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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의 세계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양지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8월
평점 :
만약의 세계
요시타케 신스케 글 그림
/ 양지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출판
요시타케 신스케의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만나보지 않을 수 없죠!
요시타케 신스케!
진짜 보면 볼수록 대단한 사람이구나!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 만나봤던
<이게 정말 마음일까>도
진짜 요시타케 신스케답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번의 <만약의 세계> 역시
그저 감탄만 쏟아낼 뿐입니다.
책을 살펴보면
일단 책은 어른 손바닥만한 작은 사이즈입니다.
하지만 책이 작고, 글이 적다고
무시해선 결코 안 됩니다.
제가 책을 먼저 대충 훑어보고
큰 아이에게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습니다.
그랬더니 요 녀셕이
딱 그랬습니다.
딱 봐도 동생이 읽을 법한 책을
엄마가 자기 읽으라고 권해줬다고
투덜거리더니 책을 대충 읽은 겁니다.
그래서 좀 작정하고 물어봤습니다. ;;
그랬더니 역시 제대로 대답을 못하더군요.
어제 오늘 여기저기 맘 카페들에서
우리 아이가 뭘 읽는다,
우리 아이가 글밥 책을 좀 볼 줄 안다
자랑을 걸친 걱정 혹은 질문 글들을
몇 개 보게 됐는데요.
책은 글자를 읽을 줄 안다고 해서,
줄거리를 말할 줄 안다고 해서!
그 책을 제대로 소화했다고 생각해선
결코 안 됩니다!
사실 그림책 중에도
작가가 너무 욕심을 부려서
함축을 심하게 해서
아이들이 대체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이나 할 수 있을까
조금 꺼려질 정도로
심각한 인생사에 관한 자신의
통달을 자랑하는 그림책도
몇 편 본 적이 있는데요.
그만큼 그림책이라고 해도
저자가 어떤 이야기를 담느냐에 따라
얼마나 깊이 있고 심오한 얘기를
엄청나게 담아낼 수 있는데 ;;
또래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글밥 책들을
아이가 잘 읽는다고
무작정 던져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저는 늘 의구심이 듭니다.
물론 아이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번 본 책은 정말 심하게
감동받고 재미있었던 게 아니면
두 번 잘 보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2학년이
테스나 제인에어, 대지를 읽고
과연 그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다 소화할 수 있을까요?;;
인생이 뭔지, 고뇌가 뭔지, 운명이 뭔지...
그 시대상이 어떻게
한 인간의 운명에 영향을 끼치는지,
인간의 부조리와 이기심..
뭐 그런 것들이
촘촘히 녹아있는 이야기들을
과연 제대로 이해할는지 말이죠. ;;
저도 그런 고전 책들을
남들보다 빨리 읽은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초등학교 6학년 때 읽은 건데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때 읽은 것도 빨랐다
생각이 드는데 ;;
초 저학년이 그런 책을 읽는다...
음...
여하튼 각설하고
<만약의 세계>는
첫 장부터 눈 여겨 봐야 합니다.
한 아이가 낮잠을 자는 사이
열린 창으로 나타난 고양이 한 마리가
아이의 장난감을 몰래 물어가 버립니다.
세상에.. 이를 어쩌죠..
이야기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만약에..
우리는 살면서
“만약에”라는 생각을
무척 많이 하죠.
하지만 늘 불변의 진리,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우리는 아쉬움을 삼킬 뿐
만약에~ 로 시작한 생각들은
현실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아까 고양이가 물어갔던 장난감 기억나세요?
그 장난감이 아이를 찾아왔습니다.
만약의 세계로 떠나게 됐다고
인사를 건네러 온 건데요.
만약의 세계가 대체 뭐냐고요?
우리가 살면서 수없이
“만약에~” 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모여 있는 세계라고 합니다.
왜 이 장난감이 만약의 세계로 가게 된 걸까요?
하지만 장난감은 말해줍니다.
이런 저런 이유가 떠오를 수 있지만
확실한 건 없고,
그저 이제 이 장난감은 만약의 세계로 가야 하고
매일의 세계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만
분명한 사실일 뿐이라고요.
만약에...라는 생각을 아무리 한들
현실에선 바꿀 수가 없습니다.
장난감이 말해주는 건 바로 그거겠죠.
지나간 일을 후회하며 괴로워해도
되돌릴 순 없다는 사실 말이죠.
하지만 장난감은 말해줍니다.
만약의 세계는 손으로 만질 수는 없지만
우리 안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고요.
또 하나의 미래로 언제까지나 함께 할 거라고요.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요?
또 하나의 미래?
그리고 만약의 세계가 크면
매일의 세계도 커다랗게 만들 수도 있다고
장난감은 알려줍니다.
왜냐하면 만약의 세계는
자신만의 에너지 뭉치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라고요.
음...
8세 아이도 이걸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요? ;;
당연히 저희 아이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이미 엎질러진 일에 대해
후회를 한들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엎질러진 일을
되씹는 일이 괴롭다고
그냥 잊어버리고 꽁꽁 묻어버리기만 한다면
그 역시 현명한 일이 아니죠.
곱씹어 보긴 해야죠.
왜 그런 일이 일어났고,
다음에 그와 유사한 상황이 닥쳤을 때
또 똑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만약의 세계가 우리의
또 다른 미래가 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거죠!
그렇게 만약의 세계는
우리 안에서 우리를
더 크고 단단하게
성장시켜 주는
커다란 에너지가 돼 주는 겁니다.
우리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
그걸 요시타케 신스케는
‘만약의 세계’라는 걸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거죠.
아이들이 한 번에 이 심오한 내용을
간파해내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렴풋하게라도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의 본질을
짐작하고 깨닫고 곱씹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아이들이 어느 날
속상하고 후회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만약의 세계를 떠올려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요시타케 신스케의
<만약의 세계>!
정말 이 짧은 글과 그림으로
정말 깊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굳혀주는
작품이네요.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