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아름다운 옆길 - 천경의 니체 읽기
천경 지음 / 북코리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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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아름다운 옆길

천경의 니체 읽기

천경 지음 / 북코리아 출판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

괜한 겉멋이 심하게 들어 있던 학창시절의 저는

2 때 니체의 책을 옆구리에 끼고 다녔습니다. ;;

하지만 정작 대학생이 된 이후

그의 책을 제대로 접해 본 적이 없어요.

저의 학부 전공을 생각하면 ;;

정말 해도 너무 한 거죠.

뭔가 니체는 심오하고, 어렵고, 난해한...

그런 수많은 단어들이 들끓을 것만 같아서

쉽게 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하러 대학교를 다닌 케이스라 ;;

학부 생활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도

아주 중요한 이유가 됐겠지만요. ;;

 

여튼 그래서 니체에 관한 이야기는

늘 숙제처럼 여겨졌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겉멋이 아니라

제대로 접해봐야겠다는..

 

그래서 다짜고짜 니체의 저서를 접하기 전에

니체에 관한 단상들로 정리된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을 만나보게 됐습니다.

 

책을 펼쳤는데 뜻밖의 선물을 발견했습니다.

저자이신 천경님의 친필이!

감사합니다. 천경 작가님~!

 

천경 작가님은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기자 및 편집장으로 일을 해오다

작가가 되신 것 같아요.

현재는 홍대 인근에서

<잡종의 책읽기>라는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름이 너무 확 꽂힙니다.

잡종의 책읽기!

저도 가까우면 모임에 끼고 싶네요. ;;

 

팔이 안으로 굽는 편견인지는 몰라도

기자 등 언론 출신의 분들의 책은

대체로 수월한 편입니다.

왜냐하면 대중적 글쓰기에

어느 정도 훈련이 된 사람들이라서

막 너무 어렵게 글을 전개하진 않거든요.

간혹 평생 학자로 살아오신 분들의 책을 보면

! 전공서적이네!’

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책들이 있거든요. ;;

같은 말이라도,

대중들이 보라고 출판하는 책이면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데

대학교 전공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듯 글을 쓴 경우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여러모로

이 책을 고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인식은 슬픔이다.

아니다 인식은 웃음이다.>

<2. 공부하기 좋은 날>

<3. 아모르파티>

책은 이렇게 총 3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각각의 장에는 재미있고 유쾌한 제목의

소제목들 중심으로 작가의 단상들이 세분화 돼 있습니다.


모든 사유는 침략이다

라는 챕터를 읽다 보니 학창시절 어렴풋이 공부했던 것들이

하나 둘 되살아나더군요.

 

잠시도 머물지 않는 사람 니체,

항상 경계에서 한 발 더 내딛는 사람,

맹수의 눈빛으로 물음을 던지며

위험한 급류속으로 한쪽 발을 뻗는 정신.”

저자는 니체에 대해 이렇게 정의합니다.

 

철학자는 어떤 사람들이냐고 한다면

가끔 저는 병적으로 생각만 하는 사람들

이라고 혼자 정의내리곤 했는데요.

생각을 정말 하다하다

너무 했다 싶게 집요하게

파고 또 파고들어가며

자신의 기준으로

더 이상의 의문이 남지 않는

시점에 이를 때까지

생각을 해대는사람들..

제가 4년 동안 귀동냥처럼

듣고 보고 배우고 읽고 내린

저만의 철학자들에 대한 정의는 그러합니다.

니체는 그 중에서도 진짜

독한케이스인 것 같고요 ;;

 

근데 여기서 생각이란 게 어떤 건지에 대한

저자의 표현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집에 가야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우리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80번 버스를 꼭 기억해!”

이런 고뇌를 거쳐

우리가 집에 오는 게 아니라고!

ㅎㅎㅎㅎㅎ

 

왜 책 소개에서 니체를 이야기하는데

철학을 이야기하는데

재미있다, 웃기다..

라는 말들로 추천을 하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가!를 설명을 하면서

이토록 일상적이고, 명쾌하고, 유쾌하게

예들 들어 설명해준다면

제가 학창시절 학부 생활에

좀 더 매력을 느끼진 않았을까 ;;

괜한 아쉬움이 남을 정도입니다. ;;

   

<2. 공부하기 좋은 날> 중엔

위험하게 살기,

익숙한 나의 힘에

구멍을 내는 자발적 이탈

라는 작은 소제목이 등장합니다.

스케이트를 배우려면 엉덩방아 찧고

다리가 부러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자전거를 배우려면

넘어져 타박상을 입을 위험을,

춤추기를 배우려면

춤추기 전의 뻣뻣한 신체를

다르게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굳어버린 근육을

다르게 사용하는 모험을

시도해야 한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누구나 아는 뻔한 이야기같지만

사유라는 것들을

어떻게 해내야 하는 건지에 대한

근본적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일생을 살아오면서

라고 질문 던지지 않고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온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수많은 일상적 통념, 관습, 담론에 대해

진짜 나의 기준을 갖고,

진짜 나의 입장을 정리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현상을 바라보는 일

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일단 듣기 싫습니다.

저도 그러니까요.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을 살려면

정말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령 유튜브를 봐도

어찌나 빅 데이터 기술이 발전했는지

늘 제가 보던 것들과 같은 맥락의

콘텐츠들만 알아서 잘도 추천합니다.

쇼핑을 하려고 어떤 앱에 들어가도

제가 지난 번에 찾다가 포기한

아이템과 관련한 수많은 것들을

알아서 잘도 추천해주고,

그러면 저는 저도 모르게

지난 번에 잠깐 살펴보다가

굳이 안 사도 될 것 같았던

그 항목을 또 다시 찾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려 당황하게 됩니다.

아니면 아예 쇼핑앱을 애초에 왜 열었는지

며칠 후에야 깨닫고 후회를 하게 되기도 하죠.

 

세상은 자꾸 우리에게 집요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게

우리를 너무 심하게 편안하게 살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더구나 우리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내버려두면 생각은 녹슬고 병들기 마련이니까요.

천경 작가남의 작은 예시 하나를 보면

잠시 책을 내려놓고

한참 생각을 했습니다.

나의 요즘 삶을 되돌아보고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일상의 언어로

지극히 평범한 예시로

이렇게 툭툭~ 곳곳에서

저를 다시 각성시키는 힘!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이 가진

최고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3. 아모르파티>

역시 마찬가지의 통창력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아모르파티 ;;

천경작가님이 말한대로

저도 여느 사람들처럼 언젠가 이 말을

여기저기서 듣긴​ 한 거 같았는데

무슨 말인지 적확하게 알진 못했더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


여러분은 정확히 알고 계셨나요?

아모르파티의 뜻을?

궁금하다면 책 읽기 딱 좋은 계절,

올 가을,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저도 좀 더 여유 있을 때 좀 더

찬찬히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

참 감사한 책이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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