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좋아하는 장화 그림책봄 11
김난지 지음, 조은비후 그림 / 봄개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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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좋아하는 장화

김난지 글 / 조은비후 그림

/ 봄개울 출판

<비를 좋아하는 장화>를 만나 보았습니다. 

이 책은 요즘 같은 장마철에 읽으면

딱 좋을 그림책인 것 같아요.

온갖 다양한 신발들을 파는 신발 가게.

그 한 켠에 자리하고 있던 초록 장화가 있는데요.

하지만 찾는 이가 없이 방치돼 있어서 

먼지가 소복이 쌓이고 예전처럼 빛나지도 않게 돼 버렸습니다.


 

저희 집 둘째 딸이 책 읽는 모습을 넌지시 보던 이렇게 말하더군요.

"엄마 걱정하지 마! 남자친구가 와서 이 장화 사 갈 거야!"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어떻게 알아?

"궁금해서 그림 먼저 봤지" 

 

가끔 아이가 한글을 빨리 떼면

그림을 보지 않고 글자만 보려고 한다고

우려하시는 분들이 있던데

저희 아이들을 보면 모두가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첫째도 둘째도

일단 글자를 안 보고 그림을 먼저 본 다음에

나중에 다시 글자를 꼼꼼히 보기도 하고,

때로는 부분부분 읽고 싶은 부분들만 읽기도 하고

(요건 물론 분량이 많은 책들)

그 때 그 때 다양한 방법으로 그림과 책을 즐기는 것 같거든요.

늘 활자 중심인 엄마가 먼저 발견해내지 못하는 

그림들의 구석구석을 관찰하고, 얘기해주곤 하고요. ^^ 


여튼, 그렇게 울상을 짓던 초록 장화에게도 

드디어 행운이 찾아옵니다.

환이라는 친구가 엄마가 권하는

다른 장화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콕! 찍어 초록장화를 고르거든요.

 

옷을 입을 때나, 신발을 신을 때,

방울 하나를 고를 때도

뭐든 자신의 취향이 너무 명확한

저희집 둘째처럼 말이죠. ;;


 

그렇게 초록 장화는

환이와 여름을 신나게 보냅니다.

가을까지도 장화는 그럭저럭 잘 보내게 되죠.

 

하지만, 어느 가정에서나 그렇듯

겨울이 되면 더 이상 장화를 신을 일이 없어집니다.

장화 대신 발을 따뜻하게 해줄 부츠가 제 역할을 할 때니까요.


 

그렇게 잊혀졌던 장화는 다음 해 봄이 돼서야

신발장 밑 구석에서 발견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계절을 타는 아이들 신발들이 대부분 그렇듯

작년에 잘 맞았던 장화가 환이에게 더 이상 맞지 않게 되는데요.


저희집은 다행히 3살 터울의 두 따님이 계셔서

언니에게 작으면 동생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 장화는 사실 잘 벗겨지지도 않고,

비올 때 잘 안 나가기 때문에

처음 살 때부터 조금 크게 사는 편인데요.


그렇게 언니에게 물려 신은 둘째 딸의 장화를

올해 신겨봤더니, 딱!!! 맞아서,

 

잘해야 올 여름까지 신기는 게 끝이겠더라고요. 

 

그렇지 않아도, 저 장화를 어찌하나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책에서 멋진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바로 장화 바닥에 구멍울 뽕뽕뽕 뚫어서 화분으로 만든 건데요.

 

책을 보자마자 둘째가 당장 장화를 화분으로 만들자고 졸라대서 

좀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열심히 설득해서

가을 태풍이 물러가고 장화 신을 일이 더 이상 안 생기면

(사실은 빨라도 내년 봄에 할 생각이지만) 

그 때 우리도 장화를 화분으로 변신시켜주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

 

요즘 워낙 생활 쓰레기와 관련한 그림책을

제법 봐서 그런지 아이도

"이건 좋은 일이야! 이렇게 해야 지구가 안 아프다고!"라고

제법 아는 체를 하더라고요. ;;

 

그럼요. 그럼요. 엄마는 귀찮지만 ;;

이렇게 아이가 원할 때

책에서 보고 배운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경험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테니,

내년 봄엔, 어쩌면 아이의 성화에 이기지 못하면 올 가을에 ;;

저도 장화 바닥에 구멍을 뚤고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여름 장마철에 읽기 딱 좋은

<비를 좋아하는 장화>!

 

아이들과 읽어보시고

계절감도 즐기고

리사이클의 중요성까지

다시 한 번 되시기는 시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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