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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빨대
김영미 지음, 조히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20년 6월
평점 :
바다로 간 빨대
김영미 글 / 조히 그림 / 아이앤북 출판
<바다로 간 빨대>는 요즘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의 문제점에 대해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플라스틱 섬은
한반도 면적의 무려 15배에 이르는 크기로 커졌다고 하는데요.
플라스틱 사용 자제는 더 이상 권고가 아닌
생존을 위한 의무의 문제로 여겨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마치 요즘 우리가 서로의 생존을 위해 마스크를 꼭 쓰듯이
이제 플라스틱 사용 역시
그 정도의 경각심으로 바라봐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들 중에도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고를 다루는
책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더라고요.
<바다로 간 빨대>도 그런 책 중 하나인데요.
특히 어린 유아들이 보기 좋도록 간결하지만
제대로 플라스틱 사용의 문제점들을 짚어주고 있어
더욱 교육효과가 크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엄마 무릎에 앉아 부지불식간에 듣는 것들은
그야말로 몸에 각인되기 좋으니까요.
게다가 사실, 빨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령대도
어린 유아들이기도 하고요.
저희 아이들도 굳이 빨대로 먹지 않아도 되는 음료들도
알록달록 예쁜 빨대를 꽂아서 먹겠다고 우길 때도 있었는데요.
이번에 이 책을 읽고 나더니, 앞으로는 절대로 빨대를 쓰지 않겠다고
ㅋㅋ 굳게 다짐을 했답니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 빨대를 아주 안 쓰긴 어렵겠지만,
그만큼 빨대 사용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으니,
충분히 책을 읽은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다로 간 빨대>는
어느 빨간 빨대의 일생을 쫓아가는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는데요.
자신의 이름을 '쪽'이라고 소개한 빨간 빨대는
어느 날 한 아이에게 뽀뽀를 당하곤 바로 버림받습니다.
그리고 이리 저리 머물 곳을 찾다가 분리수거함 앞에 이르는데요.
분리수거장 쓰레기들마저, 빨대의 합류를 거부합니다!
(*이 때 '멋진 사각형들이'가 바른 띄어쓰기인데 '사각형 들이'로 표기돼 있네요. 2쇄 때는 수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
네! 맞습니다!!
여러분도 알고 계셨나요?
빨대는 비닐이 아니고 플라스틱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분리수거함에 넣어서는 안 됩니다.
빨대는 재활용이 안 되는 제품이라 그냥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지요.
저희는 이사 오기 전 아파트에서
워낙 엄격하게 분리수거 기준을 적용했던 지라,
타의에 의해 이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요즘도 분리수거를 하러 가보면
빨대를 재활용 플라스틱에 버린 분들을 심심찮게 보게 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책에서 빨대는 재활용 대상이 안 된다고 알려줬으니,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빨대를 재활용으로 분리수거하는 일은 없겠죠? ^^
그렇게 재활용 쓰레기들에 끼지도 못한 빨대는
다시 이리저리 치이며 방황을 하게 되는데요.
그러던 어느날 바람에 날려 먹구름이 기다리는 하늘 위까지 날아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곤 비와 함께 다시 땅으로 내려와 강물 위로 떨어지게 되는데요.
물길을 따라 흐르고 흘러, 결국은 바다로 향하게 되고 맙니다.
바다에서 만난 많은 물고기들이 빨대를 먹이로 오해합니다.
결국 이리 저리 물리고 찢긴 빨대는 점차 형체를 잃어가는데요.
플라스틱이 모든 생물을 위협하게 되는 미세플라스틱이 되는 과정인 거죠.
미세 플라스틱은 단순히 바다 생물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태평양 플라스틱 섬이 커지는 건
태평양 섬나라 사람들에게만 위협이 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인간은 최상위 포식자이기 때문에
언젠간 그 부메랑이 반드시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기 마련이지요.
플라스틱이 썩는데 수백 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니 1800년대 후반에 만들어졌다는 최초의 플라스틱조차도
아직 온전히 썩어 흙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얘기죠.
태우면 발암물질이 나오고,
묻으면 수백년 동안 썩지도 않고, 토양만 오염시키고
함부로 버리면 바다로 흘러들어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
그게 우리가 너무나 쉽게 사용하고 버리는 수많은 일회용 비닐,
페트병, 일회용 커피 컵들인 거죠.
책을 읽은 아이에게도 이 얘길 해주었더니,
아이가 스스로 다짐을 했습니다.
마트에서 비닐봉지를 받지 않기로,
빨대를 최대한 쓰지 않기로,
학교와 유치원에 가져가는 개인용 물병 대신
친구들처럼 작은 생수병을 갖고 가고 싶다고 말하지 않겠다고 말이죠. ^^
플라스틱 사용 제한,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의무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어린 유아 때부터 제대로 일깨워주기 좋은 책,
<바다로 간 빨대>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