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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리는 왜 울어요? ㅣ 그린이네 그림책장
프란 핀타데라 지음, 아나 센데르 그림, 김정하 옮김 / 그린북 / 2020년 5월
평점 :
엄마, 우리는 왜 울어요?
프란 핀타데라 글 / 아나 센데르 그림 /
김정하 옮김 / 그린북 출판

<엄마, 우리는 왜 울어요?>를 접하게 된 이유는 사실,
툭하면 울어대는 둘째 따님에게 뭔가 울지 않아야 할
교훈을 주는 책이 돼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책을 펼쳤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마리오라는 어린이가 조용히 엄마에게 물어봅니다.
"엄마, 우리는 왜 울어요?"
어쩌면 난데없고, 뜬금없어 보이는 질문이지만
현명한 엄마는 이 일상적인 질문에
정말 자상하게, 깊이 있고, 철학적인 대답을 해줍니다.

엄마가 말해준 첫 번째 이유는
"때때로 슬픔이 너무 커서 몸 안에 머물지 못하고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우는"
거라고 합니다.
그렇죠.
보통은 이런 이유로 가장 많이 우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이 페이지에선 이유보다는
그림에 더 강하게 끌렸습니다.
그림책의 매력이 이런 거겠죠?
머리를 땋은 사람의 머리카락 사이로
검은 새 한 마리가 날아갑니다.
머리를 땋은 사람, 아마도 소녀는
울고 있고 말이죠.
그렇게 슬픔의 새가 아이를 빠져나와
날아가고 있는 겁니다.
'슬픔이 너무 커서 몸 안에 머물지 못하고' 말이죠.

엄마는 차근차근 부드럽게
우리가 우는 이유들에 대해 이야기해줍니다.
이 페이지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 거라고 짐작되시나요?
울고 있지만 우는 소녀 주변으로 나뭇가지들이 뻗어나옵니다.
그리고 그 가지 끝에는
새도 있고, 도마뱀도 있고,
알록달록 잎사귀들이 꽃처럼 피어 있습니다.
"눈물은 우리가 성장하도록 도와준단다."
(중략)
"울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마 바위로 변하게 될 거야."
이 페이지에 적힌 내용은 위와 같습니다.
물을 주어야 자라나는 식물처럼
눈물은 우리를 성장하도록 도와준다는 거죠
이래서 그림책은 결코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구나!
오늘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봐야 더 제대로 이해하고
치유받는 것이 그림책이 아닐까 또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는 우리가 우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말해 줍니다.
"우리가 울고 싶기 때문에 우는 거야."
라고 말이죠.
네, 그래서 또 반성했습니다.
어설프게 아이에게 울지 않도록 해야겠단 생각으로
책을 펼쳤지만,
책을 덮으면서 아이의 눈물을 존중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래요~ 좀 울면 어떤가요.
아이가 울고 싶었던 모양이죠.
지금 운다고 철 들고 어른이 된 후에도
마냥 울어대진 않을 건데 말이죠.
그래요. 더 솔직해지면
아이가 울어서 걱정이라기보다
아이의 우는 모습을 제가 보는 게
힘들거나 귀찮거나 화가 나서
아이의 울음을 '걱정'이란 이름으로
싫어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안 울게 해보고 싶었던
못난 엄마는 그림책을 붙잡고 또 울었네요.
아이가 울고 싶은 마음을 더 보듬어주지 못하는
모자란 엄마라서 미안한 마음에요..

책의 맨 뒤에는 또 이런 알찬 정보들도 숨어 있습니다. ^^
눈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도 더 알려주기도 하고요.
아이와 해볼 수 있는 독후활동거리도 제공되고 있어,
아이와 더 다양하게 이야기 나누고, 활동해보기 좋을 것 같아요. ^^
엄마를 울게 만든 그림책,
<엄마, 우리는 왜 울어요?>는
울보 아이들보다
울보 아이들을 둔
엄마들이 읽어봐야 할 그림책 같네요. ^^