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교양수업 - 10년 후 정치·경제를 바꿀 10가지 핵심 개념
필리프 비옹뒤리.레미 노용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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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교양수업

10후 정치·경제를 바꿀 10가지 핵심 개념

필리프 비옹뒤리·레미 노용 지음

/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뉴노멀 교양수업>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좀 어려운 시사교양사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쓴 2명의 저자,

필리프 비옹뒤라와 레미 노용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이라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기자들의 글쓰기는

대중에게 전달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어서

이해하기 쉽게 쓰는 편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건 주제 자체가 워낙 쉬운 주제가 아니라서인지,

혹은 학문적 영역을

쉽게 풀어 번역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워서인지

제법 어려웠습니다.

 

시사 이슈에 지속적으로 관심이 많은 편이었고

시사 문제를 다루는 업무를

제법 오래 했고, 여전히 관심이 많은 편이고,

심지어 철학과 출신임에도 어려웠습니다. ;;

 

나중에 시간적 여유가 더 생길 때

작정하고 제대로 공부하는 자세로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왜냐하면 결국 한 번쯤은

개념 정리라도 하고 넘어가야 좋을

시사적 이슈들이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10가지입니다.

기본소득, 공유, 21세기 민주주의, 동물의 권리,

트렌스 휴머니즘, 대안화폐, 포퓰리즘,

탈성장, 페미니즘, 플랫폼 자본주의인데요.

 

다들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용어들이고,

최근 들어 폭발적으로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시사 문제에 관심이 있는 경우라면

한 번쯤은 제대로 짚어봐야 할 용어들인 거죠.

  

그 중에서 우리에게 근래 들어

가장 많이 회자된 것 중 하나가

바로 기본 소득이 아닐까 싶은데요.

 

코로나19사태로 재난지원금의 형태로

지자체에서, 정부에서

기본소득과 유사한 지원금이 지급됐고,

이것이 발단이 되어 우리나라도

기본 소득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이 논쟁의 불씨를 당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있는 경기도에 살고 있죠.

 

제가 기본소득이라는 말을 처음 들은 건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지급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했다는 얘기를

해외 토픽 같은 데에서 들은 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에서 보니 그게 2016년이었다고 하네요.

결과론적으로 당시 국민 투표는

76.9%가 기본소득 지급을 반대했습니다.

, 투표율은 46%로 저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기본소득이

21세기 들어 너무 잘 사는 나라들이

복지를 하다하다 못해 복지 끝판 왕 버전을 만든

신생 개념이 아님을 알려줍니다.

  

그 기원은 16세기 철학자

토마스 모어의 유명한 저서 <유토피아>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 혁명 당시 국회의원을 지낸

토머스 페인이 좀 더 명확히

기본소득 개념을 드러냈고,

20세기 들어 버트런드 러셀이

 

모든 사람이 직업적 여건에 상관없이

적지만 일체의 기본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소득을 얻게 하려고 애썼다.

 

라고 저자들은 말합니다.

 

저자들은 차근차근 기본소득을 내세운

주장들에 대해 해부해나갑니다.

저마다 주장하는 기본소득의 양상이 다르고,

어떤 정의로 기본소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지

꼼꼼히 따집니다.

 

저는 강력히 주장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본소득에 대해 어느 정도 긍정적인 편입니다.

최소한의 소득이 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적은 소득을 감수하고라도

보다 박애주의적 활동과,

창조적 활동에 매진할 수도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단순노동의 상당수를

기계에 빼앗기게 될

우리 인류가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비결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는 소비자가 있어야 운용됩니다.

하지만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긴

다수의 대중들은 소비할

여력을 잃기 십상이죠.

그럼 결국은 자본주의도

위태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이기 때문이죠.

 

기본소득이 주어져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반드시 존재할 거고,

기본소득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면서도

일의 즐거움으로 계속 어떤 형태로든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도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기본소득을 부여한다고

모두가 배부른 거지처럼

뒹굴거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단 저만 해도 전업주부로 있는 기간에도

뭔가를 배우고, 도전하기 위해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노력했고 바빴으니까요.

물론 빈둥거릴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다수가 저와 같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본소득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소비를 덜 하고, 생산을 덜 하는 시대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요.

이걸 탈성장이라고 한답니다.

이 탈성장은 8장에서

더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다룹니다.

    

제가 또 흥미롭게 보았던 장은

<3. 21세기 민주주의>입니다.

사실 공식적으로는 전 세계에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북한의 공식 명칭도 심지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일 정도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서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요?

저는 사실 이 3장을 읽으면서

제가 정말 민주주의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민주주의하면 아테네를 빼놓을 수 없죠.

하지만 바로 그 아테네는

선거를 크게 배재했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민주주의의 토대를

다른 제도와 비교하고 분석하면서

선거를 통해 어떤 행정관직을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은 과두제라고,

즉 적은 숫자가 많은 숫자를

지배하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선거는 선택이며,

선택은 필연적으로

지적 엘리트와 돈의 엘리트,

기술의 엘리트, 혹은 노인들의 엘리트에게

권력을 부여하게 되어 있다.”

 

라고 저자들은 설명합니다.

! 무릎을 쳤습니다.

그랬었네요!

대의 민주주의의 민낯을

40여년 만에 비로소 제대로

직면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말로 전해 들었다면

가볍게 비웃고 넘겼을 추첨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실제로

아테네인들에게 추첨은

인민들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고 합니다.

 

정치권력의 횡포, 정치 집단의 부패, 무능을

일시에 해결하는 길은

어쩌면 추첨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위험한 생각도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저자들도 그렇고

저도 추첨만으로 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추첨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의외로 좋은 대안 혹은 보완책 중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는

발상의 전환을 갖게 되긴 했습니다.

예로부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이런 보완책 중 하나로

토론을 통한 여론조사가 제시됐는데요.

우리나라도 이를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창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원전 사용 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설 여부를 놓고

정부는 숙의 민주주의를

직접 도입해 시도해 보았었죠.

물론 정부의 의도?와 달리

찬성이 더 높게 나오긴 했지만,

저는 그 결과가 어떻게 됐든,

과정에 대한 논란이 어떻게 일었든

그런 제도 도입 자체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썩고 도태될 뿐이니까요.

일단 시도를 해봤으니

경험이라는 큰 자산이 남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요.

  

그럼 이번엔 앞서 잠시 언급했던

<8장 탈성장>을 살펴볼까요?

 

저는 여기서도 상당히 충격을 받았는데요.

책을 읽으며 제가 알고 있었던 많은 것들이

신기루라는 저자들의 주장에

완전히 동의가 됐기 때문입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

이 말은 역대 여러 정부가 너 나 할 것 없이

여기저기서 슬로건을 내세운

용어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고도성장의 시대가 끝났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선진국들일수록 성장과 발전의 속도도는

더욱 현격히 줄어들고 침체에 힘겨워합니다.

그 여파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고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영국의 브렉시트 역시

저성장과 침체를 겪는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반작용일 거고요.

 

그러니 뭔가 좀 더 완만하면서도

여전히 희망적인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말은

아름답게만 들립니다.

 

하지만

유한한 세계에 무한한 성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탈성장 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

주장하는 운동들이 나오기 시작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들도 예를 들었지만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동시에 고도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건 양립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하지만 인류는 지금, 애써 외면할 뿐

인간의 생산 경제 활동으로 인해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생명들을 멸종시키고,

전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는 건

엄연한 현실이고,

그 파괴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재난, 재앙도

점점 더 빨라지고 커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임을 부정할 수 없죠.

 

저자들은 또 다른 예를 들었습니다.

   

  전기자동차는 실제로 그것이 소비하는

에너지의 수준에서 디젤 자동차보다 더 깨끗하다.

그렇지만 이 전기 역시 생산되는 것이며,

일반저긍로 탄화수소가 화힉식에 삽입된다.

전지는 채굴해야 하는 광물자원으로 만들어지며,

채굴에는 에너지가 든다.

결국 환경이 오염될 수밖에 없다.

전기자동차 생산에는 일반적인 자동차를 만드는 것보다

에너지가 훨씬 많이 필요한 것이다.”

라고 설명합니다.


막연하게 디젤 자동차를 타는 것보다

전기자동차를 타는 것이

친환경적이고 녹색성장에 이롭다고 생각해왔는데

따져보면 결국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저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아직 저는 탈성장에 대해서는

완전한 동의도 완전한 부정도

하지 못하는 입장입니다.


아직 충분히 생각해본 적이 없어,

좀 더 공부를 해 봐야

입장을 정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적어도 막연하게 생각했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이렇게 <뉴노멀 교양수업>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여러 시사 용어들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 따지고 짚어봄으로써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은 무엇인지,

그 용어의 등장 배경과 역사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에 대해 아주 자세하고 꼼꼼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뉴스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시사용어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나만의 방향성을 갖고 싶다면

<뉴노멀 교양수업>으로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네요.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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