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밤에 - 김병남 글 없는 그림책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김병남 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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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밤에

김병남 글 없는 그림책

/ 작가정신 출판

<바람 부는 밤에>는 글이 하나도 없는 그림책입니다.

작가소개를 보면 서양화를 전공했던 김병남 작가님은

 

우연히 보게 된 그림책에 매료돼

그림책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강한 끌림으로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 건

정말 아무나 누리는 행운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세상에 그런 직업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가

우연히 보게 된 무언가에 홀린 듯 매료돼

20여년을 일해왔던 사람인데요.

 

물론 그 일이 돈을 아주 많이 벌거나,

안정적 생활을 보장해주지도 않고,

업무 강도는 열정페이란 말의 원조격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불안정하고 혹독한 단

련의 시간을 견뎌내긴 했지만 ;;

어쩌다 한 번 짬을 내서 술자리에서 만나는 친구들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매번 느꼈던 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밥벌이를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에 대한 깨달음이었거든요. ^^;

 

작가의 그림은 상당히 모험적이고 독창적입니다.

아이가 그린 그림 같기도 하다가도,

몹시 섬세하고 기발한 시도들이 곳곳에 눈에 띄어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무척 새롭게 느껴지기도 했던 시간이었답니다.

 

바람이 몹시 불던 어느 날 밤,

이미 잠들어 버린 엄마 옆에서 아이가

밖에서 불어대는 바람 소리에 쫑긋 귀를 기울입니다.

 

그리곤 용감하게도 엄마 몰래 살짝~

밖으로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요

 

아이는 애착인형과 함께 떨어진 별을 주어 모으는데요.

 

주워모은 별들을 별자리에 맞게 제 자리에 걸어두고

나머지 별들을 흩뿌려 은하수를 만들기도 하지요.

 

책의 장면이 대부분 어두운 편인데다가

글로도 설명이 안 돼 있어서

아이가 처음엔 무슨 이야기인줄 모르겠다고 투덜대더라고요.

 

그러다가 이 은하수와 별자리를 보고서야

"아하~! 알겠다! 별들이 떨여졌던 거야!"

라며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가기 시작하더라고요.

 

 "이것 봐! 이게 별들이 떨어지는 걸 보고 있었던 거야!"

라며 앞 페이지로 다시 넘어가 책을 새롭게 살펴보기 시작하더라고요. ^^

 

이렇게 글자 없는 그림책은

아이가 책을 관찰하고 상상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낼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중요하구나 또 한 번 깨달았습니다. ^^

 

은하수 다음으로 아이가 좋아한 장면은

바로 이 달과 뽀뽀를 나누는 장면인데요.

보름달이 뜰 때면 창문가에 매달려

달이 동그래졌다고 팔짝팔짝 뛰는

5세 따님이라서 본인도 너무나

달과 뽀뽀를 해보고 싶다며 ;;

그래서 달과 뽀뽀하는 꿈을 꾸도록

기도하고 자자고 달래는 것으로

겨우 마무리가 됐습니다.

 

평범한 하루가 시작되는데요.

아이는 밤새 꿈을 꾼 것일까요?

그런데 아이가 엄마와 외출을 하기 위해 나선 길,

아이와 달님만의 은밀한 눈빛을 주고 받습니다. ^^

 

아이가 물어보더군요.

"엄마 얘도 꿈 꾼 거야?"

글쎄요~ 꿈을 꾼 것일까요?

실제로 우리가 자는 사이 벌어진 일일까요? ^^

 

<바람 부는 밤에>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채우고 바꾸고 만들어가는 재미,

글 없는 그림책만의 즐거움에 흠뻑 빠졌던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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