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부닥치고 말았습니다 - 지금껏 버텨온 프리랜서들을 위한 생존의 기술
다케쿠마 겐타로 지음, 박현석 옮김 / 폭스코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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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부닥치고 말았습니다

지금껏 버텨온 프리랜서들을 위한 생존의 기술

다케쿠마 켄타로 지음 /

박현석 옮김 / 폭스코너 출판 


<벽에 부닥치고 말았습니다>는 홍보문구를 보자마자

~ 끌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 프리랜서로서의 삶을 20년 째 이어오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자가 하는 말들마다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맞아, 맞아!”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네요.


저자 다케쿠마 겐타로는 1960년 도쿄에서 태어나

저자의 말을 빌면 어쩌다 보니프리라이터로 활약해온 사람입니다.

그의 직업을 아마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하면

자유기고가 정도로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프리 라이터의 양상도 참 다양한 것 같습니다.

저도 일단 프리라이터의 범주에 들어가겠지만,

양상은 좀 더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프로젝트 종류에 따라서 웬만한 하드캐리 직종 못지않게

살벌한 스케줄에 시달리며 집에 못 들어오는 날이 허다할 정도로

회사에서 연명하며 일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가벼운 아르바이트 수준이면

집에서 하루 이틀 정도 밤샘 작업으로

단발성 알바를 끝낼 수 있기도 해서 그야말로 들쑥날쑥합니다.


저자가 한 말 중 가장 빵 터졌던 부분은 이거였는데요. ㅋㅋ

프리랜서와 홈리스의 차이점!

ㅎㅎㅎㅎㅎ 적나라하게 프리랜서의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제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물론 저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한 프로젝트를 끝내고

다음 프로젝트를 할지 말지 전적으로 제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팀과 일을 하다가 맘에 안 들어서 관두는 게

어떤 회사를 퇴직하는 것만큼의 부담은 아닙니다.

특정한 한 팀을 떠날 뿐 다른 팀과 일하면 되니까요.

이런 얘길 하면 주위에서 무척 부럽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한 대로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운 만큼

불안정한 미래와 일정하지 않은 수입에 대한 압박을 견뎌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희 업계엔 남성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젊은 시절이나 싱글에겐 크게 나쁘지 않은 삶이지만

한 가정의 가장으로 생계를 유지하기엔 많은 한계가 따르니까요.

(물론 그 중 탑급은 또 얘기가 다른 건 당연합니다.)

 

제가 속해 있는 직종을 요즘은 특수고용직이라고 부르더라고요.

택배 기사님들처럼 말이죠.

업무의 양상이 고용의 형태가 돼야 하나

서류상으론 개인사업자인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죠.

그 말은  사실, 고용 상태에 있지만 일반 회사원들이 받는

기본적인 보장을 하나도 받지 못한다는 말과 같은 말이랍니다. ^^;

4대 보험을 한 번도 적용받아 본 적도 없고,

당연히 퇴직 연금 따위와는 거리가 멀고요.

대출도 받긴 더 어렵고요.


저자는 이에 대해 자유에 대한 업보라고 정의를 내리던데요.

저 역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 프리랜서가 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분류를 해놓았는데,

프리랜서가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유형에 대해 설명해 놓기도 했는데요.

그걸 보면서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삶.

주어진 업무를 반복해서 해야 하고, 상사가 꼴 보기 싫어도

퇴사를 각오하지 않고서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삶.

이런 것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저는 지금의 프리랜서가 된 케이스이거든요.


이 책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동경하는 프리랜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깨뜨려주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마흔의 벽 앞에서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프리랜서들의 짧은 생명력은 정말 치명적 한계가 아닐 수 없죠.

저 역시 그 고비를 넘기고 있는 중이거든요.

 

왜 마흔의 벽일까요?

우리에게 일을 맡기는 사람들이 더 이상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아니게 되는 일이

점점 더 빈번해지다 보면 시나브로 나에게 주어지는 일이 줄어들더라고요. ;;


어렵게 부탁을 해야 하는 사람보다는

쉽게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도처에 널려 있으면

굳이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하게 부탁하는 일을 만들지 않게 될 테니까요.

 

저는 그 타이밍이 자연스럽게 결혼, 육아와 연결이 돼서

자의반 타의반 일과 조금씩 거리를 두게 된 케이스인데요.

그만큼 결혼이 늦었기 때문에 시기가 맞물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절망적이거나 고통스럽지는 않을 수 있었는데요.

 

지금도 간간이 들어오는 프로젝트들을 하기도 하는데

하면 할수록 아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구나!를 매일 실감하게 된답니다.

쉬운 일을 굳이 저 같은 뒷방 늙은이 같은 사람에게 의뢰할 사람은 없는 만큼

주어지는 일들은 까다롭거나 어렵기 마련이고,

저는 심지어 육아와 병행이 제1조건이다 보니

다른 많은 것들에서 감수해야 하는 게 생기기 마련이고요.


그래서 지금 가까스로 넘어가고 있는 40의 벽을 넘어

그 다음, 50의 벽은 과연 어떻게 넘을 것인가!

사실 제가 제일 궁금했던 것은 이 지점이었는데 ;;

결론은 창업 쪽으로 닿아 있어서 ;;

곧 죽어도 어떤 형태로도 창업할 생각은 없는 제게는

기똥찬 해결책이 돼 주진 못했는데요.

 

그래도 혹시라도 프리랜서의 삶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프리랜서의 삶이 어떠한지,

프리랜서들이 자유를 대가로

어떤 어려움을 겪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놓고 있는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0세 시대가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 요즘 같은 시대,

어차피 50,60대 이후의 삶은

프리랜서가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현대인들이 해결하고 모색해야할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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