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철학자들의 인생 수업 -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대니얼 클라인.토마스 캐스카트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하버드 철학자들의 인생 수업

대니얼 클라인, 토마스 캐스카트 지음 / 안진이 옮김

 

<하버드 철학자들의 인생 수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의 두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철학과를 함께 졸업하고

깊이 있으면서도 유쾌한

교양철학 저서들을 공동 집필해온

80세의 노철학자들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두 저자의 다른 책들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재미있습니다.

철학 관련 책이라고 해서

머리에 쥐가 날 것 같고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듯 말 듯

알쏭달쏭한 말들의 잔치가 벌어지는 게 아닌가

혹시라도 의심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결코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드리고 싶네요.

 

물론 철학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들을 알고 있으면

노 철학자들이 말하는 위트가

조금 더 와닿을 수도 있겠지만,

철학에 대해 큰 지식이 없더라도

이 두 저자의 위트에 재치에

수시로 피식~ 웃음을 터뜨리게 될 테니까요.

 

세상에! 철학 책을 읽으면서

웃음을 터뜨린다고요?

! 가능합니다.

이 책이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책은 저자들이 머리말에서도 밝힌 것처럼

세상의 많은 한 컷 만화들에서 영감을 얻어

철학적 사고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원래 한 컷 만화라는 게

그야말로 촌철살인의,

폐부를 찌르는 한 장면, 한 마디를

던져야 하는 법이다 보니

그 안에 담긴 많은 의미들에 대해

노 철학자들은 자유자재로

철학적 사고의 살을 덧붙이는 겁니다.

  

가령 이 한 컷의 만화를 두고

두 저자는 실존철학자들을 왕창소환합니다.

실존철학자들, 샤르트르, 카뮈, 베케트 등등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죠?

이들은 삶은 무의미하고 부조리하다고 보는 이들이죠.

.. ㅋㅋㅋ 대학 시절 실존철학 수업을 들으며

이방인을 읽다가 정신 줄을 놓을 뻔했던

추억아 마구 떠오르더군요. ;;

 

이렇게 한 컷의 만화에서 출발해

철학적 질문과 사고 과정을 펼쳐 보여주지만

무엇보다 매력적인 건

두 저자의 글은 너무나

위트 넘치고 유쾌하다는 겁니다.

    

가령 삶의 단조로움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라는

제목 아래 소개되는 이 한 컷의 만화에

적힌 문장은 이렇습니다.

 

트위터로 내 하루를 떠들기 전까지는

내 삶이 얼마나 공허한지를 몰랐어.”

 

이와 관련해 두 저자는 하이데거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하이데거는 [인간은 존재의 의미도 모른 채

세상에 던져진존재라고 봤다]고 설명하는데요.

또 실존주의자이자 정신의학자인

빅터 프랭클의 일요신경증도 소개하는데요.

빅터 프랭클은 삶에 대한 공허함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의미 치료

만들어내기도 했다는데요.

두 저자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합니다.

 

고마워요, 빅터. 덕분에 기분이 나아졌어요.

, 아주 조금이지만요.”

라고 말이죠.

 

이 책의 기조는 딱 이런 식입니다.

자유자재로 철학자들의 이야기와

삶의 단편을 연결하고 분석하고 통찰하면서도

박장대소가 아닌 피식~하는 웃음을 선사하는

노 철학자들의 위트!

 

가끔 사람들은 철학자들이 굉장히 괴팍하고

신경질적이고 이상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물론 깊이 들어가 보면, 혹은 일상생활 면면에서

그런 모습이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학 강의실에서 만난

철학과 교수님들은 정말 부드럽고, 재치 있고

통찰력이 넘치면서 유머러스한 멋쟁이들이었습니다.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곱씹어 봤기에

한 발짝 떨어져 크게 세상을 관망하는 느낌이랄까요 ;;

제가 본 교수님들이 4,50대였으니,

80세의 노 철학자들은 오죽하겠어요. ;;

  

이 두 노신사는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미괄식으로 맨 끝에서 스리슬쩍 털어놓습니다.

 

제목부터 강력한 주장이 펼쳐지죠?

맨 마지막 장의 맨 마지막에 소개되는

한 컷 만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빵! 터졌습니다.

그런데 아마, 제가 이토록 빵 터진 이유는

제가 철학과 출신이기 때문이겠죠. ;;

사람들이 가끔 제게 물어봅니다.

철학과를 나오면 졸업하고 무슨 일을 해?

정답은? 뭐든 합니다. ;;

몇몇 철학자가 되는 고난의 행군을 선택한

동기들을 제외하면 철학과 출신들은

아마도 세상 모든 직군에서 일할 겁니다. ;;

 

그렇다고 철학이 아무 짝에도

쓸 데가 없는 거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어요!

철학은 삶을 들여다보고 나를 돌아보는

큰 생각의 근육을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생각의 끝까지 몰아붙이는 철학자들을 공부하면서

그 엇비슷한 훈련을 한 덕분에

생각하는 걸 그래도 좀 할 줄 알게 됩니다.

생각을 하면, 그래도 많은 일들이

어느 정도는 해결되거든요. ;;

  두 저자는 소크라테스와 러셀의 말을 인용해

두 사람이 하고 싶었던 궁극의 말을 전하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소크라테스의 말이 가장 멋져서

오래 기억하고 싶어졌습니다.

 

음미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도 두 철학자는

재치 넘치는 한 마디를 잊지 않았습니다.

 

철학은 만화 감상의 폭을 넓혀준답니다.”

 

그럼요. 철학은 세상을 보는

시선을 더 넓고 깊게 만들어준답니다.

여러분도 지금

<하버드 철학자들의 인생 수업>을 통해

철학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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