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대신 전해 드립니다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58
김대조 지음, 한지선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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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58

고민을 대신 전해 드립니다

김대조 글 / 한지선 그림

/ 주니어김영사 출판

 

<고민을 대신 전해 드립니다>를 만났습니다.

책 표지를 보면 아이들이 모두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고,

가운데에는 앵무새가 휴대폰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요.

표지만 봐도 뭔가 휴대폰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일 거라는 짐작이 들더라고요.

 

그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살펴볼까요?

이야기의 첫 문장은 이렇습니다.

 

나는 턱걸이 오공주다.”

 

자매를 키우는 엄마라서

여기저기 귀동냥으로 익히 들어오기도 했고,

또 큰 아이가 비슷한 경험을

일찍 했던 적이 있어서

이 문장을 보고 대번에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삽화가 더욱 분명히 주인공인

은우의 상황을 잘 설명해줍니다.

맨 위에 우뚝 서 있는 친구가

오공주의 리더 성지나입니다.

지나는 요즘 말로 하면 여왕벌입니다.

무리를 지어 다니고, 그 무리에서 일종의

여왕처럼 행세하며 아이들을 좌지우지 하는

여자 아이를 여왕벌이라고 한다더라고요.

지나가 딱 그렇습니다.

심지어 지나는 오공주,

5명이 모여 오공주를 형성했습니다.

하지만 하~~ 원래 멤버가 6명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한 명은 계속해서 탈락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더욱 긴장해서

지나에게 충성할 수밖에 없겠죠.

지나가 알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무서운 전략이 아닐 수 없죠.

제가 예전에 이런 프로젝트를

실제로 해본 적이 있습니다.

프로젝트는 주5회 진행하는데

팀은 6팀을 구성합니다.

그래서 매주 한 주간 가장 성과가 나쁜 한 팀은

무조건 쉬어가도록 하는 겁니다.

그야말로 전쟁 같은 시간을 보냈었지요.

관리자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아도

팀끼리 서로 죽일 듯이 싸우고 경쟁하고

~~~

세상 그렇게 잔혹한

팀 운영은 처음 겪었답니다.;;

하지만 그런 팀 운영은

관리자의 권위는 하늘을 치솟고

각 팀들은 스스로 알아서

절대 충성을 할 수밖에 없고,

관리자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더 강렬하고 더 쎈! 무언가를 찾아

스스로 위험천만한 일을 자처하고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계속 넘나들게 되죠.

관리자는 책임질 일이 없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한 거니까요.

어른도 이런데!

하물며 친구가 세상 중요해지는

시기의 어린이들이라면 오죽할까요!

그러니 늘 간당간당한 오공주 멤버 턱걸이를 하는

은우는 얼마나 힘이 들까요?

  

지나는 오공주 멤버들에게만 이러는 게 아닙니다.

당연히 그렇겠지요.

반에서 가장 조용하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기고만이라는 친구를 종 부리듯 부립니다.

우유당번이라 우유를 옮겨야 할 때도

너무나 태연자약하게 고만이의 의견 따위 듣지 않고

고만아, 우유 상자 좀 갖다 놔 줄래? 고마워!”

라고 해버립니다. ㅜㅜ

 

고만이의 혼잣말처럼

이렇게나 안하무인인 지나에게

어느날 또 은우가 찍히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또 오공주에서 탈락하고 말지요.

은우는 필사적으로 지나에게 사과하고 매달리고요.

읽는 내내 맘이 아프고,

내 아이가 이런 일을 겪는다면 어째야 할까

걱정을 하게 됐습니다.

저희 아이는 소위 말하는 인싸는 아니거든요.

보통의 여자 아이들과 취향도 다르고요.

그래서 엄마는 늘 불안하고 조마조마합니다.

    

그렇게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은우에게 문자 메시지 하나가 날아옵니다.

페이스북에 일종의 익명 게시판 같은 걸

운영하는 거죠.

차마 친구에게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들을 대신 전하는 페이지였습니다.

/////

    

은우도 이 게시판에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용기를 내서 지나에게

또 한 번 사과를 해서

비로소 다시 멤버로 합류할 수도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익명성은 대체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죠.

 

아이들의 이 페이지 역시

처음의 취지와 달리

좋아요를 받고 싶은 욕심의 아이들이

험한 말, 다른 친구를 놀리는 말을 하기 시작하고

나중엔 근거 없는 험담들이 쏟아집니다.

연예인들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하는

댓글 테러처럼 말이죠.

  

그리고 그 화살이 마침내

지나에게로 향합니다.

은우는 지나에게 그토록 당했지만,

지나를 향하는 댓글 테러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아이입니다.

그래서 뭔가를 바꿔 보려고 하죠.

상처받은 지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도 하고요.

지나는 이런 친구들의 배려 속에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비로소 제대로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런 걸 보면 지나도

아주 나쁜 아이는 아니었나 봅니다.

몰랐던 거라고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친구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미처 몰랐던 모양입니다.

아직은 어리니까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저도 반성을 했습니다.

이른바 여왕벌 같은 성향의 친구들을

무턱대고 미워해선 안 되겠다,

혹시 내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아이를 만나더라도

그 아이도 아이에 불과함을 잊으면 안 되겠다,

옳음과 옳지 못함을 아직은 잘 모르는

어린 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건강한 마인드의 은우 덕분에

오공주는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이 혼탁해진 페이지의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들은 멋지게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리고 오공주는 더 이상 오공주가 아니게 됩니다.

오공주라는 틀에 넣어 친구들을 편 가르는 일이

나쁘다는 것을 지나가 스스로 깨우치기 때문이죠.

책을 보면서 아이들의 자정능력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엔 뭔가 또 불길한 문자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다음 이야기가 벌써 기대되네요. ^^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이라는

이 책의 시리즈처럼

<고민을 대신 전해 드립니다>

초등 중학년 정도가 되면

충분히 겪을 법한 학교 생활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고민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내가 직접 겪기 전에,

간접 경험을 통해

어떤 행동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보게 해주는 거죠.

이게 책이 주는 소중한 가치인 거겠죠!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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