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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늑대 루피넬라 이야기
주세페 페스타 지음, 김지우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알프스 늑대
루피넬라 이야기
주세페 페스타 지음
/ 마리아키아라 디 조르조 그림
/ 김지우 옮김 / 뜨인돌어린이 출판
<알프스 늑대 루피넬라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책 소개를 볼 때부터
늑대 얼굴에 숲의 형상이 비치는 그림이
무척 신비롭게 느껴졌는데요.

그건 아마도 이 책이
단순히 늑대 생태만을 얘기해주는 게 아니라
유럽 연합이 후원하는
[알프스 늑대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도서이기 때문에
제목의 부제처럼
사라질 뻔 했던 알프스 산의
늑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겠죠.
아이가 얼마 전에 제가 책을 읽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 본 적이 있는데요.
아이 아빠는 책을 무척이나 깨끗하게
-진짜 봤는지 안 봤는지 의심될 정도로-
보는 편인데 저는 그다지 책을 깨끗하게 봐야한다는
생각이 없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밑줄을 치면서 보면
더 잘 집중이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편이라
보통 소설이나 에세이 류가 아닐 때는
밑줄을 치면서 보는 편인데요.
아이가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나 보더라고요.
자기도 이 책을 읽을 때
이건 기억해야겠다 싶은 것들엔
밑줄을 치면서 읽었다고 해서
ㅎㅎㅎㅎㅎㅎㅎ
정말 아이 앞에선 숭늉도
함부로 마셔선 안 된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또 한 번
실감하면서 또 웃기고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

먼저 책은 친절하게도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책의 주요 등장인물들을 소개합니다.
책의 제목이자 주인공인 루피넬라는
진짜 강아지 같은 외모를 지녔죠?

그럼 본격적으로 책을 살펴볼까요?
루피넬라는 5월1일에 태어났어요!
이 책의 특징은 이렇게
특정한 날짜를 표시해가며
늑대의 일생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줍니다.
곳곳에 저희 딸이 밑줄 친 부분이 보여서
아이의 설명을 들으며 뿌듯해지기도 했는데요.
주요 내용에 나름 밑줄을 잘 쳤더라고요. ^^
루피넬라는 아주 좋은 봄날,
엄마의 첫 번째 아기로 태어났다고 해요.
물론 뒤를 이어서 3명이 동생들이
줄줄이 나오긴 했지만요. ^^

땅굴에서 엄마의 보호 아래
엄마 젖을 먹던 꼬맹이들은
어느날 다른 늑대들이
땅굴 앞에 어른거리는 걸 보게 됩니다.
바로 가족들이죠!
늑대는 사람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엄마 아빠가 가족을 이끌고,
어른이 되면 큰 자녀들이 가족을 떠나고
(물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지만)
형제자매가 사이좋게 지내고 등등
늑대의 습성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흡사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태어난지 25일째가 되면
새끼 늑대들은 비로소 땅굴 밖으로 나와
가족들과 어울리며 집단 내의
규칙들을 배워갑니다.
가령 먹는 것 같은 거요. ^^
저희 아이가 이상하다고 했던 부분이기도 한데요.
저희 엄마가 이젠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곤 하셨지만
아직까진 아이들에게 먹을 걸 먼저 주고
엄마 아빠가 먹는 게 보통인 저희집과 달리
늑대들은 엄마 아빠가 먼저 먹고
나이 순서대로 먹는다는 걸 보며
아이가 신기하게 여기더라고요.
물론 늑대들도 아기 늑대들은
엄마 아빠와 같이 식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컸다 싶으면
위계질서를 지켜야 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역시도
아주 우리와 다르진 않네요.
우리 정서에도 아기들은 먼저 먹여주거나 하지만
아이들이 큰 후에는
어른들이 밥 숟가락을 든 후에 먹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있긴 하니까요. ;;
그렇게 꼬마 늑대들은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
조금씩 혼자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배워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5개월 무렵이 되면
사냥에 함께 참여할 수도 있게 된다고 해요.
가족 모두가 서로 협력해서
사냥감을 사냥하는 대목은
저조차도 흥미진진하게 읽었답니다. ^^
그리고 루피넬라가 태어난 지 7개월이 됐을 때
루피넬라와 함께 어울리고 사냥을 하던 언니 오빠가
어느 순간 하나씩 둘씩 사라집니다.
그리고 1년 9개월이 됐을 땐
루피넬라도 뭔가에 이끌리듯
엄마 아빠가 이끄는 무리를
더 이상 쫓아가지 않는 순간이 옵니다.

역시 그 순간을 엄마는 놓치지 않습니다.
보이시나요? 독립을 해 떠나려는
딸을 바라보는 엄마 늑대의 표정이!
“어서 가렴, 내 딸아.
늑대의 삶이란 그런 거란다.”
엄마는 눈빛으로 이렇게 말하며
딸의 독립을 응원하는데요.
아이도 저도 이 대목에선 울컥!하고 말았어요.
아이는 자기는 절대로
엄마 곁을 떠나지 않을 거라고 말하지만
아니라는 걸 딸이자 엄마인 저도
이제는 알지요.
늑대들처럼 떠나면 다시 못 만나는 건 아니지만
이제 아이들과 함께 사는 이 집을 우리 집이라고 부르고
엄마가 살고 계신 집은 아무리 편하고 좋아도
엄마집이라고 부를 뿐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순리인 걸 테죠.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을 받았다고 한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밀렵꾼들이 동물들을 죽이려고 뿌려둔
독이 든 고기 덩어리를 발견해내는 과정을
묘사한 부분이었는데요.
‘알프스 늑대 살리기’ 프로젝트 팀은
개를 훈련시켜서 이런 위험한 고깃덩어리들을
찾아 알프스 산을 누비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노력 덕분에
늑대가 사라져가던 알프스에
다시 늑대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우리나라엔 늑대가 없죠.
여우도 없습니다.
곰도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고,
호랑이도 없습니다.
북한엔 남아 있을까요?
온통 민둥산이라니,
거기도 거의 남아 있지 않겠죠.
백두산 정도를 제외한다면 ㅜㅜ
언젠가 통일이 되고,
시베리아나 백두산 등을 통해
이 땅의 생태계가 다시 복원이 된다면
우리도 유럽 여러 나라들처럼
늑대나 여우, 곰, 호랑이 같은
동물들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한
방법들을 연구해나가야겠구나!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아이에게도 우리나라에 늑대나 곰,
호랑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왜 멸종됐는지 등을 간략하게나마 얘기해주었는데요.
얘길하다 보니 저도 아주 제대로는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조만간 저부터 먼저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루피넬라가 태어나 어른 늑대가 되고
다시 새끼 늑대를 낳을 때까지의 과정을
정말 따뜻한 시선으로 담담히 소개하고 있는 책
<알프스 늑대 루피넬라 이야기>!
늑대의 생태와 본성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지만 전혀 딱딱하지 않게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듯
부드럽게 풀어놓아 너무 좋았어요.
이야기책은 좋아하지만
동물이나 자연 정보 책에는
큰 관심이 없는 저희 딸도
<알프스 늑대 루피넬라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고
몇 번이나 제게 강조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
그건 아마도 저자의 늑대에 대한 사랑이
책에 가득히 녹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 편의 아름다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따뜻한 동물 다큐멘터리를 본 것 같기도 한
<알프스 늑대 루피넬라 이야기>
뭔가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책과의 만남이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