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콩콩월드 대모험 책 먹는 고래 11
황선애 지음, 이혜원 그림 / 고래책빵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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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고래 11

수상한 콩콩 월드 대모험

글 황선애 / 그림 이혜원 / 고래책빵 출판

 

크리스마스 다들 잘 보내셨나요?

올해는 정말 그 어느 해와 비교해도

이토록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안 난 해는 없지 않을까 싶을 만큼

코로나19에 사로잡혀 연말연시 분위기를 아주 잃어버렸죠.

 

하지만 비록 외출은 할 수 없어도,

저희 집은 산타크로스 할아버지를 아직까지도

철석같이 믿고 있는 두 따님을 위해

늦게나마 트리도 꺼내고,

선물 놓을 자리도 만들어두고

산타할아버지 맞을 준비를 했었는데요.

 

그랬던 아이인지라 연말연시에 만나본

<수상한 콩콩 월드 대모험>

산타크로스에 대한 아이의 믿음에

또 한 번 쐐기를 받아주는 이야기였답니다. ^^

이야기는 주인공인 왕공찬 어린이가

난데없이 산타할아버지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데서 시작되는데요.

저희 아이는 이야기를 읽을 때부터 흥분을 해서

엄마, 얘는 산타할아버지를 직접 만나러 갔나봐!

어떻게 하지, 나는 미로 찾기 잘 못하는데 ㅜㅜ

엄마 산타할아버지 마을 지도 있어?”

라고 소리를 질러대서

책을 읽어보기 전이었던 저는

대체 얘가 책을 읽다말고 뭔 봉창을 두드리나 ;;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

 

공찬이는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외모는 닮았지만

.. 사이즈가 달라요. ;;

공찬이는 공부는 싫어하지만 힘도 세고

고릴라라고 불릴 만큼

덩치도 무척 큰 데 반해

쌍둥이 형인 왕공유는

왜소하고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이거든요.

 

저희 집에도 쌍둥이는 아니지만

책의 주인공인 쌍둥이 형제만큼이나

다른 성향을 지닌 자매가 살고 있는데요.

그래서 아이도 책을 읽으면서

본인과 동생 이야기 같기도 했다더라고요. ^^

 

여튼 이렇게 공찬이가

산타할아버지를 직접 찾아간 이유는

본인만 선물을 못 받았기 때문인데요.

할아버지는 그럴 리가 없다고,

공찬이가 원했던 미로 찾기 책을 분명히

두고 왔다는 기록을 보여주며

공찬이의 말을 반박하죠.

 

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ㅋㅋㅋㅋㅋㅋ

산타할아버지로부터 완벽하게 원하던 선물을

받아왔던 딸아이는 공찬이가 너무 불쌍하다며

무척이나 안타까워하더라고요. ;;

 

하지만 공찬이가 헛수고만 하고 물러난 건 아닙니다.

산타할아버지의 빨간 자루에서

왕사탕 하나를 몰래 빼먹은 공찬이는

사탕 안에 들어 있던 특별한 초대장을 챙겨들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데요.

 

늘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모범생 공유가 밉긴 하지만,

그래도 형제는 또 문제가 닥치면

의기투합하기 마련이죠! ^^

공찬이가 가져온 의문의 콩콩콩 월드 자유이용권에

숨겨진 비밀 주문을 공유가

기지를 발휘해 발견해내게 되는데요.


하지만 ;;

사탕 안에 들어 있던 초대장인지라 ;;

공찬이가 종이의 일부를

먹어버린 걸 뒤늦게 알게 됩니다.

 

잘려나간 부분을 추측으로 채워

주문을 외우자!

공찬이 형제는 콩콩 월드로 톡~! 떨어지며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되는데요.

아이가 산타할아버지와의 만남이라는

이야기 설정 뿐 아니라

이 책이 맘에 든다고 한 요소는

바로 이 삽화들인데요.

긴 글밥책 과도기를 겪고 있는 따님은

이렇게 그림책처럼 선명하고, 알록달록한

본인 취향의 삽화가 큼직큼직하게

곳곳에 배치돼 있는 책이라야

비로소 읽을 맛이 난다고 늘 주장해 왔는데요.

바로 이 <수상한 콩콩 월드 대모험>

아이의 그런 니즈를 충족시켜 주었던 거죠. ^^

 

아이는 이 삽화를 보면서

나도 이 월드에 놀러가고 싶다,

산타할아버지한테 올해 소원으로

콩콩 월드에 보내달라고 해야지! 하고

생각을 했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소원을 절대로 빌지 않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랬을까요? ^^

혹시 여러분은 눈치를 채셨나요?

~! 공찬이 형제가 도착한 곳은

산타할아버지가 특별히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한다는

콩콩콩 월드에 간 게 아니라

주문을 한끗 차이로 잘못 외워

콩콩 월드에 도착한 거였지요.

 

나쁜 생각을 유도하는 너구리

차례로 줄을 서지 않고 서로 다투는 아이들..

공찬이 형제도 콩콩 월드에서 만난

이상한 상대들을 보며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됩니다.

저희 아이는 미로 앞을 지키고 있는

고릴라를 만날 때 고릴라가 부르는 노래에서

공찬이 형제의 실수를 깨닫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

하지만 아직도 공찬이 형제는

정확히 뭐가 잘못됐는지 깨닫지 못하고

고릴라의 꾐에 빠져 거울 미로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거울 미로는

공찬이 형제가 서로를 원망하거나 미워하면

앞길을 가로막는 거울이 더 생기고요.

형제가 서로를 돕거나 착한 마음을 쓰면

길을 가로막던 거울이 깨지면서

탈출에 유리하도록 만들어 주는 미로입니다.

 

이런 콩콩 월드의 장치를 통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 건지

생각해보도록 유도해주는 거죠. ^^

 

공찬이는 이 미로 안에서

늘 엄마에게 일방적 사랑을 받는

부족함 없어 보였던 공유 형의

속상한 속내를 듣게 되기도 하는데요.

알고 보니 공찬이가 공유를 부러워했던 것처럼

공유 역시 공찬이를 너무나 부러워하고 있었던 거죠.

 

같은 엄마 입장에서

공유의 속마음을 들어보니 짠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말하거나 행동할 때

더 많이 조심하고 신경 써야겠다는

반성을 하게 되기도 했답니다. ;;

 

저희 아이도 책을 읽고 나서

동생이라서 배려 받고 양보 받는 게

무조건 밉고, 부럽기만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동생도

속상하고 억울한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고

얘길 해주더라고요. ^^

어떤 점이 속상했을 것 같냐고 했더니

항상 새옷은 자기가 먼저 차지하고,

맛있는 것도 자기가 언니라 더 많이 먹고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후

동생은 유치원 등원을 해도

본인은 초등학생이 돼서

등교하는 경우가 더 적었기 때문에

엄마랑 보낸 시간이 더 많았던 걸

동생은 부러워했을 거라고 얘길해 주더라고요. ^^

역시 이게 책의 힘이죠!

엄마가 백 번 얘길 해줘도

제 생각하느라 바쁘고,

속상하다 얘기하느라 바빠

엄마 말은 귀에 들리지도 않지만

책을 읽고 혼자 생각을 해서 얻은 진리는

엄마의 잔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깨달음이니까요. ^^

  

여튼 그렇게 한층 깊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저절로 샘솟은 형제애로 공찬이 형제는

미로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애초에 잘못됐던 주문을 다시 외워

원 상태로 돌아오는 것으로

형제의 모험은 마무리가 됩니다. ^^

 

처음 책 소개를 얼핏 봤을 땐

산타할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서

좋은 이야기, 행복한 이야기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요.

의외의 반전이 있었던

<수상한 콩콩 월드 대모험>!

 

원래 나의 잘못을 누군가 지적하면

반박부터 하고 싶고,

3자들의 잘못된 행동을 보면

비로소 바른 판단과 평가를 내리는 게

사람의 심리인 법이죠. ^^

<수상한 콩콩 월드 대모험>

바로 이런 점을 십분 활용해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내

아이들에게 더 자연스럽게

바른 가치판단의 기준을 키우도록 해주는

유쾌한 동화였습니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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