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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조선 전쟁 극복기 ㅣ 재미만만 한국사 16
손주현 지음, 심민건 그림, 하일식 감수 / 웅진주니어 / 2020년 11월
평점 :
좌충우돌 조선 전쟁 극복기
글 손주헌 / 그림 심민건 / 웅진주니어 출판
웅진주니어에서 내놓은 한국사 시리즈
[재미만만 한국사]의 16번째 이야기
<좌충우돌 조선 전쟁 극복기>를 만났습니다.
앞서 [재미만만 한국사] 시리즈의
15번째 이야기를 만나본 적 있는데요.
통상의 한국사 시리즈 책들이 시대순으로
역사적 사건의 흐름을 설명해 놓은 씨줄이라면
재미만만 한국사 시리즈는
그 역사적 사건들을 특정한 주제로 엮어
역사를 더 촘촘하게 기억하게 해주는
날줄과도 같은 책입니다.
가령 저희 아이가 앞서 읽었던 책은
<조선의 신분, 그것이 알고 싶다>였는데요.
이 외에도 <위대한 고구려 장군이 나가신다!>,
<통일 신라의 하나 되기 대작전>
<위풍당당 발해 탐구 보고서>,
<매력 만점 고려 문화>
어른들은 제목만 딱 봐도
어떤 이야기, 어떤 내용들이 펼쳐질지
짐작이 되시죠?
역사란 영역이 쉽지 않은 게
한 번 읽는다고 내용을 단 번에 파악하기가
어려운 영역이잖아요. 워낙 내용이 많으니까요. ;;
그런데 이렇게 긴 역사적 흐름 사이 사이
중요한 주제들을 묶어서 그 기억들을
다시 한 번 다잡아 주면
비로소 장기기억으로 넘어갈 확률이 높아지겠죠?
그래서 재미만만 한국사는
진짜 제대로 잘 만든 책이라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더라고요. ^^
그럼 이제
<좌충우돌 조선 전쟁 극복기>의
내용을 살펴보며 날줄이
어떻게 촘촘히 채워지는지 살펴볼까요?
먼저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길었던 임진왜란은 육지에서의 싸움과
바다에서의 싸움으로 나뉘어
2장에 걸쳐 이야기를 하고요.
병자호란 이야기 하나와
모든 전쟁이 끝난 후 이야기 한 장
이렇게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는 거죠.
먼저 1장
‘조선 땅에서 일본군을 몰아내라’편을
살펴볼까요?
이 이야기의 화자는 양반 댁
도련님의 몸종, ‘한끼’입니다.
[재미만만 한국사]는
이렇게 각 장의 화자가 맨 먼저 등장하고요.
이야기의 맨 마지막에서 화자가
다음 주인공을 슬그머니 소환하는 형식으로
구성이 돼 있더라고요.
시간의 흐름대로 서술하는 게 아니다 보니
아이들로 하여금 이야기의 흐름을
좀 더 자연스럽게 파악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인 거죠.
여튼 이렇게 한끼의 관점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일본군의 침략으로 사람들이
피난을 떠나는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피난길을 가던 도중 일행과 떨어지게 된
도련님과 한끼는 우연히
의병 일행과 만나게 되는데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어떻게 결성됐고, 어떤 사람들로 구성됐는지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임진왜란 당시 자랑스러운 내륙 전투인
진주성 싸움과 행주산성 싸움을 소개합니다.
정말 우리나라 의병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 벅찬 이야기죠.
지금 우리나라가 다른 유럽 선진국과 달리
하루 천 명을 넘나드는 이 혼란한 시국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며 묵묵히 이 시간을 견뎌내는 것도
어쩌면 그 옛날 나라가 전쟁이 났을 때
양반은 물론, 평민에 노비, 심지어 승려들까지
손을 걷고 자발적으로 의병을 일으켜
온몸으로 적에 맞섰던 그 정신과 맥이 닿아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내가 그동안 정부로부터 어떤 대우를 받았더라도
국가에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위정자들이 치고받고 싸우거나 말거나
국민들은 묵묵히 나라의 운명을
개개인의 안위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자세!
백년이 훨씬 넘는 시간 동안,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던 나라들이
작은 땅덩어리의 볼품없는,
북한의 위협에 늘 불안정해
투자할 가치도 없는 개도국 취급하던
우리나라를 대서특필하고 부러워하는
가장 큰 이유도 정부보다는
국민들의 이런 자발적 동참이
부러워서가 아닐까 싶어요. ^^
2장은
‘조선의 바다에서 일본군을 물리쳐라’입니다.
바다? 네 바로 우리의 성웅,
이순신 장군 이야기인데요.
저희 아이도 이순신 장군의 활약 등은
위인전을 통해서도 알고 있었는데요.
아이가 명나라의 원군 이야기는
미처 몰랐던 모양이더라고요.
그래서 왜 명나라가 우리나라의 전쟁에
지원군을 보냈는지
당시 명과 조선, 일본의 시대적 배경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
뭐 형님의 나라라서 대승적 차원에서
그런 지원을 했을 리는 만무하죠.
원래 외교란 평화적일 때만
대의를 따질 뿐 위급 상황에선
실리가 최우선이 되는 거닊요. ^^
애초 일본이 명을 치겠다는 명분으로
조선을 침략했으니
명은 조선이 일본에 먹혀서
명의 땅에서 일본군과 싸우느니
남의 나라 땅인 조선에서 전쟁을 치르는 게
어차피 치를 전쟁이라면,
자국민의 희생을 적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었을 테니까요. ;;
3장은
‘청나라의 위협에서 벗어나라’입니다.
여진족에서 후금이 됐다가 청이 된
여진족 세력이 우리나라를 공격해온
역사를 서술하고 있는데요.
200년 이상 평화로운 살았던 조선으로서는
임진왜란의 상처가 완전히 극복되기도 전에
다시 병자호란을 맞았다는 건
정말 가혹한 운명이었겠다는 생각을
아이와 책을 보면서 저도 새삼 하게 되더라고요.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온 청군에 의해
남한산성에 갇혀버린 인조,
이 이야기는 김훈 작가님의 소설
‘남한산성’에서도 정말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죠.
아이가 남한산성에 대해 궁금해 하더라고요.
임진왜란에서 등장한 행주산성과
병자호란의 주요 무대 중 하나인 남한산성은
서울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데요.
내년 봄 이후에는 아이들과
이 산선들을 맘 편히 둘러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마지막 4장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라’는
살면서 4번이나 전쟁을 치른,
‘차돌쇠’라 불리는
불사신 할아범이 화자입니다.
그러게요. 임진왜란부터 병자호란까지가
워낙 짧은 기간에 벌어진 사건이니
분명 이런 차돌쇠 할아범 같은 인물들이
당대에 있었을 것 같아요.
요즘 세대에도 가끔 IMF 세대니 월드컵 세대니 하며
국가적 위기 상황을 온 생에 걸쳐
모두 실질적으로 경험하고 피해를 본 세대 이야기가
가끔 인터넷에서 화두로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지금 우리 아이들은 후대에
‘코로나19세대’라고 불리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ㅜㅜ
여튼 차톨쇠 할아버지의 생을 쫓아가며
지금까지 살펴본 전쟁상황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전쟁 이후 차돌쇠 할아버지 가족이
어떻게 전쟁의 피해를 수습하고 극복해나가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조선 후기의 시대상을
유쾌하게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상업이 발달하고 모내기가 시작됐으며.....
뭐 이런 식으로 딱딱하게 설명하지 않고
차돌쇠 할아버지의 경험담을 통해
왜 그런 현상들이 일어났는지를 설명하니
아이도 외울 것 없이 자연스럽게
조선 후기의 변화상을 기억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정말이지 잘 만들어진 [재미만만 한국사]에
또 한 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사를 전집 등으로
한 번 접해본 아이들이라도
이 [재미만만 한국사]는
한 번 더 읽어보도록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