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코메티 형제 이야기 - 위대한 현대 조각가
얀 그린버그.샌드라 조던 지음, 해들리 후퍼 그림, 김영옥 옮김 / 봄나무 / 2020년 11월
평점 :

위대한 현대 조각가
자코메티 형제 이야기
얀 그린버그, 샌드라 조던 글 / 해들리 후퍼 그림
/김영옥 옮김 / 봄나무 출판
<위대한 조각가 자코메티 형제 이야기>는
조각가로 널리 알려진
알베르토 자코메티와 그의 동생
디에고 자코메티를 담은
그림책 위인전입니다.
화가 고흐에게 테오가 있었다면
알베르토에겐 디에고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디에고는 테오 그 이상입니다.
단순히 정신적지지 이상으로
형의 영원한 조수이자 동료, 모델로
늘 형의 곁에 머물렀으니까요.

저희 집에는 형제가 아니라 자매가 삽니다.
자코메티 형제와 닮은 점이 있다면
하나도 닮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텐데요.
아이도 책을 펼치더니 대번에 그 얘기부터 하더라고요.
자매가 생긴 것도 똑같고, 취향도 비슷한 경우도 많던데
저희 집 자매들은 취향, 성향, 기질, 외모
어느 것 하나 닮은 게 없습니다.;;
큰 애는 더위를 너무 타고요,
작은 애는 집에서 유일하게 추위를 탑니다.
또 큰애는 겁이 무척 많은데 비해
작은 애는 겁을 상실해 늘 다치기 일쑤입니다.
또 큰 애는 맛있는 걸 나중에 막지만
작은 애는 맛있는 것부터 먹고
언니 걸 늘 노립니다. ;;

자코메티 형제와 달리
저희 자매는 그래서 늘 티격태격합니다.
언니를 늘 경쟁상대로 삼고
이겨먹지 못해 안달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언니를 무척 자랑스러워하기도 하지요. ^^
이 점만큼은 디에고와 조금 비슷하기도 하네요.
하지만 결코 디에고만큼은 아닙니다.

책을 읽다보면 디에고는
너무 지나치리만큼 형에게 헌신을 해서
제가 다 안타까울 지경이었거든요.
아마도 어린 시절 사고를 치고,
일찍부터 예술분야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것들이
여러 가지로 작용한 게 아닐까 짐작은 됐지만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디에고는 형이 당대를 휩쓸던
초현실주의 시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려 할 때도
모두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형의 곁에 묵묵히 머물며
형의 모델이 돼 주었습니다.

또 형의 작품 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금속공예 전문가가 되기도 했고요.
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형마저 화실을 떠났을 때도
디에고는 전장의 한가운데 홀로 남아
화실에 남아 있던 형의 작품을 지켰다고 합니다.

형이 떠나 있는 동안 정을 쏟았던 여우가
형의 부주의로 사라졌을 때에도
묵묵히 참기만 했다고 합니다. ㅜㅜ
책을 읽던 아이도 이 부분에선
형이 나빴다고 화를 내기도 했답니다. ;;

알베르토 자코메티!
예술분야 문외한인 저는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 이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하지만!
알베르토가 헌신적인 디에고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정립해낸 작품을 보니!
아~! 이거!!
하고 그의 작품을 알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작품은
조각의 ‘ㅈ’도 모르는 저조차 낯익을 만큼
굉장히 유명하고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였습니다.
세계제2차대전의 참상 후
너나 없이 비탄에 잠겨 있던 당대 사람들이
자코메티의 조각품에 매료된 이유가
조금이나마 짐작이 되더라고요.
형체가 없는 듯, 있는 듯
극도로 단순화하면서도
선이 아닌 사람의 형상을 지닌
묘하게 보는 이를 끌어당기는
쓸쓸하고 외로운 인간 형상의 조각!
그게 바로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작품이었음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됐네요.

알베르토가 죽고 난 후
디에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형은 예술가였지만, 나는 그저 공예가일 뿐입니다.”
ㅜㅜㅜㅜㅜㅜㅜ
아이도 저도 책을 읽으면서 내내
유명했던 알베르토보다
디에고에게 더 애정이 갔습니다.
그리고 디에고가 형의 조수로 오래 머물지 않고
조금은 더 자립적이고
적극적으로 작품활동을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 역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두 아이 중 누구도 디에고처럼 키우지 않아야겠다
다짐하게 됐습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우애가 좋은 건 좋지만
특정한 영역에서 뛰어난 한 아이가 있다고
다른 아이가 그늘에 머물게 하지 않도록
각자의 개성과 자부심을 잘 키워줘야겠다는
다소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게 해준 책
<위대한 조각가 자코메티 형제 이야기>였습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