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낙원이었을까요.
인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이죠.
책을 덮고 나서도
고철 더미 위 쓰레기 산을 거니는
펭귄들의 모습이 오래 잔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남극을 연구하고 관찰한다는 이유로
경쟁적으로 세워진 세계 각국의 과학기지.
과학기지들은 사실 남극 생태계 연구보다는
남극의 자원 가치를 연구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이죠.
그리고 남극 개발에서 우리나라만 소외되지 않기 위해
일종의 말뚝 박기를 하는 계산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그 과학기지들이
남극을 이토록 훼손하고 있는 지는
저도 미처 몰랐습니다.
인간이 다녀가는 모든 곳은
이렇게 훼손되고 파괴될 수밖에 없는지
참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인류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발길을 닿지 않는 것이
지구 생태계를 보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만 같습니다.
또 어쩌면 인간의 호기심이
재앙의 근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저희 아이가 책을 덮고는 말했습니다.
“왜 어른들은 우리보고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말라면서 어른들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펭귄한테 내가 대신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라고....
참 부끄러웠습니다.
대꾸할 말이 생각이 안 나더군요.
가볍게 펼쳐들었던 <남극이 파괴되고 있다>
하지만 그 여운은 제법 오래 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