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위한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송숙희 지음 / 유노라이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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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위한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송숙희 지음 / 유노라이프 출판

<초등학생을 위한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은 사실 처음엔 읽어볼까 말까 망설였던 책입니다.

왜냐하면 음.. 제목에 '하버드'와 같은 너무 노골적인 유인책들이 있는 책들 중에서 그리 만족을 느꼈던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고른 건 무척 잘한 일이라는 안도감이 듭니다.!


일단 책을 읽는 내내 정말 많은 공감들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글쓰기가 직업인 제가 살면서 저도 모르게 깨닫게 된 많은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놓은 책이라서 정말로 자녀의 글 쓰기에 관심 있는 학부모라면 꼼꼼히 잘 읽고, 잘 체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드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1장. "아이의 미래를 위해 엄마가 해야 할 단 한 가지" 하버드 키즈의 탄생>

먼저 1장부터 살펴보면 한 마디로 1장을 요약한다면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령 아마존의 경우 '회장이 참여하는 회의부터 직원들이 주고받는 보고서까지 서술형 문장을 쓰도록 제한'한다고 합니다.

파워포인트가 업무 능력의 기본기로 요구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아마존의 이런 전통은 저로서도 참신해 보였는데요.

또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도 그리 낯선 이름이 아닌 '스크래치'라는 기초 코딩 프로그램을 선보인  'MIT의 미첼 레스닉 교수는 정작 아이들에게 코딩보다 글쓰기를 먼저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미국 교육 당국은 자녀를 '작가'로 키우라고 권한다고 하는데요.

드라마나 소설 같은 문학 작품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

논리적으로 글을 잘 쓰는 작가급 학생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거죠.


<2장. "오레오로 생각하고 오레오로 말하게 하라" 하버드생처럼 생각하기>

이 책의 가장 핵심은 사실상 2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바로 오레오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거든요.

오레오야말로 이 책의 핵심 키워드이자,

제가 가장 흥분하고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한 초등 글쓰기 향상 기법이거든요. ^^


Opinion : 의견을 주장합니다.

Reason : 이유를 설명합니다.

Example : 사례와 예시를 듭니다.

Opinion : 의견을 강조합니다.


이것이 바로 오레오인데요.

기본적으로 주장하는 글을 쓸 때 가장 기초적인 글의 구성 양식이기도 하죠.

글을 양식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이것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깨달았기 때문인데요.


맨 뒤에 워크북이 있긴 하지만

위와 같은 기본적인 양식처럼 표만 만들어주어도

아이들이 엄마에게 뭔가를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

이 오레오 양식에 맞춰서 말을 하거나 글을 써서 제출하도록 

아이와 잘 거래를 한다면, 정말 좋은 훈련 방법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3장. "더도 덜도 말고 하루 10분만 쓰게 하라" 하버드생처럼 글쓰기>

3장에서는 매일 꾸준히 하루 10분~15분만이라도 할애해서 글쓰기를 지속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를 하는데요. 

요즘 아이들 문제집들을 보면 <하루 10분>이라는 타이틀을 단 문제집이 정말 많습니다.

수학도 10분만 하고, 영어도 10분만 하고, 독해도 10분만 하고, 어휘도 10분만 하고...


많은 부모님들이 국어, 영어, 수학이 중요하고도 어려운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다른 이유들이 더 있을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 과목들은 단기간의 노력으로 최상위 성적을 내기가 어려운 과목이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글 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최소 15년 이상 글을 쓰는 일로 나름 적자생존의 프리랜서 세계에서 잔뼈가 굵어온 저에게 주변 지인들이 물어보는 말들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혹은 내가) 글을 잘 쓰게 할 수(잘 쓸 수) 있나요?"

인 거죠.

그러면 저는 늘 말합니다.

뭘 쓰든 꾸준히 써보라고요.


이 3장에서 얘기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글쓰기는 습관이지 벼락공부가 아닙니다."


네 맞습니다.

글도 써봐야 느는 겁니다. 그리고 써야만 느는 겁니다.

많이 읽으면 저절로 쓰게 돼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읽기만 한다고 느는 건 아닙니다.

많이 읽어야 잘 쓰는데 유리한 것은 분명 맞지만,

믾이 읽기만 하고 한 번도 쓰기 훈련을 하지 않은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원고지를 펼치고 일필휘지로 명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거의 허무맹랑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글을 써보지 않고는 결코 글을 잘 쓸 수 없습니다.

뭘 쓰든 써봐야 글쓰기 실력은 늘게 돼 있는데,

많은 분들이 말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결코 좀처럼 실천하지 않은 것이 바로 '꾸준히' 무언가를 쓰는 거죠.

그리고 이왕 쓰는 글을 논리적으로 쓰는 훈련을 해나간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글쓰기 훈련이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가끔 어떤 어머님들은 틀에 박힌 글 쓰기가 무슨 창의성을 길러주냐고 하는 경우도 본 적이 있는데요.

아이를 지금 당장 시인을 만들고, 소설가를 만들고 싶어서 아이의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게 아니라면 정해진 틀 안에서라도 꾸준히 글을 쓰도록 훈련을 시켜줘야 합니다. 그게 익숙해져야 비로소 자신만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게 되는 거니까요.

글 자체가 중구난방이고 뒤죽박죽인데 그 글 어딘가에 창의성이 담겨 있은들 그 창의성이 제대로 돋보이기나 할까요? 창의성도 완결된 글 안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건 당연한 이치일 테니까요.


그리고 제가 요즘 무척 공감하는 내용 중 하나가 바로

'문장 성분 꼼꼼히 챙기기'인데요.

저자는 '아이들에게 완전한 문장 쓰기를 집요하게 강조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제가 만나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아이들이 글은 차치하고라도 말을 할 때조차도 완결된 문장으로 말을 할 줄 아는 아이가 드문 것이 요즘 현실입니다.

보통 어떤 것에 대해 물어보면 아이들은 단어로 대답을 합니다.

길게 말하라고 하면 고작 '~하니까', '~라서'  정도를 덧붙이는 정도가 대부분이고요.


왜 그럴까요?

당연히 완결된 문장으로 말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과 대화를 할 때도,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는 더구나,

학교 수업을 할 때도 제대로 된 토론식 수업이 자리잡지 않은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선

아이들이 완결된 문장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일이 사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글도 당연히 말을 따라가게 돼 있습니다.


글은 비밀 일기가 아닌 다음에야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쓰는 거기 때문에 상대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주장하는 바가 전달이 돼야 하는데, 생략과 비약이 너무 많아 자기만 이해햐는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아이들이 태반이거든요.


 

<4장 "내신 성적부터 수능 대비까지 오레오로 대비하라" 하버드생처럼 공부하기>

4장에서는 오레오 글 쓰기가 실제 학습이나 생활에서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글 도입부에서 오레오 쓰기 방법이 왜 꼭 필요한 방법인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저자는 "유대인은 '말로 설명할 수 없으면 모르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배운 것과 생각한 것을 말로 표현하게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게 있지 않으신가요?

네 맞습니다.

이게 요즘 핫하게 뜨는 '메타인지 학습법'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지요.

스스로 설명을 해보면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무엇을 모르는지 더욱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고, 더 많은 통찰력을 얻게 되는데요. 오레오 글 쓰기 방법은 그것을 말로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 쓰도록 연습함으로써 논리적 사고와 글의 완결성을 스스로 체득해나가는 핵심적인 훈련 방법이 되는 거죠.


<5장. "일생에 한 번은 글쓰기에 미쳐라" 하버드생처럼 에세이 쓰기>

이 장에서 제가 무릎을 치며 공감한 내용은 바로 '고쳐쓰기'에 대한 강조 부분인데요.

 

"우리 아이들도 글쓰기의 핵심은 고쳐 쓰기라는 사실을 알게 해야 합니다. 글쓰기는 고쳐 쓰면서 완성되는 것이기에 처음부터 겁낼 게 없다고 알려 주어야 합니다."

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데요.

 

제가 글을 쓰는 일이 직업이다 보니 누군가 제게 한 번에 휘리릭~ 긴 글도 잘 써내지 않냐고요.

천만에요.

합쳐서 a4용지 한 줄이나 될까 싶은 문장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 수십번을 고쳐쓰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물론 저의 직업적 특성상 글이 영상으로부터 제약을 받기도 하고, 제한된 몇 초 이내에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짧게 잘 전달해야 한다는 장르적 특성이 있어서 더욱 그런 경향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아마도 어떤 장르의 글쟁이들도 한 번 쓴 글을 퇴고 없이 대중 앞에 내놓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쓴 글을 퇴고할 줄 아는 능력 역시, 또 하나의 중요한 능력이자 훈련 중 하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퇴고의 방법으로

1. 소리내어 읽기

2. 시간을 두고 읽기

3. 분량 줄이는 연습

이렇게 세 가지를 제시했는데요.


저 역시 같은 방법으로 퇴고를 합니다.

저는 직업 특성상 제가 쓴 글을 누군가 읽어서 대중에 공개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반드시 소리내어 읽어보아야 하는데요. 그렇게 소리내어 읽다 보면 눈으로만 읽었을 때와 달리 말이 막히고, 어색한 부분이 더 잘 발견이 됩니다.

또, 시간을 두고 읽기와 관련해서는 저희는 직업적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요즘은 당연히 화면에 타이핑을 하면서 글을 쓰기 마련인데, 저는 글을 다 쓴 경우엔 반드시 프린트를 해서 읽어보는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화면으로 보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질문에 마땅히 답을 찾지 못했었는데, 바로 이게 시간을 두고 읽기와 일맥상통하는 방법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다르게 읽으면 다른 것들이 보이고, 나중에 읽으면 또 다른 것들이 보이게 됩니다.

분량을 줄이는 연습의 경우는 저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시간의 제약을 전제로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인데요. 저는 통상 글이 길고, 장황한 습관을 갖고 있어서 한 번에 줄여서 쓰기가 어려울 땐 일단 하고 싶은 말을 장황하게라도 써놓습니다. 그 후 해당 문장을 읽으면서 버릴 말들을 추리고 요약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퇴고를 하는 습관은 정말 중요합니다.

퇴고를 할 줄 아는 능력은 정말 중요한 글쓰기 능력입니다.

쓴 글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기만 해봐도 퇴고는 저절로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에 앞서!

글을 써야 모든 것들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므로 <초등학생을 위한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에서 전하는 핵심 주장도

결국은 기초적인 오레오 규칙에 따라 아이가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도록 엄마의 서포트와 격려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글쓰기 역량을 길러서 좋은 수행평가 점수를 받기를 원하고, 좋은 논설문, 좋은 자기소개서를 쓰기를 바란다면, 어릴 때부터 글 쓰는 즐거움에 빠질 수 있도록, 글 쓰는 습관을 들일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겁니다.


저도 그래서 아직 아이가 어리지만,

오래오 공책을 하나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엄마에게 뭔가 부탁을 할 때는 오레오 노트를 작성해 와야 협상을 시작하도록 규칙을 정해 보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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