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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 너와 나 사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ㅣ 나를 지키는 괜찮은 생각 1
레이첼 브라이언 지음, 노지양 옮김 / 아울북 / 2020년 7월
평점 :
동의
너와 나 사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레이첼 브라이언 지음 /
노지양 옮김 / 아울북 출판
<동의>는 만화입니다.
무척 간결한 만화이지요.
하지만 정말 소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화입니다.
바로, 내 몸의 신체결정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신체결정권? 뭔가 심각하고 어려울 것 같아
어린 아이들에겐 권해주기 어려울 것 같다고요?
아닙니다.
사실 어른들은 대체로 알고 있지요.
내 몸의 신체 결정권이 내게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정작 어린 친구들은 이걸 잘 모릅니다.
그러니 이 책은 어린 친구들이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만화의 형식을 빌어
글을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친절하게 설명을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동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단순히 교과서나 사전에 등장하는 뜻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동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알려줍니다.
동의를 하는 주체가 바로 ‘나’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거지요.
거기에서부터 하나하나 출발합니다.
내 몸의 주인은 나다!
그런 내 몸에 대한 경계, 혹은 한계는
바로 내가 결정할 수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또 하나 빠뜨리지 않고 알려줍니다.
그 경계는 ‘변경’될 수 있다는 사실!
저희 아이는 아직 곧이곧대로입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음 그 말은 언제나 그대로여야 합니다.
예외를 잘 몰라요.
물론 아직 어려서 그렇겠죠.
그런데 이렇게 어린 아이들은 바로 이렇게
응용과 예외를 모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대처하기가 힘든 거니까요.
그래서 이 책은 그 세세한 디테일까지
정말이지 엄마보다 더 친절하게 설명을 하고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책은 동의를 잘 하려면 2가지를 연습해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하나는 내 기분을 제대로 말하는 것.
또 하나는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는 것.
사실 이게 참 쉬운 듯하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죠.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동양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더구나 어렵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도록 최대한 돌려 말하는 게 미덕이라고
오랜 세월 교육받아 왔으니까요.
그런데 마흔이 넘어서 저도 이제 와서 돌이켜 보니
상대에게 정확하게 말하는 것!
이게 참 중요하더라고요.
이 정도로 말했음 알아들었겠지!
이렇게 몸으로 표현했음 눈치를 챘겠지!
그런데 진짜로 아니더라고요. ;;
아닌 사람이 있더라고요.
문제는 그런 걸 눈치 채지 못하는 사람이
대체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라는 거죠. ;;
그래서 저도 요즘에야 참는 데까지 참아는 보고
그 담엔 그 사람, 본인에게 직접 말합니다.
에둘러 말하고 알아들었겠지 하고
태도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다른 소리를 한다고
미워하고 화내봐야 결국 저의 감정만 상할 뿐
상대는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마흔이 넘은 지금에서야 깨달았으니 말이죠. ;;
그래서 이런 저처럼 뒤늦게 깨달아
먼 길을 돌아오게 하기 보다는
어린 시절에 알려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비단 몸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정말 필요한 삶의 지혜가 돼 줄 테니까요.
책에선 또 특정 상황에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이 동의가 아니며
(수영복을 입었다고 함부로 물에 빠뜨려도 좋다는 동의를 한 적이 없다는 예로 말이죠! 정말 기발합니다!)
한 번 결정한 마음을 바꿔도 잘못된 게 아니라는 사실도 알려줍니다.
그리고 또 하나!
나는 타인에게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할 건지를
돌아보도록 하고 있는데요.
저희 아이도 이 부분을 읽으며
부탁해~! 제발~! 같은 말을 하면서
친구가 싫은데도 억지로 해주게 하는 일을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서
정말 궁디 팡팡!을 한참 해주었답니다. ^^
또 이 항목에선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N번방 사건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당사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사진이나 영상의
공유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저는 SNS 활동이 엄청 활발한 편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도 그리 많이 교류를 하는 편이 아니라서
직접 겪어본 적은 없지만,
주변에서 저처럼 사생활에 대해
민감한 몇 분들이 겪는 일을 본 적이 있어요.
바로 유치원이나 학원 등에서 올려주는 아이 활동 사진들인데요.
누군가는 내게 보내준 사진이니
대수롭지 않게 사진을 올려도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해당 학교나 학원은 해당 학급 학부모들에게만 그 사진을 공개한 거거든요.
홍보용으로 올라오는 사진들은 당연히 아이들의 얼굴을 모자이크하거나 가리고요.
그렇다면 사진을 받은 학부모도 당연히 그렇게 해야 맞는 거죠.
다른 아이들의 부모나 아이들에게 직접 동의를 구하지 않은 이상!
그런데 가끔 내 아이 사진이 나왔으니 내 맘대로!
올리시는 분들이 있어 분란이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사람에 따라 누군가는
그게 아무리 잘 나온 사진이라고 하더라도,
본인의 사진이, 혹은 아이의 사진이
불특정한 다수에게 공개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거든요.
저 역시도 아이의 사진을 올리기도 하지만
저는 아이의 신체 일부만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혹은 지극히 제한적인 이웃들에게만 공개된 SNS의 경우에만
아이의 전체 사진을 올리는 편인데요.
그런데 누군가가 저나 아이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사진을 함부로 올린다면 그리 기분이 좋을 것 같진 않아요.
유명인 뿐만 아니라, 저처럼 평범한 개인에게도
프라이버시와 초상권이라는 건 다 있는 법이니까요. ;;
이런 사실은 어릴 때부터
명확하게 교육을 받는 게 꼭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후반으로 가면
내가 나를 지키는 것 외에도
친구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돕는 방법도 알려주고,
무엇보다 어떤 불행한 상황이 오더라도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흠..
갈수록 흉흉해지는 세상 ㅜㅜ
아이에게 세상의 흉흉함을 모두 설명할 순 없지만
이런 <동의>와 같은 좋은 책을 통해
아이가 맘을 더 단단히 키워내고
더 건강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