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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을 담그고 ㅣ 핑거그림책 4
조미자 지음 / 핑거 / 2020년 7월
평점 :
두 발을 담그고
조미자 그림책 / 핑거 출판
와~ 여름이다! 하는 느낌이 절로 들 정도로
싱그러운 푸른색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책을 펴자마자 5세 따님이 이렇게 말합니다.
ㅎㅎㅎㅎㅎㅎ
그렇습니다.
이 그림책은 모든 그림을 수채화 느낌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그림이 흘러내리는 느낌들입니다.
특히 강물을 표현한 부분은
수채화의 느낌이 한껏! 살아 있습니다.
<두 발을 담그고>는
주인공 여자 아이가 아빠와 낚시를 하는 하루 동안의 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음..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낚시를 해본 적도,
하는 곳에 가본 적도 없어서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사진으로, 영상으로 본 적은 많은데요.
강이나 호수 위에 간격을 두고 둥둥 떠 있는
방갈로 같은 곳에서 낚시를 하게 된 모양입니다.
충청도 어디 쯤에 이런 낚시터들이 많아
직접 섭외를 하고 글을 쓴 적도 있는데
ㅎㅎㅎ 이놈의 기억력!
하긴 벌써 그것도 십 년도 훨씬 전 일이니 ;;
여튼 아이는 아빠와 함께 낚시를 시작하는데요.
지은이의 문장 곳곳엔 마치 싯구절 같은
감성 넘치는 표현들이 가득합니다.
"우리는 하늘 물결이 되기도 하고,
산 물결이 되기도 하고,
바람 물결이 되기도 해요."
낚싯대를 드리우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을 표현한
이 구절처럼 말이죠.
이 외에도
"고요했던 순간, 우리는 세상의 한가운데 있는 것 같아요"나
"물결 속에 하늘도 보이고, 산도 보이고, 내 모습도 보여요." 등도
그러하지요.
그렇게 고요~~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낚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죠. ^^
바로 찌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찌가 두어 차례 더 흔들리길 기다렸다가
힘껏 낚싯대를 낚아채 올려보는데요!
월척을 낚았을까요?
ㅋㅋㅋㅋㅋ
의외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
그림을 자세히 보면 결과가 보이기도 하는데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718/pimg_7212611062610301.jpg)
결과가 어떻든낚시를 끝내고 물고기통을 바라보는 부녀가
마주보고 환하게 웃습니다.
그거면 된 거죠.
부녀는 강물에 두 발을 담그고
시원한 물결을 느끼는 것으로
즐거운 낚시 나들이를 마무리합니다. ^^
아이가 책을 읽더니 낚시를 가보자고 조르긴 했는데요.
저는 엄마가 워낙 독실한 불교신자이신 지라
본인은 육고기를 안 먹은지 수십 년이 되셨고,
저희에게도 고기는 먹되
취미 등으로 직접 살생을 하는
낚시나 사냥 등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편이라서
저희집은 낚시를 하게 되진 않겠지만
음.. 정말 이 책을 보고 나니,
낚시를 해서 잡은 물고기를 바로 놓아주더라도
(저희 엄마는 이 또한 고통을 주는 거라서 안 된다고 하시지만)
한 번쯤은 낚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저도 모르게 훅~ 들 정도로
낚시를 가서 물고기를 낚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의 묘미를 무척 잘 표현해 놓은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