 이 예쁜 토끼 모카는
화자를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을 하네요.
둘은 대체 무슨 사이일까요?
이쯤에서 책을 보던 아이가 말합니다.
“엄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엄마는 어느 정도 짐작이 됐는데
아이에겐 역시 이 상황 자체가
잘 이해가 안 되나 봅니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더니!
“거 봐! 이거 내 책 아니야!
커피 얘기가 계속 나와.
난 커피 안 먹잖아. 엄마 책인가 봐!”
네 그런가 봅니다. ;;

모카는 화자를 힘나게 해주려고
다양한 커피를 내놓고 맘에 드는 걸 고르라고 하는데요.
음... 화자는 뭘 골랐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제게 필요한 건!
비엔나커피!
“그래, 그래, 맘 편하게 하자!”
친정에 일이 생겨 급하게 다녀오느라
갑자기 일상의 루틴이 모두 깨져버렸던 지난 일주일,
게다가 그 후유증으로 끙끙 앓으며 보낸 주말..
눈 앞엔 ㅋㅋㅋㅋㅋㅋㅋ
밀린 서평이 한가득이거든요. ;;
하지만 한숨 쉰들 어쩌겠어요.
달라지는 건 없으니
맘 편히 먹고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가는 수밖에 없죠 뭐 ;;
아~ 갑자기 비엔나커피가 훅~! 당깁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 후
커피숍 안 간 지 백만 년인데 ㅜㅜ
그래서 만날 아메리카노나 차만 마셨더니
훅 갑자기 달콤한 커피가 몹시 당기네요. ;;

하지만, 화자는 저보다 상태가 더 심각한가 봅니다.
아마도 더 많이 지쳐 있나 봐요. ㅜㅜ
모카의 이런 배려와 노력에도
괜히 화를 내버리고 마는데요.
그 순간 상큼한 민트빛 세상은 사라지고
처음 시작 때의 그 암울하던
책상 위 풍경으로 돌아옵니다.
마법이 깨진 모양이에요.
앗! 하지만 모카는 아직 그대로네요!
그리고 모카는 하나도 서운하지 않은 듯
여전히 화자 곁에서 화자를 위로합니다.

마침내 그 따뜻한 위로에 힘입어
화자도 비로소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되는데요.
그 순간!

화자는 비로소 모카와의 인연을 떠올리게 됩니다.
화자가 어린 시절 만들었던 이야기 속 주인공,
모카를 낡고 오래된 공책에서 찾아낸 거죠.
아마도 창작의 고통을 겪는 와중에
작가가 직접 꿈결처럼 겪은 일이 아닌가 싶은 이야기
<모모>!
이 그림책은 아이들 말고 엄마들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모모>를 만나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